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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도안 불패' 신화 깨졌다…이스탄불 시장 재선거서도 野후보 승리

중앙일보 2019.06.24 02:06
23일 열린 터키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에서 당선된 야당 공화인민당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 [AP=연합뉴스]

23일 열린 터키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에서 당선된 야당 공화인민당의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 [AP=연합뉴스]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 시장 자리를 두고 치러진 재선거에서도 야당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으로 불리는 이스탄불에서 25년 만에 비(非)에르도안 세력이 시장에 당선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향후 정치 행보에도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모을루 후보, 득표율 54.03%로 당선
'정치적 고향'에서 진 에르도안에 타격

23일(현지시간)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부터 터키 시내 각 선거구에서 시작된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 개표가 99.4% 진행된 상황에서 야당 공화인민당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득표율 54.03%를 얻어 집권 정의개발당의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45.09%)를 앞섰다고 보도했다.
 
앞서 3월 말 지방선거 때 득표율 차이 0.2%포인트보다 크게 벌어진 격차다. 이날 재선거의 투표율은 84.42%로 집계됐다.  
 
이날 이을드름 전 총리는 투표 종료 후 약 2시간 30분 만에 이마모을루 후보의 승리를 축하했다. “현재까지 개표 결과를 보면 경쟁자 에크렘 이마모을루가 앞서고 있다”며 “그에게 축하를 보내고 행운을 빈다” 면서다.
 
이마모을루 후보는 개표 결과가 전해진 후 연설에서 “이스탄불이 터키 민주주의 전통을 수호했다”며 “우리 대통령과 조화롭게 일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23일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 투표에 참여해 예를 표하고 있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EPA=연합뉴스]

23일 이스탄불 시장 재선거 투표에 참여해 예를 표하고 있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EPA=연합뉴스]

에르도안 대통령도 아닐 트위터를 통해 “비공식 결과로 볼 때 선거에서 이긴 이마모을루에게 축하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는 지난 5월 6일 터키 최고선거위원회가 3월 31일 이스탄불 시장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고 재투표를 결정하면서 이뤄졌다. 당시 선거서도 이마모을루 후보가 이을드름 전 총리를 누르고 당선되는 이변이 벌어졌다.  
 
정의개발당은 25년 만에 터키 최대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이스탄불 지방선거에서 패배하자 조작과 부정이 있었다며 재검표를 요구했지만 이마모을루의 승리가 확인되자 이번에는 선거 결과를 무효로 돌리고 재투표를 요구해 최고선거위원회의 승인을 받아냈다. 선거 결과에 불복해 재선거를 밀어붙인 여당으로선 오히려 더 큰 표 차로 야당에 자리를 내주게 된 것이라 정치적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이번 선거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책과 터키의 민주주의 대한 시험대로 평가돼온 만큼 에르도안의 향후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1994년 이스탄불 시장으로 정치를 시작한 에르도안은 과거 “이스탄불에서 지면 터키에서 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이스탄불 광역시장직은 에르도안이 주도하는 정당이 독식했다.
 
이번 이스탄불 시장에 출마한 여당의 이르드름 후보는 작년 대통령중심제 전환 이전까지 총리를 지낸 에르도안 정권의 ‘2인자’였다. 올해 3월 말 지방선거에서도 유세 기간 내내 이을드름 후보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전면에 나섰다.
23일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된 공화인민당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3일 이스탄불 시장에 당선된 공화인민당 에크렘 이마모을루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에르도안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정의개발당은 수도 앙카라와 최대도시 이스탄불의 광역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 해부터 터키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에르도안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 통신은 정의개발당 사정에 밝힌 언론인 무라트 옛킨을 인용해 “이마모을루의 승리는 AKP와 에르도안의 하락이 시작됐다는 신호로 해석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수연·이영희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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