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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ㆍ이국종? 한국당 인재영입 김칫국부터 마시나

중앙일보 2019.06.24 05:00
자유한국당은 ‘진국’ 인사를 영입할 수 있을까. 아니면 ‘김칫국’을 마신 걸까.
한국당의 인재영입 데이터베이스(DB)에 올라간 2000여명의 이름 중 박찬호 한국야구위원회(KBO) 국제홍보위원,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 ‘쏘카’ 이재웅 대표가 포함된 사실이 화제가 됐다. 이들은 어떻게 한국당의 인재영입 명단에 들어갔을까.
 
현역 시절의 박찬호 한국야구위원회(KBO) 국제홍보위원. [중앙포토]

현역 시절의 박찬호 한국야구위원회(KBO) 국제홍보위원. [중앙포토]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는 명단 작성에 앞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에게 각각 10명씩 추천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에 당 중앙여성위원회·중앙청년위원회 등의 추천과 홈페이지를 통한 공개 모집을 합쳐 모은 이름이 2000여개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이명수 의원은 “박찬호·이국종·이재웅도 이러한 경로를 통해 추천 명단에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센터장이 지난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응급환자의 범위에 관한 합리적 기준 재설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이야기를 듣고 있다. [뉴스1]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센터장이 지난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응급환자의 범위에 관한 합리적 기준 재설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이야기를 듣고 있다. [뉴스1]

 
 한국당 인재영입위는 최근 1차 회의를 거쳐 명단에 오른 2000명을 164명으로 추렸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여전히 자신의 이름이 명단에 오른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인재영입위는 이번 주부터 당사자를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통해 한국당에 합류할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박찬호·이국종·이재웅 등 실명이 거론된 영입 대상자도 이제 설득을 위한 접촉 중”이라고 했다. 영입 대상자의 합류 의사가 확인되는 대로 영입 발표를 해나갈 계획이다. 
 
한국당은 지금까지 알려진 유명 인사 외엔 군 장성·외교관·대학교수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접촉 중이다. 북한 선박의 입항 사건 같은 대북 문제를 다룰 군사·안보 전문가나,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맞설 원자력 분야 전문가 등이 대표적이다. 내년 총선보다는 문재인 정부와 여당에 대한 공세를 이어갈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즉시 전력감’을 찾겠다는 취지다. 이 의원은 “사회적으로 감동을 줄 만한 일생을 살아온 분이나,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명장도 영입하려고 한다. 영입이 결정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오는 9월까지는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명수 위원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재영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서 이명수 위원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한국당의 이런 ‘짝사랑’이 영입 대상자의 마음을 사로잡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적지 않다. 한국당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뒤 당의 회생을 맡길 비대위원장을 섭외할 때도 영입 대상자와 사전 협의 없이 명단을 유출해 당사자들에게서 불만을 들었다. 당시에도 이국종 교수를 비롯해 도올 김용옥 교수·이정미 전 헌법재판관·이회창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됐으나, 실제 영입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화제가 될 만한 영입 대상자의 실명이 미리 공개돼 ‘깜짝 발탁’의 효과는 적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영입 대상 인사들을 둘러싼 논란이 앞으로의 인재영입 작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의원도 “영입 대상자들에게 전화해 보면 ‘생각해 보겠다’고만 답한다”며 “대부분 본인의 이미지나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평가가 정치적으로 휩쓸릴 것을 걱정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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