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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나라 피트 위스키 축제, 연희동 카페서 만끽한 사연

중앙일보 2019.06.25 13:00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24)
 
매년 5월 말, 스코틀랜드 아일라(Islay) 섬에선 위스키 페스티벌이 열린다. 이 축제엔 특유의 스모키한 향을 담은 ‘피티드(peated) 위스키’를 좋아하는 전 세계 팬들이 모여든다.
 
아일라 섬 증류소들은 이 축제 기간에 ‘오픈 데이’를 개최하는데, 그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이 아드벡 증류소의 ‘아드벡 데이(Ardbeg Day)’다.
 
아드벡 증류소를 대표하는 4종의 위스키. 10년, AN OA, 우가달, 코리브레칸 [사진 MH CHAMPAGNES & WINES KOREA]

아드벡 증류소를 대표하는 4종의 위스키. 10년, AN OA, 우가달, 코리브레칸 [사진 MH CHAMPAGNES & WINES KOREA]

 
아드벡 데이는 2012년부터 아일라 섬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오스트리아, 독일, 일본, 네덜란드, 스위스, 이탈리아 등이다.
 
단순히 아드벡 위스키를 마시는 데 그치지 않고, 매년 주제를 정해 행사의 분위기를 정하고, 그에 맞춰 한정판 위스키를 발매한다.
 
올해의 주제는 ‘카니발’. 한국은 공식 아드벡 데이 주최국이 아니지만, 몇 년 전부터 한국의 아드벡 데이를 꿈꾼 사람들과 지난 6월 1일, ‘ARDBEG DAY 2019 IN KOREA’를 개최했다.

 
2019년 아드벡 데이 포스터. 테마는 '카니발' [사진 MH CHAMPAGNES & WINES KOREA]

2019년 아드벡 데이 포스터. 테마는 '카니발' [사진 MH CHAMPAGNES & WINES KOREA]

 
가장 먼저 준비한 건, 역시 술이었다. 한국에 출시되고 있는 10년, AN OA, 우가달, 코리브레칸은 쉽게 구할 수 있지만, 한정판은 구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주변의 위스키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강탈하기로 했다.
 
“아드벡 데이 열고 싶으니, 한 병 내놓으세요”
 
좋은 취지로 위스키를 달라니, 의외로 여러 사람이 위스키를 내줬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의 아드벡 데이 한정 보틀과 아드벡 퍼펙튬, 그리고 22년을 더해 총 9종의 위스키가 준비됐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아드벡 데이였지만, 전 세계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아드벡 라인업이 완성된 셈이다.
 
행사를 위해 준비한 9종의 아드벡 위스키. 왼쪽부터 코리브레칸, 우가달, AN OA, 퍼펙튬, 22년, 10년, 그루브, 켈피, 다크코브. [사진 김대영]

행사를 위해 준비한 9종의 아드벡 위스키. 왼쪽부터 코리브레칸, 우가달, AN OA, 퍼펙튬, 22년, 10년, 그루브, 켈피, 다크코브. [사진 김대영]

1시간에 세 잔씩 아드벡 위스키를 받아서 마시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김대영]

1시간에 세 잔씩 아드벡 위스키를 받아서 마시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김대영]

 
다음은 ‘카니발’이라는 올해 아드벡 데이 주제를 충실히 따르는 것. 장소 섭외를 고민하다 지인의 소개로 연희동의 ‘카페 공든’이란 곳을 선택했다.
 
약 30명이 너무 좁지 않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이고, 빈티지한 감성이 카니발 컨셉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올해 아드벡 데이 포스터를 출력해 카페 벽면과 창문에 붙여 분위기를 냈다.
 
위스키 마니아인 곽재문 씨의 협조로 잔, 코르크 마개, 아드벡 한정판 위스키 등, 각종 아드벡 상품을 곳곳에 배치했다. 또, 참석자들의 드레스코드를 ‘3색 이상 상의’로 정해, 화려한 옷을 입고 오도록 요청했다. 물론, 행사장의 배경음악은 레게 음악으로.

 
아드벡 데이 행사가 열린 연희동 카페 공든. 유리창에 아드벡 데이 포스터를 붙여 행사 분위기를 만들었다. [사진 김대영]

아드벡 데이 행사가 열린 연희동 카페 공든. 유리창에 아드벡 데이 포스터를 붙여 행사 분위기를 만들었다. [사진 김대영]

 곽재문 씨가 준비한 아드벡 한정판 위스키와 잔, 그리고 코르크 마개. [사진 김대영]

곽재문 씨가 준비한 아드벡 한정판 위스키와 잔, 그리고 코르크 마개. [사진 김대영]

 
해외 아드벡 데이 행사를 보면, 다 함께 축구를 한다든지, 볏짚 빨리 쌓기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한다. 그래서 우리도 뭘 할까 싶다가 ‘아드벡 백일장’을 준비했다.
 
정보연 작가의 도움으로 준비된 이벤트는 ‘아드벡’ 세 글자로 삼행시 짓기와 아드벡 그리기. 비상한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삼행시를 읽으며 웃고, 예쁘게 그려진 아드벡 관련 그림이 행사장의 벽면을 채워나갔다.
 
아드벡 데이를 위해 정보연 작가가 준비한 백일장 도구들. [사진 김대영]

아드벡 데이를 위해 정보연 작가가 준비한 백일장 도구들. [사진 김대영]

열심히 그린 그림은 벽에 붙여 스티커로 점수를 매겼다. [사진 김대영]

열심히 그린 그림은 벽에 붙여 스티커로 점수를 매겼다. [사진 김대영]

 
약 3시간에 걸친 행사는 9종의 아드벡 위스키와 함께 흥겹게 흘러갔다. 행사의 대미를 장식한 건, 2019년 아드벡 데이 한정 위스키, ‘아드벡 드럼(DRUM)’. 버번 오크통에서 숙성한 아드벡을 ‘카니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증류주, 럼을 숙성했던 오크통에서 추가 숙성한 위스키다.
 
고맙게도 참석자 중 한 분이, 아드벡 증류소에서밖에 살 수 없는 이 위스키를 베풀었다. 파인애플, 망고, 잘 익은 바나나 등 열대과일 풍미가 잘 녹아있는 위스키였다.

 
아드벡 데이 2019년 기념보틀, 아드벡 드럼. 아드벡 증류소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이다. 열대과일 향이 가득하다. [사진 김대영]

아드벡 데이 2019년 기념보틀, 아드벡 드럼. 아드벡 증류소에서만 살 수 있는 제품이다. 열대과일 향이 가득하다. [사진 김대영]

 
작은 시도지만, 이 행사의 시작이 언젠가 한국이 공식 아드벡 데이 주최국이 되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다가올 2020년 아드벡 데이에는 더 많은 사람과 위스키를 즐기고 싶다.
 
2019년 한국에서 열린 아드벡 데이를 함께 한 사람들. [사진 김대영]

2019년 한국에서 열린 아드벡 데이를 함께 한 사람들. [사진 김대영]

 
김대영 중앙일보 일본비즈팀 과장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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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김대영 중앙일보 일본비즈팀 과장 필진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 위스키 덕후이자 싱글몰트 위스키 블로거다. 위스키를 공부하기 위해 일본에서 살기도 했다. 위스키와 위스키 라벨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소재로 위스키에 대한 지식과 그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 등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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