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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정글의 법칙’ 믿는 나라, '투쟁' 전략 무장한 시진핑

중앙일보 2019.06.27 14:40
오는 29일 일본 오사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한판 대결을 벌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전략은 ‘투쟁’이다. 양보한다고 될 일이 아니란 판단에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2박 3일 일정으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오사카로 출발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북한 방문을 위해 베이징을 떠날 때의 모습. [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2박 3일 일정으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 오사카로 출발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북한 방문을 위해 베이징을 떠날 때의 모습. [AP=연합뉴스]

시 주석의 속내는 2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의 칼럼 ‘투쟁을 해야 존엄을 얻을 수 있다’에서 드러난다. 그날 중국 CCTV가 저녁 7시 메인 뉴스에 다시 보도한 이 칼럼은 시 주석의 국내 정적을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29일 오사카 담판 나서는 시 주석
중국이 양보한다고 해결 안돼 판단
1분기 6.4% 성장 등 경제는 안정적

칼럼은 현재 중국 내엔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다른 목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나대는 바람에 미국의 회초리를 불렀다', '양보가 답이니 굽혀야 한다', '강 대 강 대결은 안 된다' 등이다. 그런데 사고가 유치하기에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칼럼 취지다.  
미국은 약육강식이란 ‘정글의 법칙’을 신봉한다. 이런 나라에 약한 모습을 보이면 보일수록 더 깔보고 더 많은 걸 요구한다는 것이다. 역사는 투쟁을 통해서만 국가가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따라서 지금은 미국의 압박에 대항해 싸울 때란 주장이다.
어떻게 싸울 건가. 글로벌 경제의 90%를 차지하고 세계 인구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국가들의 모임인 G20 정상회의는 좋은 무대다. 왕전(王珍) 전 중국인민외교학회 부회장은 “시 주석이 중국 방안과 중국 지혜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11월 9일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러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7년 11월 9일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경제계 인사들을 만나러 행사장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일방주의와 보호무역, 바링(覇凌, bullying, 약자 괴롭히기)주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와 아프리카 국가 등과의 회동을 통해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지지 선언으로 글로벌 경제 발전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싸움에 임하는 시진핑의 자신감은 강하다. 얼마 전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선 미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가 보호무역 반대 입장이었다.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은 자신의 주장이 19:1의 지지를 끌어낼 것이라고 믿는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마찰로 인한 중국 경제의 피해도 대수롭지 않다고 주장한다. 27일 인민일보는 올해 1~5월 기간 중국 무역은 전년 대비 4.1% 포인트, 투자는 5.6% 포인트 성장해 1분기 성장률이 6.4%를 기록하는 등 중국 경제는 안정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은 시진핑-트럼프 만남에서 큰 돌파는 어렵다고 본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오사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중국 사회는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성과가 없을 것에 대비해 중국 입장에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자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회담하면서 시 주석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아르헨티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회담하면서 시 주석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이 특히 극한 압박 전술로 일관할 경우 중국은 미국이 현실주의 노선으로 돌아올 때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릴 것이라고도 말했다. 무역과 관련한 미국의 요구는 논의할 수 있지만, 중국의 안보를 카드로 쓸 경우 타협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무역전쟁의 휴전을 대가로 중국이 원칙 없는 양보는 하지 않을 것으로 글로벌타임스는 전망했다. 무역협상이 다시 열리기 위해선 성의와 평등의 원칙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과 ‘평등한 대화’를 요구할 것을 시사한다.
장기전 대비 ‘기술 혁신’과 ‘우군 확보’ 강조
미국과의 장기전에 대비해 시 주석은 “우선 우리의 일부터 잘하자”고 반복해 말한다. 어떤 일을 잘하자는 걸까. 신화사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미래를 여는 열쇠는 ‘혁신’에 있다”. 첨단 기술에서의 혁신이 중국이 맞닥뜨린 도전을 극복할 버팀목이 된다는 이야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7년 11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7년 11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민일보는 27일 중국 롄잉(聯影)그룹이 제작한 첨단 의료설비인 PET-CT가 25%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현재 미국 시장에서 커다란 환영을 받고 있다면서 기술만 있다면 큰 바다를 항해할 때 부닥치는 각종 풍랑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국내적으로 첨단산업 분야의 기술혁신에 나서는 한편 대외적으론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플랫폼을 이용해 중국의 생존 공간을 넓힐 경우 미국과의 장기전에서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지난 4월 베이징에서 개최한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150개 국가와 92개 국제기구에서 6000여 명의 인사가 참여해 283개 프로젝트에 합의한 데서 보이듯 미국의 참여 없이도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 질서 창출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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