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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오사카서 재일동포 격려…“흔들리지 않는 한일관계 말들 것”

중앙일보 2019.06.27 21:17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7일 오후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 건배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7일 오후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 건배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사카(大阪)에서 재일동포 370여명을 초청해 만찬을 겸한 동포 간담회를 열고 동포들을 격려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대통령이 오사카에서 개최한 동포간담회는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연 동포간담회에 이어 8년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거리인데 찾아뵙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해외 순방 때 많은 동포를 만났지만 오늘은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때로는 차별을 견디며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온 지난 세월 힘들고 서러운 일도 많지 않았을까, 짐작만으로도 아픔이 느껴진다”며 “그러나 여러분은 아무리 삶이 힘들어도 결코 조국을 잊지 않았다. 조국이 못났을 때조차도 조국에 대한 사랑을 버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재일동포들은 조국으로부터 혜택받은 것이 없었어도 조국이 위기에 처할 때면 가장 먼저 달려왔다”며 “69년 전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조국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자 642명의 재일동포 청년들이 포화에 휩싸인 조국을 향했다. 자원해서 참전한 재일 학도의용군이었다”고 떠올렸다.  
 
문 대통령은 “재일동포들은 대한민국의 경제를 일으키는데에도 큰 몫을 했다”며 “1988년 서울 올림픽에는 재일동포들이 100억엔을 기부했고,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일동포들이 외화 송금운동을 펼쳐 보내준 780억엔은 경제 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동포 여러분은 경제발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셨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민주화에도 희생과 헌신으로 함께 했다”며 “군부 독재시절, 많은 재일동포 청년들이 공안통치를 위해 조작된 간첩사건의 피해자가 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들이 모여 만든 ‘재일 한국 양심수 동우회’가 ‘제3회 민주주의자 김근태 상’을 수상했다”며 “올해 초 서울고법에서 간첩단 조작사건의 피해자에게 34번째 무죄가 선고됐다. 정부는 진실을 규명하고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계속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독재권력의 폭력에 깊이 상처 입은 재일동포 조작간첩 피해자분들과 가족들께 대통령으로서 국가를 대표해 진심 어린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동포사회는 다양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며 "정부도 재일동포사회의 통합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곳 오사카와 간사이 지역은 일본에서 가장 먼저 자리잡은 민족교육의 태동지”라며 “동포사회의 미래를 이끌 차세대들이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며 당당한 주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민족학교와 민족학급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이곳 오사카 인근 지역에는 우리 민족의 슬프고 아픈 역사를 간직한 우토로 마을이 있다. 강제징용으로 교토 군용비행장 건설에 동원됐던 조선인의 집단숙소였다”며 “강제 퇴거의 위기도 있었지만 양국 정부와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우토로 주민들을 위한 주택을 건설하고 있다. 우토로가 평화와 인권을 배우는 역사의 산 교육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양국 국민 간의 교류와 만남, 이해와 협력은 양국이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디딤돌이 되고 있다”며 “재일동포 1세대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면면히 조국의 문화를 지켜왔기에 일본에서 한류가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도 여러분이 해오신 것처럼 어떠한 어려움에도 흔들리지 않는 한일 우호협력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도쿄에서 하계 올림픽이 개최된다. 가까운 이웃인 일본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성의껏 협력할 것”이라며 “또한 내년 도쿄 올림픽에는 남북선수단이 공동으로 입장하고 4개의 종목에서 단일팀이 출전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선수단의 하나 된 모습은 전 세계인의 가슴을 다시 한번 평화의 감동으로 채우게 될 것”이라며 “한반도의 평화가 동북아의 평화로 이어지고 갈등의 시대를 넘어 화해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재일본 대한민국 민단과 한국인 연합회 등 동포단체 관계자를 비롯해 6·25 참전유공자, 민주화 운동 관련 인사, 복지사업가 외에 경제인, 문화예술인, 전문직 종사자 등 각계각층에서 활약 중인 동포 370여 명이 참석했다.
G20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오사카 숙소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15대 심수관씨가 제작한 사츠미 난화도 접시를 선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G20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오사카 숙소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 참석해 15대 심수관씨가 제작한 사츠미 난화도 접시를 선물 받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참석자 중에는 민주화 운동으로 옥고를 치른 사형수 출신 이철 재일한국인 양심수동호회 대표와 재일 시인으로 활동 중인 김시종씨, 일본 프로축구 J리그 감사 오사카에서 활약 중인 국가대표 황의조, 우토로 마을 주민 등도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일본 사회 내 중요한 일원으로 자리매김해 한일 우호증진에 힘을 보태고 있는 동포들에게 사의를 표하는 동시에 조국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간담회에는 특히 재일동포 사회의 차세대 지도자로 커나갈 민족학교 및 민족학급의 학생들도 간담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민족학교는 해방 이후 재일동포들이 민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설립한 학교다.
 
오사카가 있는 간사이 지역에는 우리 정부의 지원을 받는 민족학교가 세 곳이 있다.
 
민족학급은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도록 일본 공립학교에 설치된 특별과정으로, 현재 오사카 내 187개 학교에서 3000여 명의 학생이 방과 후 활동을 통해 민족학급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민족학교 중 한 곳인 백두학원 건국중고등학교 전통예술부 학생들은 이날 사물놀이, 사자춤, 상모돌리기 등 한국 전통의 가락과 춤, 민요를 가미한 ‘꿈의 춤’이란 제목의 공연으로 간담회를 풍성하게 했다.
 
간담회장에는 민족학교와 민족학급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동포들의 얼굴을 넣어 그린 그림이 행사장 배경막으로 설치되기도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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