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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람코 “한국에 7조원 투자”...사우디 오일 달러 몰려온다

중앙일보 2019.06.26 16:19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 CEO가 아람코와 신규 석유화학부문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랫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후세인 알-카타니 에쓰오일 CEO,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김철수 에쓰오일 이사회 의장, 에이 엠 알-주다이미 에쓰오일 이사, 아하메드 코웨이터 아람코 CTO. [사진 에쓰오일]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 CEO가 아람코와 신규 석유화학부문 투자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아랫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후세인 알-카타니 에쓰오일 CEO,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 김철수 에쓰오일 이사회 의장, 에이 엠 알-주다이미 에쓰오일 이사, 아하메드 코웨이터 아람코 CTO. [사진 에쓰오일]

사우디 공룡 석유기업이 한국 경제계와 연이어 협력을 약속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사우디아라비안 오일 컴퍼니(아람코)가 에쓰오일을 통해 한국에 7조원 규모의 대규모 추가 투자를 하기로 했다. 또 현대중공업·GS그룹과·효성과도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석유화학 분야 이외에도 미래 에너지를 비롯한 다양한 영역에서 한국과의 협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에서다.
 
전날 한국을 방문한 아민 H. 나세르 아람코 CEO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에쓰오일의 복합석유화학시설 준공기념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을 공식 방문 중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도 청와대 오찬 행사 후 준공 기념식에 함께 자리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칼리드 압둘아지즈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 등 한-사우디 정·재계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나세르 CEO는 연단에 올라 "에쓰오일은 1991년 아람코가 첫 투자를 진행한 이후 생산시설은 7배, 연간 매출은 31배 증가했다"며 "사우디의 다른 투자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훌륭한 모델"이라고 했다. 아람코는 에쓰오일 지분 63.41%를 소유한 최대 주주다. 지난해 기준 하루 1030만 배럴(전 세계 13%)에 달하는 원유를 생산하는 곳으로 매출 538조원, 영업이익 260조원을 기록한 공룡 기업이다. 울산 공장은 2015년 7월 첫 삽을 떠 지난해 6월 공사가 끝났다. 아람코는 울산 공장 건설에 5조원 이상을 투입했다.
 
에쓰오일의 울산 공장은 잔사유 처리시설이다. 잔사유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다. 울산 공장은 저부가가치 잔사유를 하루에 7만 6000배럴씩 처리해 휘발유와 프로필렌으로 전환하고 이를 다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으로 탈바꿈시킨다.
 
PP는 자동차 내장재 등으로 쓰이고 PO는 단열재 등에 활용된다. 에쓰오일은 PP를 연간 40만5000t, PO를 연간 30만t 생산해 대부분의 물량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PO의 경우는 지금까지 국내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해 절반 정도를 수입에 의존해왔는데, 에쓰오일은 울산 공장 생산분이 이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이 26일 준공기념식을 가진 울산 복합석유화학시설의 핵심 공정인 잔사유 고도화시설 전경.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 기름인 잔사유를 하루 7만 6000배럴씩 처리해 휘발유, 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사진 에쓰오일]

에쓰오일이 26일 준공기념식을 가진 울산 복합석유화학시설의 핵심 공정인 잔사유 고도화시설 전경.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찌꺼기 기름인 잔사유를 하루 7만 6000배럴씩 처리해 휘발유, 프로필렌 등을 생산한다. [사진 에쓰오일]

 
울산 공장 가동은 에쓰오일이 정유중심 기업에서 화학기업으로 전환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 PO 생산기지 가동은 국내 정유업체 중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에쓰오일은 울산의 새 공장을 통해 핵심 사업 영역을 석유·윤활에서 화학으로까지 확대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울산 공장이 1단계 프로젝트라면 2단계 프로젝트는 스팀크래커·올레핀 다운스트림(SC&D) 프로젝트다. 아람코가 앞으로 5년 동안 7조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자금도 여기에 쓰인다.
 
스팀크래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와 부생 가스를 이용해 에틸렌과 기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에틸렌은 석유화학공업의 기초 원료다. 에틸렌을 폴리에틸렌으로 전환해 다시 플라스틱이나 고무, 섬유 등을 만들 수 있어 전 산업 분야에서 폭넓게 쓰인다. 에틸렌이 미래 먹거리 대접을 받으며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이유다. 에쓰오일은 2단계 프로젝트를 통해 에틸렌을 연간 150만t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나세르 CEO는 전날 GS그룹과도 MOU를 맺었다. GS그룹과 아람코는 석유·가스, 석유 화학 등 에너지 사업뿐만 아니라 건설, 무역 등 모든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로 약속했다. 이밖에 아람코는 현대중공업과 조선, 엔진 제작, 정유, 석유화학으로까지 협력 분야를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에는 원유를 공급하고, 효성과는 사우디에 탄소섬유 생산 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을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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