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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공정거래위원회냐”…‘술값 통제’ 논란에 들썩인 청문회

중앙일보 2019.06.27 05:00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는 26일 ‘전국 동일가격 술 납품제’ 고시 시행에 대해 “부작용 없이 안착되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26일자 중앙일보 보도(‘캔맥주 4개 사면 1개 덤, 이런 행사 못 본다?…국세청 ‘가격통제’ 논란’)에 대한 의원들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국세청은 지난 3일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 중 같은 술의 경우 ‘전국 유통점에 동일 가격으로 납품해야 한다’는 규정이 논란거리가 됐다.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달에 1만 병씩 판매하는 대형 도매점과 소도시에서 한 달에 10병을 판매하는 영세 도매상에 주류회사가 납품가격을 똑같이 맞춰야 하는 게 국세청 고시 개정안의 요지다. 이를 따르지 않을 시 주류회사는 물론 도ㆍ소매업자들도 처벌(쌍벌제)을 받는다.
 
하지만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청문 위원들이 ‘동일가격’ 지침에 대한 문제 제기를 계속 하자 김 후보자가 “시간을 갖고 검토하겠다”고 물러선 것이다.
 
술은 주류(수입) 회사→도매점→소매ㆍ판매점 순으로 유통된다. 그간 주류 회사는 거래 규모가 큰 도ㆍ소매점에 더 많은 공짜 술을 주는 방식으로 거래해 왔다. 양주 10상자를 주문하면 1~2상자를 덤을 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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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업계에선 이런 ‘규모의 경제’가 술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국세청은 대형 도·소매점의 이런 저가 공세가 소규모 영세 도·소매점을 잠식할 수 있다는 부분을 우려한다.
 
이날 청문회에서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번 고시 개정안은 대표적인 탁상행정이다. 음식점단체 등과는 논의도 안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렇게 비판했다. 
 
“국세청은 세금만 잘 거두면 됩니다. 국세청이 왜 주류시장에 개입을 해서 에누리를 하지마라 뭘 끼워주지 마라, 가격을 규제하고 도매는 이렇게 소매는 이렇게 시장전반의 유통에 대해서 국세청이 왜 이러는 겁니까. 국세청이 공정거래위원회 입니까.”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왼쪽)과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왼쪽)과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중앙포토]

 
더불어민주당 기재위 간사인 김정우 의원도 “방향성에 공감하지만 파급효과가 크다”며 “의견을 좀 더 수렴해서 당초 7월1일 시행을 계획했지만 시행시기를 얽매이지 말고 좀 더 생각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이번 고시 개정안은 주류 업계의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해서 유통질서를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라면서도 “여야 의원들의 발언에 유념해 고시한 내용이 시장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최선의 안을 마련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렸다. 김 후보자(왼쪽)가 관계자와 답변을 상의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렸다. 김 후보자(왼쪽)가 관계자와 답변을 상의하고 있다. [중앙포토]

 
김 후보자는 악의적 체납 행태에 대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태수 전 한보 회장의 은닉재산도 추적 중이라고 소개했다. 김 후보자는 “어려운 경제 여건을 감안해 세무조사를 기업의 정상적인 경제 활동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세심하고 신중하게 운영하겠다”며 “정치적 목적의 세무조사엔 결코 나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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