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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이 직접 전화 돌렸다, 비서실도 몰랐던 '승지원 회동'

중앙일보 2019.06.28 05:00 경제 3면 지면보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이 2010년 7월 승지원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강덕수 STX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사진 뒷줄 왼쪽부터 류진 풍산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사진 전경련]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이 2010년 7월 승지원 만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강덕수 STX 회장, 조양호 한진 회장, 이준용 대림산업 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박용현 두산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사진 뒷줄 왼쪽부터 류진 풍산 회장, 신동빈 롯데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최용권 삼환기업 회장, 현재현 동양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 [사진 전경련]

 
장소도 형식도 파격이었다. 세대교체를 끝낸 한국 재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국내 5대 그룹 총수와 무함마드 빈 살만(34)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26일 승지원 회동에 대한 재계의 평가다.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이 살던 집을 개조한 승지원은 2010년 7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만찬 이후 9년 만에 재계 총수들에게 문을 열었다.

사우디 왕세자 방한으로 5대 기업 총수 회동
정부 행사 제외하면 5대 기업 총수 회동 처음
"4대 그룹 전경련 탈퇴 이후 새로운 구심점"

 
26일 밤 승지원 회동에 참석한 5대 기업 총수.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 LG 대표,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 뉴시스]

26일 밤 승지원 회동에 참석한 5대 기업 총수.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 LG 대표, 신동빈 롯데 회장. [사진 뉴시스]

 
이날 밤 8시가 넘어서 열린 빈 살만 왕세자와의 차담에는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49)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59) SK회장, 구광모(41) LG대표, 신동빈(64) 롯데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이날 회동은 이재용 부회장의 주선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이에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사우디 국왕 초청으로 사우디를 방문해 IT 분야 등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정세 불안으로 만남이 불발됐다. 재계 관계자는 “승지원 일정은 비서실도 알지 못할 정도로 갑작스럽게 결정됐다”며 “이재용 부회장이 개인 연락처를 통해 만남을 알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5대 그룹 총수와 빈 살만 왕세자와의 승지원 밤회동은 이날 양측이 만난 횟수만 놓고 봐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날 5대 그룹 총수는 빈 살만 왕세자와 적게는 한 번 많게는 세 차례 만났다. 이재용 부회장은 청와대 오찬-승지원 차담-승지원 단독 만남으로 세 차례에 걸쳐 왕세자를 만났다. 최태원 회장과 구광모 대표도 청와대 오찬-롯데호텔-승지원 차담 일정으로 왕세자와 세 차례 만났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청와대 오찬-승지원 차담에 참석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에 참석차 일본에 머물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입국해 승지원으로 향했다고 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 LG 대표, 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26일 밤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깜짝 회동을 했다. 왕세자 도착 전 경호 인력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김영민 기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 LG 대표, 신동빈 롯데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26일 밤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깜짝 회동을 했다. 왕세자 도착 전 경호 인력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김영민 기자

 
청와대 등 정부 공식 행사가 아닌 자리에 국내 5대 그룹 총수가 모인 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그만큼 승지원 회동이 갖는 의미가 각별하다. 이를 두고 4대 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 탈퇴 이후 재계를 아우르는 새로운 동력원이 생긴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이 2017년 전국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한 이후 재계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 없었다”며 “승지원 회동이 세대교체 후 재계를 묶는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승지원 회동을 계기로 16억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한 재계 연합체가 꾸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들린다. 26일 열린 승지원 차담에서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경제 개혁 전략인 비전 2030을 위한 한국 기업의 투자와 협력 요청했다고 한다. 사우디 경제 부처 장관 5명도 배석했다고 한다. 이병태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 교수는 “사우디 정부가 IT를 비롯한 새로운 산업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한국 기업엔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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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왕세자와 사우디 정부가 관심을 두는 산업 분야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승지원 차담에 앞서 최태원 SK회장을 만나 SK의 청정에너지와 환경 및 배터리 기술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SK그룹 관계자는 “석유화학 분야 협력과 투자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구광모 대표와 권영수 LG 부회장도 만났다. 구 대표는 스마트 가전과 스마트 시티 분야 파트너십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사우디 정부는 이날 만남을 자국 외교부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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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수정했습니다(6월 28일 오전 10시)=기사 중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사우디 국왕 초청으로 사우디를 방문해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IT 분야 등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부분을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사우디 국왕 초청으로 사우디를 방문해 IT 분야 등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려 했으나 정세 불안으로 만남이 불발됐다'로 수정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초청을 받았으나 정세 불안으로 방문이 취소됐다"고 알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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