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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 치료약물 어떤가"···82세 백혈병 환자 살린 건 'AI 명의'

중앙일보 2019.06.26 06:00
인간과의 퀴즈쇼 대결서 압승해 세상을 놀라게 한 인공지능(AI) 왓슨. 이 왓슨을 바탕으로 IBM은 의료용 AI '왓슨 헬스'를 개발했다. 왓슨 헬스는 2015년 말부터 전 세계 의료기관에 하나둘 적용돼 현재 230곳 병원이 활용하고 있다. 그간 왓슨 헬스가 진료한 환자 수는 14만명에 달한다. 그간 IT업계와 의료업계에서는 'AI가 인간보다 뛰어나도 의료에 적용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같은 질병이라도 인종, 나라마다 양상이 다르고 의료체계와 진료 문화가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IBM 왓슨 헬스 개발 담당자 단독 인터뷰

의사로서 왓슨 헬스는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을까. 지난 18일 국내에서 열린 '제3회 인공지능 헬스케어 컨소시엄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IBM의 아르만도 아리스멘디 왓슨 헬스 부사장과 왓슨 헬스의 종양학·유전체학 분야를 맡은 제프 레너트 의료 책임자를 중앙일보가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이들은 구체적 수치를 들어 왓슨 헬스의 효용성을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AI, 의사 대체 아닌 의사 돕는 역할"
병원에서 왓슨 헬스의 역할은 뭔가, 의사를 대체하고 있나.
한국을 찾은 아르만도 아리스멘디 IBM 왓슨 헬스 부사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 IBM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한국IBM]

한국을 찾은 아르만도 아리스멘디 IBM 왓슨 헬스 부사장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 IBM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한국IBM]

"AI는 의사를 대신해 암을 진단하지 않는다. 의사가 환자와 상호작용하기 쉽도록 돕는 툴이다. 암 환자는 매년 늘고 있다. 연간 1800만명의 신규 암 환자가 생겨난다. 향후 10년간 암 치료 수요가 42% 증대될 전망이다. 의사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복잡한 질병을 일일이 진찰하고 치료하기는 불가하다. 환자가 많아지면서 소득이나 지역에 따라 암 치료에 차별이 나타나는 현상도 생겨나고 있다. AI 의사는 이런 차별이 없도록 '암 치료의 민주화' 시대를 열고 있다. "
"사람 의사가 2주 걸릴 희귀병, AI는 10분 만에 진단"
왓슨 헬스의 효용성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나.
"인도 마니팔 병원은 암 환자 치료 계획을 세울 때 각 분야의 전공의가 참여해 의견을 모으는 과정을 거친다. 여기에 왓슨 헬스가 참여한 뒤 치료법의 13.6%가 왓슨 헬스의 제안에 따라 바뀌었다. 진료 경험과 의료 지식이 축적된 전문의들이 의견을 바꾸는 일은 흔치 않다. 13.6%는 기존 의료계가 충격을 받을 만큼 놀라운 수치다."
진단 속도는 어떤가. 
"일본 도쿄대 병원에서 유전자 변이가 생긴 환자가 찾아왔다. 1000개 이상의 유전자 중 그녀의 질병이 어디에 해당하는지 찾기는 쉽지 않다. 사람 의사라면 2주가 걸렸을 이 환자의 희귀병 판정을 왓슨 헬스가 10분 만에 내렸다. 또 82세 급성 백혈병 환자의 경우 왓슨 헬스가 잘 알려지지 않은 최신 논문을 바탕으로, 의료진이 미처 몰랐던 치료 약물을 제안한 적 있다. 이 약물은 나중에 급성백혈병 치료제로 식약청의 인가를 받았다."
"AI 의사, 매일 쏟아지는 의학 정보 모두 공부" 
인공지능 의사의 강점은 무엇인가.
 "왓슨 헬스는 300종 이상의 의학저널, 200권 이상의 전문서적, 1500만쪽 이상의 의학 자료를 학습했다. 매일 쏟아지는 방대한 의학 데이터를 24시간 학습하고 있다. 의료진들은 자신이 경험한 환자 사례와 전문지식을 토대로 왓슨 헬스의 제안을 참고해 치료 계획을 세우면 치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IBM 왓슨 헬스의 종양학 및 유전체학 부문 제프 레너트 의료 책임자가 지난 1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한국IBM]

IBM 왓슨 헬스의 종양학 및 유전체학 부문 제프 레너트 의료 책임자가 지난 18일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한국IBM]

"한국인 3명 중 한 명은 암 위험, AI 의사 유용할 것" 
한국에서 왓슨 헬스의 활용도는 어떤가.
"길병원, 한림대 병원 등 11곳에서 사용 중이다. 한국의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한국인이 기대수명인 82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 36.2%로 나온다. 한국인 3명 중 한명은 잠재적 암 환자다. 치료 수요가 급증한다는 건 치료 소외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의료 및 헬스케어 분야 데이터가 2300엑사바이트(EB=2의60승 바이트) 분량으로 어마어마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AI가 의사와 함께 암과 싸울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박태희 기자 adonis5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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