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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선 발주 쓸어 담았지만...조선업, 하반기 장담 못한다

중앙일보 2019.06.24 06:00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 LNG선이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고 있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쇄빙 LNG선이 얼음을 깨면서 운항하고 있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국내 조선 3사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LNG선 수주전에서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는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종 집중 현상과 중소형 조선소의 몰락으로 전반적인 경쟁력 약화가 우려돼서다.
 
23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 업체 클락슨리서치 분석 자료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달에만 전 세계 선박 발주량 106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34척) 중 64만CGT(16척)를 수주했다. 60%에 해당하는 점유율로 27만CGT(8척) 수주에 그친 중국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올해 1~5월 국내 조선업계는 72억 6000만 달러(약 8조 4000억원) 어치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전 세계 발주물량의 26.5%에 달한다.
 
국내 조선업계 수주전 선방은 선주들의 LNG선 발주량이 유지된 덕분이다. 지난 5개월 동안 전 세계 LNG선 발주량은 181만CGT(21척)로 전년(182만 CGT·21척)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조선업의 수주 현황이 LNG선에만 몰려 있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국내 조선 빅3 업체 중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곳은 없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각각 LNG선 5척을, 삼성중공업이 LNG선박 8척을 수주하는 등 LNG선 집중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LNG선 같은 경우 지난해와 같이 올해도 호황이지만 중국에서 많이 수주하는 벌크선(고체화물선)이나 탱커선(액체화물선) 등은 발주량 자체가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사진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사진 대우조선해양]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선종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으로 올해 발주량은 43만CGT(10척)에 그쳤다. 지난해(160만CGT)와 비교해 73% 줄었다. 벌크선 발주도 92만CGT(27척)에 머물러 지난해(188만CGT)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1만 2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이상 컨테이너선 발주량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90만CGT·16척)의 3분의 2 수준인 57만CGT(10척)에 불과했다.
 
LNG선 수주 쏠림 현상은 곧장 실적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LNG선 이외에 다양한 선박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올해 25억 달러(약 2조 9000억원)어치 선박을 수주해 목표인 159억 달러(약 18조 5000억원)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LNG선을 제외한 다른 배의 발주량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지난해 급격히 늘어난 발주량 때문에 올해 일종의 기고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며 "독일 등 전 세계에서 2만 TEU급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논의가 나오고 있는 등 크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 관계자는 "실제로 수주 선종 쏠림 현상에 대한 조선업계 내부의 우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LNG 선종에 치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내 조선업계 특성상 벌크·탱크선 등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조선사의 몰락이 LNG선 집중 현상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 세계 발주물량을 제대로 수주받고 건조하는 곳은 대형 3사와 그 그룹에 속해있는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조선정도 뿐 다른 곳은 수주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중형급 이하 조선업체 등이 정상적으로 조업을 못 하고 있다 보니 '빅3'이 주력으로 하는 선종(LNG선) 외에 다른 선종 수주가 떨어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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