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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붐타고 몰려온 축구예능…허재ㆍ이만기도 축구한다

중앙일보 2019.06.27 07:00
지난 3월 콜롬비아와 평가전 경기가 끝난 뒤 대화하고 있는 손흥민-이강인 선수.[연합뉴스]

지난 3월 콜롬비아와 평가전 경기가 끝난 뒤 대화하고 있는 손흥민-이강인 선수.[연합뉴스]

‘손세이셔널’. 영국에서 활약 중인 축구선수 손흥민과 선풍적인(sensational) 이란 단어를 더해 만들어진 그의 별명처럼 방송가에도 축구 바람이 불고 있다. 이달 초 그의 소속 구단 토트넘이 창립 137년 만에 첫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 16일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축구계에서 들려오는 잇따른 낭보에 힘입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다큐 ‘손세이셔널’ 시작으로
종목별 레전드 모인 ‘뭉쳐야 찬다’
구단주 도전 ‘으라차차 만수로’ 인기

지난달 시작한 tvN ‘손세이셔널-그를 만든 시간’은 별명을 그대로 프로그램명으로 차용했다. 영국과 한국을 오가는 손흥민의 100일간을 밀착 취재해 6부작 다큐멘터리로 구성했다. 제작진은 “축구선수 손흥민뿐만 아니라 청년 손흥민의 삶을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던 차에 손흥민 선수 측에서 현재 진행 중인 여정을 기록하길 원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28일 방영되는 마지막 회에서는 영국의 선진 축구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은퇴한 중년 히어로 모으고 싶었다”
지난달 시작한 6부작 다큐멘터리 ‘손세이셔널-그를 만든 시간’. [사진 tvN]

지난달 시작한 6부작 다큐멘터리 ‘손세이셔널-그를 만든 시간’. [사진 tvN]

일주일 차이로 나란히 시작한 JTBC ‘뭉쳐야 찬다’와 KBS2 ‘으라차차 만수로’는 축구라는 소재를 제외하면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다. ‘뭉쳐야 찬다’는 기존 예능 프로 ‘패키지로 세계일주-뭉쳐야 뜬다’(2016~2018)로 호흡을 맞춘 김용만ㆍ김성주ㆍ안정환ㆍ정형돈 등 고정 패널과 스포츠 종목별 슈퍼스타가 만나 함께 조기 축구계의 전설에 도전하기 위해 직접 필드에서 뛴다. ‘으라차차 만수로’는 축구 종주국인 영국 13부 리그의 첼시 로버스를 인수해 축구단을 운영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자연히 추구하는 방향도 다르다. ‘뭉쳐야 찬다’는 축구선수 출신 안정환을 감독으로 씨름 이만기ㆍ농구 허재ㆍ야구 양준혁ㆍ육상 이봉주ㆍ기계체조 여홍철ㆍ레슬링 심권호ㆍ사격 진종오ㆍ파이터 김동현 등 운동선수 출신 방송인이 총출동해 축구의 기본기부터 다진다. 각 종목을 석권한 전설적인 인물이지만 ‘어쩌다 FC’라는 팀 이름처럼 축구에는 문외한에 가깝다. 덕분에 축구에 대해 잘 알지 못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뭉쳐야 찬다’에서 축구 훈련 하는 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와 레슬링 챔피언 출신 심권호. [사진 JTBC]

‘뭉쳐야 찬다’에서 축구 훈련 하는 씨름 천하장사 출신 이만기와 레슬링 챔피언 출신 심권호. [사진 JTBC]

JTBC 성치경 CP는 “예능에 처음 출연하는 허재 선수는 점심에 만나 고량주 6병을 마시는 등 가장 섭외하기 어려웠다”며 “영화 ‘어벤져스’와 ‘인크레더블 2’를 보며 이미 은퇴한 중년의 히어로를 모아서 다시 새로운 종목에 도전하는 콘셉트를 떠올리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전력을 파악해본 결과 현재로써는 겨울이 오기 전에 1승을 하는 게 목표”라며 “분야별로 고루 포진해 있는 만큼 ‘뭉쳐야 쏜다’ 등 다른 종목 도전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13부 구단 2000만원에 운영 맡아
‘뭉쳐야 뜬다’가 연예인 축구단 ‘미라클’의 단장인 김용만이 안정환에게 가입을 권유하며 시작됐다면, ‘으라차차 만수로’는 배우 김수로가 지난해 10월 영국 구단을 인수한 게 발단이 됐다. 원빈ㆍ조인성ㆍ현빈 등이 소속된 연예인 축구단 ‘수시로’를 이끌던 그가 구단주라는 오랜 염원을 이룬 것. 출연진은 김수로와 같은 체육관 출신인 이시영, 첼시 팬인 엑소 카이, 스포츠 해설가 박문성 등 스포츠 친화적 인물들로 구성했다.  
 
지난해 영국 13부 리그 구단 인수를 계기로 ‘으라차차 만수로’를 시작한 김수로. [사진 KBS]

지난해 영국 13부 리그 구단 인수를 계기로 ‘으라차차 만수로’를 시작한 김수로. [사진 KBS]

구단 인수료는 생각보다 저렴한 수준. 아랍에미리트(UAE) 부총리인 셰이크 만수르는 2008년 맨체스터 시티를 1억 5000만 파운드에 인수해 10년간 13억 파운드를 투자하는 등 총 2조원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김수로는 연간 운영비 2000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영국 축구는 프로 1~4부, 세미 프로 5~9부, 아마추어 10~24부 리그로 나뉘어 리그별 실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총 16부작으로, 팀의 9부 리그 진출이 목표다.  
 
이외에도 드론을 공으로 삼은 신개념 스포츠를 다룬 히스토리 채널 ‘드론축구: 하늘위의 스트라이커’, 기부와 축구를 결합한 tvN 디지털 예능 ‘마일리지 싸커’ 등 한 달 새 론칭한 프로그램만 5~6개에 달한다. 오는 10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17세 이하(U-17) 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선발된 이강인ㆍ이태석 선수 등이 ‘날아라 슛돌이’ 3기 출신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과거의 축구 예능까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구나 해본 스포츠로 접근 용이”
2007년 ‘날아라 슛돌이’ 시즌 3에 출연한 이강인 선수의 어린 시절 모습. [사진 KBS]

2007년 ‘날아라 슛돌이’ 시즌 3에 출연한 이강인 선수의 어린 시절 모습. [사진 KBS]

한준희 KBS 축구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선수들이 잇따라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EPL)에 진출하고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그만큼 EPL이 대중화됐다는 방증”이라며 “만수르가 한국에서 ‘거부’를 상징하는 대명사가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축구는 별다른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누구나 어릴 적 경험해본 스포츠이기 때문에 팀 단위의 성장 스토리를 담기에 잘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은 ‘날아라 슛돌이’를 예로 들었다. 2005년 KBS에서 방영될 때는 축구를 못하는 아이들의 성장기였다면, 이듬해 KBS N 스포츠로 채널을 옮겨서는 처음부터 오디션을 통해 축구를 잘하는 아이들을 선발해 서요셉ㆍ김성민 등 선수를 배출했다는 것. 승률은 전자는 2승 98패, 후자는 98승 2패로 천지 차이지만 두 프로그램 모두 큰 사랑을 받았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흔히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에 비유하는데 그것이야말로 리얼리티의 진수라 할 수 있다”며 “‘청춘FC 헝그리 일레븐’ ‘우리동네 예체능’ 등 스포츠와 결합한 예능이 계속 나오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어 “강호동ㆍ서장훈 등 스포츠 스타 출신 예능인 풀이 늘고 있기 때문에 ‘뭉쳐야 찬다’의 경우 다른 종목 선수를 추가 영입하고 종목을 바꿔 나간다면 충분히 확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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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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