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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에, 구찌 삼선…쿠팡에 짝퉁시계 550종 버젓이

중앙일보 2019.06.26 05:00 경제 3면 지면보기
쿠팡에 올라와있는 가품 시계는 약 550여개에 달한다. 자료: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쿠팡에 올라와있는 가품 시계는 약 550여개에 달한다. 자료: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까르*에 다이버위치, 구찌 삼선 남녀 커플시계.’

정품급·레플리카 표시 제품 판쳐
공정위 “정품 안 속이면 처벌 못해”
시계조합 “정식 수입사만 죽을 맛”
쿠팡 “위조 확인 땐 판매자 퇴출”

소셜 커머스 쿠팡에서 유통되는시계 제품명이다. 물론 까르띠에 진품이 아니다. ‘짝퉁’이다. 그런데도 소셜 커머스에서 버젓이 팔린다. 쿠팡에서 팔리는 짝퉁 시계만 550여 종에 달한다. 하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않는다. 현재 특허청의 짝퉁 단속은 제조·판매 업체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다. 또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위조품이 너무 많아 일일이 단속하기엔 어려운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정품'이라고 속여 판매하지 않는 이상 규제를 할 수 없다.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은 25일 “대형 인터넷 쇼핑몰 쿠팡에서 유명 시계의 짝퉁이 팔리고 있지만 허술한 법 때문에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짝퉁 판매로 건전한 소비시장이 심각하게 훼손돼 정직하게 제품 만들고 제값 주고 수입한 기업이 죽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시계협동조합 측은 "허위로 표시해서 판매한 것이 아니어서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에도 걸리지 않고, 상표권자가 대부분 유럽에 있어 짝퉁 판매업체를 상표법 위반으로 제재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짝퉁을 ‘정품급’, ‘레플리카’라고 표시해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가짜 제품이라고 인지할 수 있어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에 걸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시계협동조합은 25일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의 짝퉁 판매로 건전한 소비시장이 심각하게 훼손돼 정직하게 제품 만들고, 제값 주고 수입한 기업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시계협동조합은 25일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쿠팡의 짝퉁 판매로 건전한 소비시장이 심각하게 훼손돼 정직하게 제품 만들고, 제값 주고 수입한 기업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공정거래위원회 “짝퉁을 '정품'이라 속여 팔지 않으면 제재 불가능”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위조상품이 온라인에 유통되는 빈도도 증가하고 있다. 2018년 특허청에 제보된 위조상품 신고 5557건 가운데 온라인상의 위조상품 유통을 신고한 사례는 5426건으로 97.6%에 달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제품을 정품이라 홍보하고 팔지 않는 이상 처벌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특정 상표의 불법적인 사용행위에 대해서는 특허청에 일임하고 있다”며 “타 법령에서 이미 다루고 있기 때문에 중복으로 처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사업자가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공정위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특허청 “온라인 마켓에 쏟아지는 짝퉁들, 모두 다 관리하기 어려워”
 
상표권자가 유럽에 있어 진품 여부를 감정하는 동안 '짝퉁' 판매 업체가 자취를 감추는 경우도 많아 상표법 위반으로 제재하기도 쉽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특허청은 “신고자가 위조상품으로 의심된다고 제보하면 증거품을 상표권자나 그 대리인에게 보내서 제품의 진품 여부를 감정받는다”며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한국 지사 등이 대리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이 외엔 해외로 연락을 취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답변이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특허청은 소비자의 위조품 신고로 이를 적발해내기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직접 위장구매를 해 단속에 나서기도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짝퉁 제품을 모두 잡아낼 수 없다는 것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쿠팡과 같은 온라인 마켓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며 “온라인 마켓과 협조해 자정 노력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모니터링 팀을 꾸려 게시물을 수시로 확인하고, 온라인 마켓에서도 짝퉁 관련 이용 약관을 보강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시계협동조합이 제기한 짝퉁 시계 판매 사실은 일부 인정하면서도 회사 방침상 짝퉁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사전에 판매 물건을 검열하는 것이 아니라 적발까지의 시간이 걸리는 점이 한계다. 쿠팡 관계자는 "판매 중인 상품이 위조상품으로 확인되면 즉각적인 판매중지와 판매자를 쿠팡에서 퇴출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연수 기자 choi.yeonsu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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