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익사한 아빠·딸은 꼭 안고 있었다···美·멕시코 '국경의 비극'

중앙일보 2019.06.26 11:59
강을 헤엄쳐 미국으로 건너가려다 함께 익사한 20대 중미 이민자 아버지와 23개월 어린 딸의 사진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역인 마마타모로스 리오그란데 강에서 엘살바도르 국적 여자아이 발레리아와 그의 아버지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AF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역인 마마타모로스 리오그란데 강에서 엘살바도르 국적 여자아이 발레리아와 그의 아버지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AFP=연합뉴스]

AP 등 외신이 25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엔 한 남성과 아기가 강가에서 머리를 땅에 묻고 나란히 엎드린 채 숨져있었다. 아기는 아빠의 가슴까지 말려 올라간 검은 티셔츠에 몸을 넣고 팔로 아빠의 목을 감싸고 있었다. 아빠는 어린 딸이 떨어지지않도록 자신의 셔츠 속에 넣어 업고 강을 건너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진은 멕시코 일간 라호르나다의 사진 기자 훌리아 레두크가 찍었다.
 
23일(현지시간) 죽은 부녀의 아내가 강을 건너던 남편 라미레스와 두 살배기 딸이 조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당국 관계자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죽은 부녀의 아내가 강을 건너던 남편 라미레스와 두 살배기 딸이 조류에 휩쓸려 실종된 뒤 당국 관계자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라호르나다에 따르면 이들은 엘살바도르 출신의 오스카르 알베르토 마르티네스 라미레스(25)와 그의 23개월 된 딸 발레리아다. 
지난 4월 3일 엘살바도르를 떠난 이들 가족은 멕시코 남부 국경 타파출라의 이민자 보호소에서 2개월가량을 머문 뒤 23일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에 도착했다. 이들은 미국 텍사스로 불법 입국하기 위해 멕시코 마마타모로스에서 리오그란데 강을 건너려다 사고를 당했다.
 
미국 국경수비대 보트가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국경수비대 보트가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멕시코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3일 아버지인 라미레스는 당초 딸을 데리고 강을 건너 미국 쪽 강둑에 도착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아버지 라미네스는 강 건너편에 두고온 아내 바네사를 데려오기 위해 딸을 남겨둔 채 다시 강물 속으로 들어갔다. 혼자 남겨진 어린 발레리아는 아빠를 따라 강에 뛰어들었고 이 모습에 놀란 라미레스가 헤엄쳐 딸에게 다가가 붙잡았다. 하지만 이들 부녀는 급류에 휘말리며 사고를 당했다.

24일(현지시간) 멕시코의 마타모로스에서 리우 그란데를 건너 텍사스 브라운스빌로 가려다 강물에 휩쓸린 20대 아빠와 2살 딸이 시신으로 발견되자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멕시코의 마타모로스에서 리우 그란데를 건너 텍사스 브라운스빌로 가려다 강물에 휩쓸린 20대 아빠와 2살 딸이 시신으로 발견되자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AP통신은 이 부녀의 안타까운 모습을 두고 "지난 2015년 터키 남서부 해변에 시리아 난민 세 살짜리 아기 아일란 쿠르디가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고 보도했다. 2015년 9월 가족과 함께 유럽으로 건너가려다 익사한 채 터키 해변으로 떠밀려 온 세 살 남자 아이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은 당시 전세계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유럽의 반 이민 정서에 적잖은 회의감을 불러 일으켰다. 유럽 각국 지도자들은 애도를 표했고, 반 난민 정책을 폈던 일부 국가들이 일시적으로 난민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2015년 9월2일(현지시간) 터키 남서부 물라주 보드룸의 해안에서 시리아 북부 코바니 출신 에이란 쿠르디(3)의 시신을 터키 경찰이 수습하기 전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쿠르디는 보드룸을 떠나 그리스 코스섬으로 향하던 중 에게해에서 배가 침몰해 익사했다. [AP뉴시스]

2015년 9월2일(현지시간) 터키 남서부 물라주 보드룸의 해안에서 시리아 북부 코바니 출신 에이란 쿠르디(3)의 시신을 터키 경찰이 수습하기 전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쿠르디는 보드룸을 떠나 그리스 코스섬으로 향하던 중 에게해에서 배가 침몰해 익사했다. [AP뉴시스]

 
미국과 멕시코가 양국 간 국경 단속을 강화한 가운데 국경지대에서 이민자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엔 지난 24일 미국과 멕시코 국경지대인 리오그란데강 인근에서 젊은 여성과 유아, 영아 2명 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미 CNN과 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이달고 카운티 경찰은 국경순찰대가 시신 4구를 발견했으며 이들 시신에 외상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강을 건너온 뒤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성룡 기자 
미세먼지 실험 아이디어 공모, 이벤트만 참여해도 바나나맛 우유가!
공유하기
광고 닫기

미세먼지 심한 날엔? 먼지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