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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치마저고리 입어도 고궁 무료 입장

중앙일보 2019.06.26 11:20
관광객이 한복을 입고 경복궁 나들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광객이 한복을 입고 경복궁 나들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7월 1일부터는 남성이 치마저고리를 입거나 여성이 통이 넓은 한복 바지를 입는 등 자신의 성별이 아닌 한복을 착용한 경우에도 고궁 무료입장이 가능해진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국가인권위원회 권고 내용을 받아들여 상대 성별 한복을 착용해도 고궁과 조선왕릉 무료입장이 가능하도록 바꾼 ‘궁·능 한복착용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을 내달 1일부터 적용한다고 26일 밝혔다.
 
문화재청은 한복의 대중화·생활화·세계화·활성화를 위해 지난 2013년 10월부터 궁·능 한복착용자 무료관람을 시행하면서 고궁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전통 한복 착용을 유도하고자 무료관람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현행 한복관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남성은 남성 한복, 여성은 여성 한복 착용자만 무료관람 대상으로 인정한다. 상의와 하의를 모두 입어야 하며, 전통한복이든 생활한복이든 관계없다.
 
하지만 일부 민간단체가 상대 성별 한복을 입지 못하게 한 가이드라인은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반발했고,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는 생물학적 성별에 맞는 복장 착용이 오늘날에는 일반 규범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차별이라면서 지난 5월 문화재청에 개선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가이드라인 중 성별고정관념에 따른 남성적, 여성적 한복규정을 삭제했다. 새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한복 착용자 무료관람에 적용되는 복장은 상의(저고리)와 하의(치마, 바지)를 기본으로 한다. 다만 반드시 상의와 하의를 갖춰 입어야 하고 한복 종류는 상관없다는 규정은 바꾸지 않았다. 또 두루마기만 걸친 경우에는 무료입장을 허용하지 않고 과도한 노출은 금지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지난해 종로구가 이른바 ‘퓨전한복’ 착용자를 고궁 무료입장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지자체별로 한복 관련 규정이 다르다”며 “퓨전한복을 입은 사람은 계속해서 무료관람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모두가 일상 속에서 누구나 쉽게 문화유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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