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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게티만 몇 달 먹었더니 목이 없어졌다던 그 친구

중앙일보 2019.06.26 15:00
[더,오래] 민국홍의 삼식이 레시피(25)
토마토 스파게티는 만들기 쉽고 맛도 좋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요리다. 특히 요즘은 토마토가 제철이라 스파게티를 해먹기 딱이다. 제철 토마토와 몇 가지 재료를 활용하면 집에서도 호텔급의 스파게티를 만들 수 있다. [사진 pxhere]

토마토 스파게티는 만들기 쉽고 맛도 좋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요리다. 특히 요즘은 토마토가 제철이라 스파게티를 해먹기 딱이다. 제철 토마토와 몇 가지 재료를 활용하면 집에서도 호텔급의 스파게티를 만들 수 있다. [사진 pxhere]

 
빈자의 음식이면서도 맛있는 것으로 치면 윗자리다. 요즘 한창 제철 음식이라 그렇게 싱그러울 수가 없다. 토마토 스파게티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여성이나 청소년이 좋아하는 음식이라 집에서 맛나게 만들어 주면 대우를 받는 종목이다.
 
지난 1984년 7월, 유학차 미국 땅을 밟고 나서 한 달간은 새롭고 맛있는 음식을 먹느라 너무 좋기만 했다. 처음 도착지는 친한 친구가 미술 대학을 다니던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였다. 공항을 나서자마자 맥도날드에서 빅맥 햄버거를 얻어먹었다. 만화에서처럼 눈동자가 띠용하고 튀어나올 것만 같은 최고의 맛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 팔던 햄버거는 밀가루가 잔뜩 들어간 짝퉁 패티에 잘게 썬 양배추가 들어갔다. 햄버거 흉내만 내던 것이었다.
 
햄버거를 처음 먹어보니 황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자극은 다음 행선지이자 막내 고모가 살던 워싱턴 D.C 에어리어에서도 이어졌다. 그 집에서 당분간 머물면서 미국을 구경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종종 외식하곤 했는데 여기서 만난 게 피자와 스파게티(파스타)다. 당연히 먹어본 적이 없던 새로운 음식이었다.
 
지금으로부터 36년 전, 친구 덕분에 햄버거 맛의 신세계를 경험했다. 당시 먹었던 빅맥은 한국에서 먹어본 짝퉁 햄버거와 차원이 달랐다. 사진은 빅맥과 맥도날드가 2018년 50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맥코인의 모습. [GETTY=연합뉴스]

지금으로부터 36년 전, 친구 덕분에 햄버거 맛의 신세계를 경험했다. 당시 먹었던 빅맥은 한국에서 먹어본 짝퉁 햄버거와 차원이 달랐다. 사진은 빅맥과 맥도날드가 2018년 50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맥코인의 모습. [GETTY=연합뉴스]

 
피자와 스파게티 모두 토마토의 상큼한 맛에 쇠고기, 치즈 등이 어우러져 한국에서 먹던 음식과는 차원이 달랐다. 칼국수나 짜장면에 비하면 너무나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달랐다. 한국인이라면 자기 입맛에 잘 맞는 음식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리라! 서양 음식 중 이탈리아 음식이 가장 한국에서 환영을 받는 편이다. 그리고 레스토랑 수가 단연코 가장 많은 것을 보면 피자와 파스타가 한국인과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시라큐스 대학에서 공부하면서 스파게티를 많이 해 먹었다. 음식 하는 데 돈이 거의 안 들었다. 스파게티를 하는 데 필요한 다진 쇠고기나 파스타, 스파게티 소스가 너무 쌌다. 만들기도 쉬웠다. 스파게티 면을 삶고 다진 쇠고기를 볶은 다음 소스를 섞어 익히고 이를 면에 부으면 끝이다. 맛있는 데다 시간도 적게 들고 조리법이 너무 간편했다. 빈한한 유학생활 동안 스파게티를 해 먹은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한국에 돌아와 보니 그사이에 미국의 피자헛이 들어와 자리 잡고 있었다. 나는 그 뒤 10여년간은 이곳을 가거나 배달을 시켜 파스타나 피자를 참으로 많이 먹은 것 같다. 아내와 아이들이 모두 좋아했다. 하지만 내가 2005년 체중관리에 신경을 쓰면서 피자는 거의 끊다시피 하고 파스타도 엄청나게 자제해왔다. 파스타가 지중해식 건강식품인 것 같으면서도 체중관리에는 도움이 별로 안 된다.
 
나에게 빅맥 햄버거를 처음 사주었던 친구는 경희대에서 미대 교수를 하고 있다. 스파게티에 대한 그의 소감이 너무 재밌어 소개한다. “유학할 때 돈을 아끼려고 통조림 토마토소스를 사 몇 달간 스파게티만 해 먹었더니 목이 없어지더라”
 
다진 소고기, 삶은 토마토, 양송이, 양파 등을 넣어 토마토소스를 만든다(위). 후추와 소금 간을 하고 청주와 올리브에 숙성한 닭가슴살 스테이크는 담백 고소하다(아래). [사진 민국홍]

다진 소고기, 삶은 토마토, 양송이, 양파 등을 넣어 토마토소스를 만든다(위). 후추와 소금 간을 하고 청주와 올리브에 숙성한 닭가슴살 스테이크는 담백 고소하다(아래). [사진 민국홍]

 
또 몸집이 비교적 슬림한, 이탈리아 대사를 역임한 친구가 있다. 2년의 임기를 끝내고 귀국한 그를 보니 제법 몸이 불어있었다. 이탈리아에서 공무상 이탈리아 사람과 만나 늘 파스타와 와인을 먹었다고 한다. 살이 찌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였다.
 
나에게서 점점 멀어졌던 파스타를 다시 하게 된 것은 아무래도 손녀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 딸과 사위 모두 일이 있어 점심시간 동안 손녀를 봐달라고 했다. 점심으로 당연히 어떤 맛있는 것을 해줄까 궁리하게 됐다. 그러다 지천으로 있는 노지 토마토를 보고 스파게티를 해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런데 스파게티만 하면 아무래도 체중관리라든지 영양관리에는 부족할 것 같아 닭 가슴살 스테이크를 곁들이기로 했다.
 
닭 가슴살 스테이크는 2013년 미국 오하이오 콜롬비아에서 열렸던 프레지던트 컵 골프대회에 참관하면서 들른 골프장 내 레스토랑에서 처음 맛보았다. 갈색으로 구워 나온 가슴살 스테이크를 한입 베어 먹고 보니 담백 고소하고 육즙마저 있어 괜찮았다. 요즘 제법 집에서 많이 해 먹는 음식이다.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을 보충하니 일석이조다.
 
스파게티는 요리하기 간단하고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는다. 게다가 와인과 곁들이면 고급스럽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사진 민국홍]

스파게티는 요리하기 간단하고 시간도 별로 걸리지 않는다. 게다가 와인과 곁들이면 고급스럽게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사진 민국홍]

 
<삼식이 레시피>
스파게티를 하기 위해 우선 중간 크기의 노지 토마토와 다진 쇠고기를 샀다. 스파게티 3인분을 하기 위해 토마토 3개를 삶아 껍질을 벗겨놓았다. 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다진 쇠고기 150g, 양파와 양송이 각 150g, 저민 마늘 5쪽을 넣고 볶아주다가 마트에서 산 토마토소스와 으깬 삶은 토마토를 넣어 같이 익혀 내놓는다.
 
소스를 만드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게 스파게티 면 삶기다. 물에 소금 1T와 올리브 오일 1T를 넣어 10분을 삶아준다. 식당용 LPG가스 화력으로는 8분이면 충분한데 가정용 도시가스로는 화력이 약해 2분을 더 삶아 준다. 그러고 나서 삶은 스파게티를 올리브 오일을 두른 프라이팬에 넣고 1~2분간 볶아 오일 코팅을 한다. 그러면 스파게티 면의 중앙 부분이 마저 익고 면이 불지 않는다. 접시에 면을 올려놓고 스파게티 소스를 부어 플레이팅 하면 된다.
 
닭가슴살 스테이크는 가슴살을 먹기 쉬운 크기로 저민다. 청주, 후추, 소금, 올리브를 섞어 랩을 씌운 뒤, 숙성 후 구워서 곁들이면 된다. 손녀가 맛있게 먹는 것을 보면서 흐뭇했는데 속으로 놀란 게 있다. 아내의 반응이 더 뜨거웠다. “원래 스파게티를 좋아하는데 집에서 해 먹어도 이렇게 맛있을 줄 몰랐어요” 나는 혼자 말했다. “학원에서 스파게티 조리법을 배우기를 참으로 잘했다. 그것도 A급 호텔주방장이자 책을 쓴 요리사에게 배우니 무엇인가 달라도 다르구나”
 
토마토 스파게티와 닭가슴살 스테이크 만드는 법
[재료(3인분 기준)]
■ 스파게티 : 중간 크기의 노지 토마토 3개, 다진 쇠고기 150g, 양파 150g, 양송이 150g, 저민 마늘 5쪽, 시판 토마토소스, 소금 1T, 올리브 오일 약간
■ 닭가슴살 스테이크 : 닭가슴살, 청주, 후추, 소금, 올리브
 
[방법]
■ 스파게티
1. 노지 토마토 3개를 삶아 껍질을 벗긴 후 으깨 놓는다.
2. 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고 다진 쇠고기 150g, 양파 150g, 양송이 150g, 저민 마늘 5쪽을 넣고 볶는다.
3. 볶은 재료에 시판 토마토소스와 삶아서 으깬 토마토를 넣고 익힌다.
4. 물에 소금 1T와 올리브 오일 1T, 스파게티면 3인분을 넣고 10분간 삶는다(화력이 셀 경우 8분).
5. 삶은 스파게티 면을 오일을 두른 프라이팬에 넣고 1~2분간 볶아 오일 코팅한다.
6. 접시에 면을 올리고 스파게티 소스를 부어 올린다.
 
■ 닭가슴살 스테이크
1. 가슴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저민다.
2. 청주, 후추, 소금, 올리브를 섞어 랩을 씌워 숙성한다.
3. 숙성한 닭가슴살을 굽는다.
 
민국홍 KPGA 경기위원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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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국홍 민국홍 KPGA 경기위원 필진

[민국홍의 19번 홀 버디] 골프 전문가다. 현재 KPGA(한국남자프로골프협회) 경기위원과 KGA(대한골프협회) 규칙위원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전무를 역임했고 스포츠마케팅회사인 스포티즌 대표이사로 근무하는 등 골프 관련 일을 해왔다. 인생 2막을 시작하면서 골프 인생사를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풀어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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