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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가 조남호·정호 회장 벌금 각 20억원 선고…"450억원 상속재산 미신고"

중앙일보 2019.06.26 15:15
고(故)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해외 계좌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왼쪽)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세조세조정에관한 법률 위반 등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고(故)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해외 계좌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왼쪽)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세조세조정에관한 법률 위반 등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선친이 해외에 남겨둔 수백억원대 규모의 스위스 예금 채권을 상속받고도 상속계좌를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 조남호(68)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60)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에게 각각 벌금 20억원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2단독 김유정 판사는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에게 각각 벌금 20억원을 26일 선고했다. 지난달 열린 결심공판에서도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벌금 20억원을 구형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들은 선친 사망 이후 5년간 해외 보유계좌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계좌의 존재를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수년간 의무를 회피한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그렇지만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이 2012년도 미신고분에 대해선 이미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이 예금 관련 세금도 일부 납부했다"며 "나머지 세금도 납부할 예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김 판사는 "조남호 회장이 20년 전 벌금형 외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조정호 회장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음을 참작했다"고도 밝혔다.  
 
굳은 표정으로 선고 내용을 들은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은 재판이 끝난 뒤 "벌금형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왜 상속세를 신고하지 않았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법원을 떠났다.
 
조남호·정호 회장은 지난 4월 사망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동생들이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이들 삼형제가 선친이자 한진그룹 창업자인 고 조중훈 회장으로부터 450억원에 이르는 해외 상속 계좌를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각각 20억원의 벌금을 양식명령 청구했다. 
 
이후 사망한 조 전 회장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결정이 내려졌지만, 남은 조씨 형제들은 "20억원의 벌금이 과도하다"며 정식 재판을 청구한 바 있다. 
 
조 회장 삼형제는 부친 사후 재산 상속을 두고 소송전을 벌이며 일명 '형제의 난'을 겪기도 했다. 앞서 결심공판에서 조남호 회장은 "선친의 상속재산으로 형사 법정에서게 돼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 "돌이켜보면 그동안 형제간 다툴 일도 아닌 일로 다퉜는데 조양호 회장이 사망하고 나니 모든 것이 아쉽고 허무하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호 회장도 "같은 마음이고 선처를 부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두 형제의 변호인도 결심공판에서 “조남호 회장은 경기 불황으로 한진중공업 경영권을 잃었고 한진중공업홀딩스가 가진 중공업 주식도 모두 소각됐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또 “조정호 회장은 메리츠 금융지주의 사내이사로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조 회장이 집행유예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임원직을 상실하고 사실상 경영권도 박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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