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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수석→법무장관’ 인사, 盧는 실패했지만 文은 성공할까

중앙일보 2019.06.27 17:47
 청와대가 조국 민정수석을 차기 법무장관으로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민정수석→법무장관’ 직행 논란이 거세다.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민정수석이 법무부의 수장이 될 경우 야당은 사정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받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종-서울 국무회의에 참석한 조국 민정수석(아래)이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1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세종-서울 국무회의에 참석한 조국 민정수석(아래)이 문재인 대통령의 모두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뉴스1]

실제 과거에도 청와대가 민정수석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하려다 거센 반발에 부닥친 경우가 두 차례 있었다. 한 번은 임명에 실패했고, 한 번은 성공했다. 첫 시도이자 실패 사례가 바로 노무현 정부의 문재인(전 민정수석) 법무장관 기용 카드다. 
 
2006년 7월 21일 천정배 법무장관 사의 직후, 노무현 대통령이 문재인 전 민정수석을 차기 법무장관으로 유력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문 전 수석은 앞서 같은 해 5월 수석직에서 물러난 상태였다. 그런데 문재인 법무장관 카드에 먼저 반발한 건 야당(한나라당)이 아닌 여당(열린우리당)이었다.  
2005년 1월 21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노무현 대통령(왼쪽)이 문재인 신임 민정수석비서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후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05년 1월 21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노무현 대통령(왼쪽)이 문재인 신임 민정수석비서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한후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7월 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청와대에 “문 전 수석 임명은 국민 정서상 곤란하다”는 뜻을 전달한 데 이어, 당의 투톱인 김근태 의장과 김한길 원내대표도 8월 2ㆍ3일 연이어 공개적으로 “국민이 적합하게 보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한나라당에서도 4일 “이제는 실험적인 인사, 코드인사는 없어져야 한다”(김형오 원내대표),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한다면 이는 ‘될 대로 되라‘는 식의 국정 포기와 다름없다”(유기준 대변인)는 반발이 나왔다.
 
여야 공히 비판이 계속되면서 청와대는 결국 8일 문재인 카드를 접고 김성호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을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이날 박남춘 인사수석은 “문재인 전 수석이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기 싫다고 고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여야가 뒤바뀐 2011년 7월 이명박 대통령이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장관 후보자로 지명했을 땐, 5년 전과 달리 여야가 팽팽히 맞섰다. 야당인 민주당에선 “군사독재 시절에도 차마 하지 못했던 일”(노영민 원내수석부대표)이라며 연일 비판했고, 여당인 한나라당에선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여상규 의원)고 맞섰다. 청와대는 민주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해주지 않았음에도 같은 해 8월 임명을 강행했다. 
 
한데 문재인 대통령은 권재진 논란 와중인 2011년 7월 21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민정수석이었다는 이유만으로 법무장관이 돼서는 안 된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적어도 민정수석이 법무장관으로 직행하는 것 자체엔 무리가 없다는 소신을 오랫동안 가졌던 셈이다. 더욱이 13년 전 노무현 정부 당시 여야 모두 정부를 압박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여당이 적극 엄호하고 있는 만큼 임명 강행에 있어서 부담이 그 때보다는 덜하다.
2011년 12월 7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책 『검찰을 생각한다』 출판 기념으로 열린 북 콘서트에 출연한 조국 서울대 교수(왼쪽)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캡처]

2011년 12월 7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책 『검찰을 생각한다』 출판 기념으로 열린 북 콘서트에 출연한 조국 서울대 교수(왼쪽)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튜브 캡처]

 
조국 지명설이 나온 후 청와대는 여전히 관련 질의에 긍정도 부정도 않고 있지만, 문 대통령이 이미 오래전부터 ‘조국 법무장관’을 머릿 속에 구상해 놓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회자된다. 2011년 12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책 『검찰을 생각한다』 출판 기념으로 열린 북 콘서트에서 사회를 맡은 조국 당시 서울대 교수가 “어떤 분이 법무장관에 있는가가 사실은 검찰개혁의 핵심 중의 하나다. 누구를 임명하실 건가” 묻자, 문재인 이사장은 “우리 조국 교수님이 어떻습니까?”라고 답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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