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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다이아몬드가 깨질 수 있죠?" 라고 물으신다면

중앙일보 2019.06.27 11:00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20)
결혼 때 받은 다이아몬드 반지에서 다이아몬드만 사라질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우리는 흔히 값비싼 물건을 사면, 그만큼 튼튼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주얼리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제품이다. 비싼 가격을 주고 산 만큼, 처음 샀을 때와 같은 상태를 유지하려면 정성 들여 관리해야 한다. [사진 unsplash]

결혼 때 받은 다이아몬드 반지에서 다이아몬드만 사라질 수 있을까? 답은 '그렇다'이다. 우리는 흔히 값비싼 물건을 사면, 그만큼 튼튼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주얼리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제품이다. 비싼 가격을 주고 산 만큼, 처음 샀을 때와 같은 상태를 유지하려면 정성 들여 관리해야 한다. [사진 unsplash]

 
주얼리 회사에 근무할 때 놀랄 일이 많았다. 휘황찬란한 광채를 내는 아름다운 주얼리 제품을 보거나 평소에 보기 힘든 스톤을 볼 때 일단 놀라웠다. 이 경우는 ‘좋은 놀라움’이다. 하지만 ‘허걱’ ‘설마’ 하는 단어가 절로 나올 때도 있었다. 서비스 센터가 접수한 고객의 주얼리 상태를 확인할 때였다. 가령 결혼 때 받은 다이아몬드 반지에서 다이아몬드만 사라졌다면… 기겁할 일 아닌가.
 
흔히 고객들은 믿을만한 브랜드에서, 비싼 가격을 주고 주얼리를 샀으니 계속 사용해도 처음 샀을 때와 같은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얼리는 값비싼 제품이니만큼 더욱 세심한 관리와 관심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주얼리의 ‘관리’에 대해선 잘 모르거나 알고 있어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한 개의 다이아몬드가 센터 스톤으로 세팅된 반지를 ‘솔리테어 다이아몬드 링(Solitaire diamond ring)’이라고 부른다. 다이아몬드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한 심플한 디자인으로, 다이아몬드의 크기에 상관없이 약혼·결혼반지로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이다. 솔리테어 다이아몬드 링과 관련된 3가지 사례를 소개한다.
 
1. 사라진 다이아몬드
솔리테어 다이아몬드 링(왼쪽)과 구조(오른쪽). 센터 스톤을 프롱이 감싸고, 밴드에 손가락을 끼울 수 있도록 만든다. [사진 pixabay]

솔리테어 다이아몬드 링(왼쪽)과 구조(오른쪽). 센터 스톤을 프롱이 감싸고, 밴드에 손가락을 끼울 수 있도록 만든다. [사진 pixabay]

 
결혼반지인 ‘솔리테어 다이아몬드 링’에서 다이아몬드만 사라진 일이 실제로 있었다. 센터 스톤인 다이아몬드가 반지에서 실종됐고 반지의 틀만 남은 상태였다. 고객은 다이아몬드가 어디서 빠졌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반지의 상태를 살펴보니 링 부분은 원형이 아니라 틀어져 있었고, 다이아몬드를 물고 있던 ‘프롱’(Prong)은 벌어져 있었다. 밴드 표면은 찍히거나 긁힌 부분이 많았다. 새 반지의 원형과 비교해 보니 원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변형이 상당했다. 반지에 충격이 가해졌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아마도 이미 헐거워진 상태의 다이아몬드가 충격을 받으면서 이탈했을 것이다.
 
같은 제품을 사용해도 수년이 지나면 사용습관에 따라 제품의 상태가 달라진다. 운동이 취미였던 고객은 항상 반지를 착용했다고 한다. 수영이나 골프 같은 운동을 할 때, 샤워할 때 반지 착용은 금물이다. 우리의 손은 움직임이 많다. 반지 또한 외부 충격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하며, 움직임이 크거나 거친 일을 할 때는 빼두는 것이 좋다.
 
2. 두 조각난 다이아몬드
주얼리 보관의 잘못된 사례(위)와 잘된 사례(아래). 주얼리 간의 마찰에도 긁힘이 생길 수 있다. 다이아몬드가 경도가 낮은 보석인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에 손상을 주고, 다이아몬드도 파손될 수 있다. 따라서 각각 분리하여 보관하는 것이 좋다. [사진 unsplash]

주얼리 보관의 잘못된 사례(위)와 잘된 사례(아래). 주얼리 간의 마찰에도 긁힘이 생길 수 있다. 다이아몬드가 경도가 낮은 보석인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에 손상을 주고, 다이아몬드도 파손될 수 있다. 따라서 각각 분리하여 보관하는 것이 좋다. [사진 unsplash]

 
다이아몬드가 두 조각 난 경우도 있었다. 고객은 “콘서트에서 손뼉을 치다가 어딘가에 손이 살짝 부딪쳤는데, 나중에 보니 다이아몬드에 금이 가 있었고, 두 조각이 났다”고 했다. “가장 단단하다고 알려진 다이아몬드가 깨진다는 것이 말이 되냐”면서 흥분한 상태였다.
 
다이아몬드는 경도가 가장 높은(10) 단단한 광물이다. 하지만 손상될 수 있다. ‘벽개’(cleavage), 즉 기계적인 타격을 받으면 일정한 방향을 따라 쪼개지는 성질이 있다. 고객은 어딘가에 손이 살짝 부딪쳤다고 느꼈지만 다이아몬드엔 실제로 강하고 예민한 충격이 가해졌을 것이다.
 
다이아몬드도 깨질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주의해야 한다. 다이아몬드끼리의 마찰에도 다이아몬드에 긁힘이 생길 수 있다. 아울러 다이아몬드가 다른 주얼리나 다이아몬드보다 경도가 낮은 보석인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에 손상을 줄 수 있으므로 각각 별도로 투명한 비닐봉지에 넣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3. 밴드 표면의 심한 스크래치
다이아몬드 반지를 돋보이게 하면서도 보호하기 위해 가드링을 착용하곤 한다. 하지만 가드링의 디자인에 따라 겹쳐끼면 오히려 손상이 가는 반지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선택해야 한다. [사진 pixabay]

다이아몬드 반지를 돋보이게 하면서도 보호하기 위해 가드링을 착용하곤 한다. 하지만 가드링의 디자인에 따라 겹쳐끼면 오히려 손상이 가는 반지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선택해야 한다. [사진 pixabay]

 
밴드 표면이 모래밭 같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깊은 찍힘과 긁힌 자국이 선명했다. 고객은 “산 지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스크래치가 많이 날 수 있냐”고 항의했다. 고객이 다이아몬드 반지를 더 돋보이게 하기 위해 ‘가드링’을 같이 착용했는데, 가드링이 문제였다. 가드링은 각진 모서리가 있는 디자인이었다. 이로 인해 겹쳐 낀 반지의 밴드 표면끼리 계속 마찰하면서 일주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극심한 스크래치를 만든 것이다.
 
흔히, 가드링은 여러 개를 겹쳐 끼는 것으로 주로 멜리(Melee, 1캐럿의 1/5 미만의 작은 사이즈의 다이아몬드를 일컫는 말)가 한줄로 세팅되거나 멜리가 세팅되지 않은 것 등 다양한 디자인이 있다. 밴드의 주소재인 18K 골드는 미세한 스크래치가 생기기 쉽다. 그리고 가드링의 디자인에 따라 겹쳐 끼면 다른 반지에 찍힘, 긁힘 등 손상을 줄 수 있는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가드링을 선택해야 한다.
 
주얼리 제품의 보상을 요구하는 많은 경우는 사용상의 부주의 탓이 크다. 특히 여름은 주얼리 관리에 더욱 공들여야 하는 계절이다. 일단 정기적으로 세척하자. 그리고 주얼리는 한눈에 보기 쉬운 투명한 비닐봉지에 넣어서 별도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작은 크기의 주얼리는 휴지나 불투명한 포장지로 감싸서 보관하면 눈에 띄지 않아 실수로 버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 민은미]

주얼리 제품의 보상을 요구하는 많은 경우는 사용상의 부주의 탓이 크다. 특히 여름은 주얼리 관리에 더욱 공들여야 하는 계절이다. 일단 정기적으로 세척하자. 그리고 주얼리는 한눈에 보기 쉬운 투명한 비닐봉지에 넣어서 별도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작은 크기의 주얼리는 휴지나 불투명한 포장지로 감싸서 보관하면 눈에 띄지 않아 실수로 버리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사진 민은미]

 
앞서 소개한 세 가지 사례를 포함해 고객들은 다이아몬드 반지에 문제가 생길 때 제품의 하자라고 보상을 요구한다. 하지만 실제론 사용상의 부주의일 때가 많다. 그래서 주얼리 회사에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마가 시작되는 6월 말이다. 고온다습한 여름은 주얼리 관리에 다시 한번 신경 써야 할 시기다. 다이아몬드가 헐거워지거나 스톤을 지탱하고 있는 프롱이 튼튼한지,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땀이나 로션 등의 유분은 보석과 주얼리의 광채를 사라지게 하므로 정기적인 세척이 필수다.
 
외부 충격이나 스크래치 같은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선 상황에 따라 반지를 빼두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얼리는 사는 것보다 관리가 더 중요하다.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와 똑같은 이치다.
 
민은미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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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미 민은미 주얼리 마켓 리서처 필진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 주얼리가 좋아서 주얼리회사에 다녔다. 명품회사에서 세일즈 매니저로 18년간 일했다. 주얼리는 소중한 순간을 담는 물건이다. 돌아보면 누구에게나 인생 여정과 함께 해온 주얼리가 있다. 주얼리 박스는 누구에게나 설렘을 안겨준다. 나를 빛나게, 세상을 빛나게 만드는 주얼리 이야기. 창 넓은 카페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차 한 잔 같이 하는 마음으로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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