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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배달 10대 뇌손상, 法은 이번에도 정년 65세로 계산했다

중앙일보 2019.06.26 06:00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 사고로 뇌손상을 당한 10대가 원래 받기로 했던 1억원대 배상액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이 “정년 65세를 기준으로 배상액을 늘리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앞서 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육체 노동자의 ‘일할 수 있는 나이(가동연한)’를 기존 60세에서 65세로 늘리면서 이같은 판결들이 쏟아지고 있다.
 
오토바이 타다가 신호위반 택시에 치여
[연합뉴스]

[연합뉴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교통사고로 뇌손상을 당한 김모씨와 부모가 가해차량 보험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1억 37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한 원심판결을 깨고 배상액을 다시 산정하라며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 2015년 8월, 18살이던 김씨는 김해시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다 택시와 충돌했다. 택시기사가 신호를 위반하고 좌회전을 하려던 게 사고의 원인이었다. 이 일로 김씨는 뇌손상과 심한 폐 손상을 입었다. 김씨와 부모는 택시 차량의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法 기준은 "정년까지 일했으면 얼마나 버나"
1ㆍ2심 모두 택시기사의 책임을 85%로 인정했다. 애초에 택시가 신호를 위반하지 않았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고 봤기 때문이다. 다만 “피해자인 김씨 역시 교통사고 당시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채 오토바이의 지정차로가 아닌 1차로를 통행해 피해가 커졌다”는 점을 고려했다.
 
 배상액은 총 1억 3700여만원에 이자를 추가한 것으로 정해졌다. 김씨가 만일 뇌손상을 입지 않고 정년 60세까지 정상적으로 일했다면 얻었을 소득인 ‘일실수입’을 토대로 산정한 결과다. 만 19세가 되는 나이까지는 김씨가 치킨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며 벌었던 월소득 18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했고, 성인 이후부터는 도시일용노임 단가를 기준으로 했다. 여기에 치료비와 위자료 등이 더해졌다.
 
일할 수 있는 나이, 이제 65세
대법원은 원심이 정년을 60세까지로 계산한 데 제동을 걸었다. 앞서 2월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65세로 늘렸기 때문이다. 김씨 뿐만 아니라 정년 60세를 기준으로 판결했던 수많은 사건이 줄지어 대법원에서 ‘퇴짜’를 맞고 있다. 지난 4월 대법원은 교통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의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배상액을 늘리라는 취지로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다.
 
다만 법원이 김씨가 평생 벌었을 모든 소득을 보험사가 배상해주도록 한 건 아니다. 피해자가 사망한 게 아니라 다치기만 했다면 계속 일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사고로 인해 취업에 지장이 있거나 돈을 더 적게 벌었을 거라 예측되는 만큼만 배상한다. 통상 병원에 입원해 있는 기간은 돈을 아예 벌지 못하므로 손해를 100%로 치지만, 이후에는 그 비율이 20~30%로 대폭 내려가는 식이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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