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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신일철주금 또 다른 피해자들 "1억 배상" 판결...모두 사망

중앙일보 2019.06.26 16:22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 위치한 강제징용 노동자상. [뉴스1]

서울 용산구 용산역에 위치한 강제징용 노동자상. [뉴스1]

 
1940년대 일본 기업 신일철주금(신일본제철)에 강제로 징용돼 노역에 시달렸던 피해자들이 항소심에서도 배상 판결을 받았다.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판사 김용빈)는 26일 곽모씨 등 7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고심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신일철주금이 1인당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곽씨등 7명은 태평양전쟁이 벌어진 1942∼1945년 신일철주금의 전신인 국책 군수업체 신일본제철의 가마이시제철소(이와테현)와 야하타제철소(후쿠오카현) 등에 강제 동원됐던 피해자들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강제동원 또는 징용에 협박 등 불법성이 있었고 옛 신일본제철의 불법성에 대한 책임이 인정된다"며 신일본제철의 후신인 신일철주금이 원고 1인당 1억원씩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또 "신일철주금은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배상이 끝나) 피해자들의 청구권 역시 없거나 시효가 소멸됐다고 주장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며 "피해 정도와 피해자들이 겪은 사회적·경제적 어려움 등을 고려해 각 위자료 1억원을 지급하라"고 주의했다. 신일철주금은 당시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지만 2심에서도 패소하게 됐다.
 
1·2심 판결이 끝나기까지 6년이 흘렀다. 그 사이 피해자들은 모두 세상을 떠나 유족들만이 승소 소식을 전해 들었다. 재판이 계속해서 미뤄진 배경에는 대법원 산하 법원행정처가 강제징용 손배소 소송을 정부와의 거래 수단으로 삼으려 했던 정황이 있었다는 사실이 지난해 시작된 '사법농단 의혹' 수사를 통해 알려졌다.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해마루 임재성 변호사는 선고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판결이 미뤄지는 바람에 젊은 날의 피해에 대해 보상받고 만족하면서 남은 여생을 살지 못했던 피해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재판이 부당하게 미뤄진 데에 대한 책임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연루자들에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의 유일한 생존자이던 이상주씨는 지난 2월 15일 별세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10월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결론을 따른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10월 이춘식씨 등 강제징용 피해자 4명이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재상고심에서 “강제징용은 반인도적 불법행위이므로 1965년 한·일 정부 간 청구권협정이 있었더라도 개인별 위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며 신일철주금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한편 대법원 판결 이후 한일 양국 관계는 냉랭해졌다.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만나는 한일 정상회담도 끝내 무산됐다.  
 
앞서 우리 외교부는 19일 한국과 일본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재원을 조성해 피해자에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일본에 제안했다. 일본 정부는 곧바로 거부 입장을 밝혔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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