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방부, 목선 입항 당일 대책회의 시인…증폭되는 17일 브리핑 의혹

중앙일보 2019.06.24 17:34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 부두에 정박했다고 KBS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당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 [뉴스1]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 부두에 정박했다고 KBS가 18일 보도했다. 사진은 당시 삼척항 부두에 정박한 북한어선과 어민. [뉴스1]

 
국방부가 북한 소형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하던 15일 오전 합동참모본부 지하벙커에서 대책회의를 얼었다는 중앙일보 보도<24일자 1,2면>를 시인했다.
 
북한 목선의 입항했던 지난 15일 당일 국방부가 대책회의를 연 사실을 전한 중앙일보 6월 24일자 1면

북한 목선의 입항했던 지난 15일 당일 국방부가 대책회의를 연 사실을 전한 중앙일보 6월 24일자 1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4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15일 오전 지하벙커에서 대책회의 개최 여부에 대한 질문에 “맞다”고 대답했다. 당시 회의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참의장과 국방부ㆍ합참의 주요 직위자가 참가했다.
 
최 대변인은 ‘우리 군의 경계(태세에) 문제가 있었다는 인식을 가진 상태에서 (대책회의를) 열었나’고 묻자 “전반적인 상황을 다 봐야 하는 부분이니까 인식이 충분히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대책회의 때 기조와 이틀 후인 17일 첫 백그라운드 브리핑 때 발표 내용이 달라진 데 대한 문의에 대해선 “현재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서 조사 중”이라며 “조사가 끝나면 적절한 시점에 발표하겠다”고만 말했다.  
 
국방부가 15일 '대책회의' 개최 사실을 밝히면서 이틀 후인 17일 군이 백그라운드 브리핑에서 목선 입항의 구체적인 경위를 정확히 알리지 않은 이유를 놓고도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15일 대책회의에서 북한 목선이 삼척항에 접안했고, 이를 주민이 신고했다는 해경 상황보고서의 내용이 공유됐기 때문이다. 군은 이같은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17일 백브리핑에선 “북한 소형 목선 1척이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된 경위를 조사했다”며 '삼척항 인근'으로 발견 경위를 흐렸다. 17일 백브리핑 때는 현역 군인 신분인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이 현장에 자리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청와대와의 백브리핑 사전 조율 논란을 자초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어선 노크 귀순도 해경이 청와대에다 핫라인으로 보고했으면 그때 발표를 하고 강하게 조치를 했으면 되는 건데 국방부 장관하고 합참의장이 당일(15일)에 합참 벙커에서 회의하고 거기서부터 틀어진 것”이라면서 “이게 속이려고 하니까 안 되는 것”이라며 군을 비판했다.
 
일각에선 북한 민간 선박은 해양경찰 관할인 데 국방부가 군이 주도하는 방향으로 끌고 갔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15일 합참 지하벙커 대책회의에서 ‘남쪽으로 내려온 북한 민간 선박은 해양경찰의 관할이기 때문에 앞으로 해경이 북한 소형 목선 귀순 사건을 대처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19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지휘관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장관(정장 차림)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정 장관의 왼족이 박한기 합참의장. 장진영 기자

19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지휘관회의에서 정경두 국방부장관(정장 차림)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정 장관의 왼족이 박한기 합참의장. 장진영 기자

 
신원식 전 합참 차장은 “청와대를 비롯한 국방부와 합참이 입을 계속 다물고 있기 때문에 국민이 불안해하면서 정부 발표를 불신하고 있다”며 “당장 지난 22일 해경이 북한 어선을 퇴거한 사실에 대해서도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관련기사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