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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기업] 농식품 수출, 민·관 협력과 맞춤 전략으로 신북방 시장 개척해야

중앙일보 2019.06.27 00:03 2면
기고
신현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수출이사

신현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수출이사

미·중 무역 갈등이 심화하면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6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농식품 수출은 5월까지 지난해보다 3%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기존 일·중·미 중심의 농식품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해 온 성과라 할 수 있다. 이는 대 아세안 수출 3개년 평균 증가율 9.8% 달성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한국 농식품 수출의 다음 시장은 신북방이다. 주요 타깃 지역은 러시아·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 등 CIS 12개국에 더불어 몽골·폴란드로, 농식품 수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3500억원 수준이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크림반도 합병 이후 서방의 경제제재로 흔들렸던 러시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최근 3년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한류의 확산에 따른 분위기 고조와 미개척 품목이 많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에 주목해 aT에서는 신북방 시장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신북방 수출대책 T/F를 운영하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신북방 거점 지사를 신설하며 몽골과 폴란드에는 파일럿 사무소를 운영함으로써 현지 실행체계를 구축했다. 또한 시장 특성을 고려한 수출 확대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학계·연구기관·수출업계 등 전문가 14인으로 구성된 신북방 농식품 수출전략포럼을 출범해 격주로 활발한 논의를 펼치고 있다.
 
신북방을 한국 농식품의 주력 시장으로 키워나가기 위한 과제는 다음과 같다.
 
첫째, 프리미엄 스타품목 육성이 필요하다. 신북방 지역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물류비로 중국산과 현지 농식품을 상대로 가격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 일례로 국내에서 1만5000원에 팔리는 수박이 그나마 가까운 사할린에서조차 약 4만원에 팔릴 정도다. 현재는 인지도가 낮은 한국산 신선 농산물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제고해 선물용 고품질 제품으로 포지셔닝하는 등 프리미엄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별 종교적·소비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 중앙아시아는 이슬람 문화권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카자흐스탄의 경우 이슬람 비율이 70%이고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88%에 육박한다. 따라서 할랄 인증 등을 통해 경쟁력 보유가 필요하다.
 
둘째, 거점별 유통매장 네트워크 강화로 판로를 확보해야 한다. 신북방 지역은 대형유통업체의 영향력이 강한 편으로 aT는 극동지역 농식품 유통 강자인 삼베리·레미 등 대형유통체인과 전략적 협업 추진으로 현지 유통망을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틈새시장 공략을 위해 한국 신선식품 전문 매대인 K-Fresh Zone을 개설·운영하거나 가공식품 수출품목 다각화를 위해 온라인 마켓 진출을 강화하는 등 신 유통망 확충에도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셋째, SNS를 활용한 이미지 제고가 필요하다. 신북방 지역은 한국 농식품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미개척 시장이며 신매체 이용률이 높다. 2016년 유튜브 제공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실제 유튜브 사용자는 4700만 명으로 미국·브라질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또한 러시아 전체 인구의 47%가 한 개 이상의 SNS에서 활동하고 있다. 신북방 진출을 계획 중인 기업이라면 눈여겨봐야 할 정보다. 이에 aT에서는 현지의 파워 인플루언서와 연계해 주력 품목 홍보를 진행할 예정이다. 10월에는 블라디보스토크 K-Food Fair를 통해 현지 소비 촉진과 수출업체의 현지시장 진출 확대를 도모한다.
 
신북방 시장은 우리가 대륙으로 뻗어나기 위한 관문이기에 전략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개척해야 한다. 성공하면 동유럽·북유럽 시장까지 진출할 발판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신북방 시장의 중요성과 가능성을 민·관이 함께 공유하고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시장 맞춤형 전략을 펼친다면 한국 농식품 수출의 확장세를 미래까지 이어나갈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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