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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0%대 물가 전망에도 이주열, 금리 인하 추가 신호 없었다

중앙일보 2019.06.25 16:17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국은행]

 금리 인하를 향한 추가 신호는 없었다. 
 

첫 물가안정목표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확대 해석에 제동
물가만으로 통화정책 판단 무리라고 강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5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황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며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확대 해석을 차단하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금리 인하 시기와 폭에 대한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에 제동을 걸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것은 물가에 대한 이 총재의 진단과 인식이다. 목표치를 밑도는 물가는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는 기본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 기준 2.0%다. 1~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6%에 불과했다. 목표치와 격차가 상당하다. 지난해 하반기(1.7%)와 비교해도 턱없이 낮다.

 
 이 총재는 “수요 측면의 물가 상승압력이 미약한 가운데 공급 측면과 정부 정책 측면에서 모두 당분간 하방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월 전망치(1.1%)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시사한 셈이다.

 
 전 세계 중앙은행의 공통된 책무는 물가 안정이다. 물가는 기업과 가계 등 경제 주체의 계획과 움직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물가가 오르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 구매력은 준다. 자산 가치가 오르고 채무자의 빚 부담도 적어진다. 반대로 물가가 내리면 기업과 가계는 투자와 소비를 미룬다. 생산과 투자가 줄고 경기가 나빠진다. 중앙은행이 돈 줄을 풀고 조이는 방식으로 물가를 조정하는 이유다.

 
 단순히 물가만 놓고 보면 금리를 내려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다. 특히 최근에는 설비 투자와 건설 투자가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내수 부진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  
 
 이는 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의 필요성에 무게가 실리는 까닭이다.

 
 하지만 상황은 간단치 않다. ‘무거워진 저금리’가 각국 중앙은행의 고민거리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수렁에 빠진 경제를 건져내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막대한 유동성을 쏟아부었지만 물가는 오르지 않았다. 세계 경제 통합과 기술의 진보, ‘아마존 효과’로 불리는 온라인 거래 확산도 물가를 떨어뜨리고 있다.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확대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 정부의 복지 정책도 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혔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으로 직접 제어하기 어려운 영역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은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큰 고민”이라며 “중앙은행이 과거에 비해 물가 움직임에 대응하기 점점 어려워지는 난관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한다. 이 총재가 “물가만 보고 (통화정책을) 하긴 어렵다”고 말한 이유다. 금리를 내려 돈 줄을 풀어도 물가는 오르지 않고 자산 가격 상승만 부추길 위험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이 총재는 “현재 우리나라의 저인플레이션 현상과 관련해 보더라도 적극적인 대응과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각각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들이 병존하고 있다”며 “물가 여건뿐만 아니라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상황변화에 따라 적절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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