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법농단’ 연루 법관, ‘檢 피의자 조서는 위헌’ 헌법소원

중앙일보 2019.06.24 18:09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뉴스1]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뉴스1]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돼 기소된 유해용(53) 전 대법원 수석 재판연구관(현 변호사)이 24일 “검찰의 피의자 진술 조서에 대해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지난 4일 법원에 낸 위헌법률심판제청이 기각되자 헌법재판소에 직접 제기한 것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유 전 연구관은 이날 헌재에 형사소송법 제200조(피의자의 출석 요구), 제312조 제1·2항(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인정요건)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냈다.  
 
형사소송법 제200조에 따르면 검찰은 수사에 필요한 경우 피의자의 출석을 요구해 진술을 들을 수 있다. 또 312조에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조서는 진술이 신빙할 수 있는 상태에서 행해진 사실이 증명되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련기사
이에 유 전 연구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형소법 제200조는 지나치게 막연하고 포괄적으로 규정해 피의자는 언제든지, 몇 번이든 검사가 부르면 조사에 응해야 하고 불응하면 수사에 협력하지 않았다고 해 체포나 구속 위협에 직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의자신문 제도와 그 결과물인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한 광범위한 증거능력 인정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결정적으로 제약한다”며 “헌법이 보장하는 진술거부권을 침해하고 자기부죄금지의 원칙과도 배치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 와서 피의자 조사를 위한 소환과정에서부터 포토라인 세우기, 언론을 통한 광범위한 피의사실공표 등 문제가 결부되고 있다”며 “피의자조사를 받은 것 자체로 이미 범죄자라는 인상을 심어주게 돼 무죄추정 원칙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심각한 문제점과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다면 헌재가 위헌심판제도로 바로 잡아야 한다”며 “변화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해 헌재도 이 문제를 원점에서 다시 심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유 전 연구관은 2014~2016년 대법원 수석·선임 재판연구관 재임 시절 검토한 재판연구관 검토보고서 및 의견서 등을 사건 수임 및 변론에 활용하기 위해 무단으로 들고나온 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이를 파기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 됐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