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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물값 23억원…6개월째 상수도 요금 안낸 충주시

중앙일보 2019.06.27 05:00
충북 충주시 동량면 일원에 건설된 충주댐. [중앙포토]

충북 충주시 동량면 일원에 건설된 충주댐. [중앙포토]

 
충북 충주시가 한국수자원공사에 납부해야 할 광역상수도 요금 23억원을 내지 않고 있다.

시의회, 올해 충주댐 정수구입비 62억원 전액 삭감
"댐건설 30년 넘게 피해…수공(水公) 지원책 내놔야"
충주 주민들 대책위원회 구성 10만 서명운동 돌입
수공 "관련법상 추가 지원·요금 할인 어렵다"

 
충주시의회가 지난해 12월 시가 제출한 2019년 충주댐 정수구입비 62억5000만원을 전액 삭감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이 예산은 충주댐 물을 끌어다 쓰는 충주시가 수공에 지불하는 요금으로 현재 6개월째 체납된 상태다. 시는 매월 주민들에게 상수도 요금을 걷어 정산된 금액을 수공에 납부한다. 의회 승인이 없으면 물값을 낼 수 없는 구조다.
 
27일 충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월부터 4월 말까지 충주댐 정수비 23억2400만원(연체료 포함)을 내지 않았다. 이달 말 5월 요금이 합산될 경우 체납 금액은 3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충주시와 한국수자원공사의 물값 분쟁은 충주시의회가 불을 지폈다. 충주댐은 1985년 충주시 동량면 일원에 건설됐다. 여기서 취수된 물은 충주와 진천·음성·괴산·증평, 경기도 이천·평택에 생활용수와 공업용수 등으로 공급된다. 수자원공사는 상수도 1t당 432.8원을 받고 있다.
 
시의회는 “충주댐 준공 이후 댐 주변 주민들이 안개와 일조량 감소로 30년 넘게 피해를 보고 있다”며 “수공이 충주댐 물을 팔아 수익을 내는 만큼 충주 시민들에게 합당한 지원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충주댐 인공호수 수질 관리를 위해 시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는 만큼 수자원공사가 수돗물 값을 깎아 주거나 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등 타 지역보다 송수 거리가 짧은 만큼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는 논리도 펴고 있다.
충주댐 피해 범시민대책위원회가 26일 대전에 위치한 한국수자원공사 본사를 찾아 항의 시위를 펼쳤다. [사진 충주시]

충주댐 피해 범시민대책위원회가 26일 대전에 위치한 한국수자원공사 본사를 찾아 항의 시위를 펼쳤다. [사진 충주시]

 
정용학 충주시의원(자유한국당)은 “충주와 수공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대책을 촉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정수비 예산 삭감을 결정하게 됐다”며 “수공이 출연금 일부를 주민사업비로 환원하지 않는 이상 타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충주지역 시민ㆍ사회단체 대표자들로 구성된 충주댐 피해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수공의 보상을 촉구하는 10만명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범대위는 충주시가 지불하는 수돗물 값에 상응하는 주민지원 사업비 지원, 댐 주변 지역 지원사업의 지원금 비율 상향, 댐 건설법상 댐 소재지 지자체에 용수(원수)요금 감면 조항 신설 등 6개 사항을 수공 측에 요구했다. 26일 수자원공사 본사를 찾아 집회를 여는 등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종수(72) 범대위 위원장은 “충주댐이 준공된 뒤 잦은 안개로 줄어든 일조량과 냉해 등으로 영농피해는 물론 교통사고 증가와 기업유치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2017년부터 수공이 추진 중인 제2단계 광역상수도 확장공사로 인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서울에서도 대국민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지속해서 수자원공사를 압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돗물 이미지. [연합뉴스]

수돗물 이미지. [연합뉴스]

 
수자원공사는 관련 법상 별도 지원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공 측은 “댐 주변 지역 지원사업비는 ‘댐 건설 및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에 관한 법률’에 맞춰 지원금 규모와 대상이 결정되기 때문에 수돗물 값에 상당하는 추가 지원은 어렵다”며 “국가 공공요금 기본정책에 따라 관로 길이에 따른 상수도 요금 차등 적용도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상수도 요금을 3개월 이상 체납하면 단수 조치가 가능하다. 수공 관계자는 “충주시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려 한다. 단수는 고려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충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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