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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타면제에 신공항 재검토까지…총선 앞둔 여권의 노골적인 PK 편애

중앙일보 2019.06.23 17:59
영남권 신공항 관련 합의문을 발표하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과 부울경 단체장. [사진 부산시]

영남권 신공항 관련 합의문을 발표하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과 부울경 단체장. [사진 부산시]

 
“김해공항 확장이 최적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2016년 6월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장 마리 슈발리에는 수석엔지니어는 영남권 신공항 입지에 대한 연구용역의 결과를 이렇게 발표했다. 신공항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의 골이 깊었던 PK(부산ㆍ울산ㆍ경남)와 TK(대구ㆍ경북)의 5개 지방자치단체장은 이 결과를 수용하고, 김해공항 확장을 추진하는 데 합의했다. 지역 간 유불리를 떠나 1년여의 연구 결과를 존중하자는 의미였다.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의 적정성에 대해 국무총리실에서 논의하기로 하고 그 결과에 따르기로 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20일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와 간담회를 연 뒤 이런 합의문을 발표했다. 5개 지자체장의 합의문은 3년 만에 3개 지자체장의 합의문으로 번복됐다. 신공항 문제의 이해당사자인 TK 지자체장은 간담회에 참석도 안 한 상태였다. 정부가 PK의 요구에 사실상 손을 들어준 것이다.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국무회의를 열어 의결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 대상에 서부경남KTX가 포함된 29일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입구에 이를 환영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국무회의를 열어 의결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사업 대상에 서부경남KTX가 포함된 29일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청 입구에 이를 환영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올해 들어 정부ㆍ여당의 ‘PK 편애’가 계속되고 있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이 그 시작이었다. 정부는 지난 1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로 24조 원대의 예타 면제 사업을 발표했는데, 부산 8000억원, 울산 1조2000억원, 경남 4조7000억원 규모였다. PK에만 6조7000억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 등 PK의 숙원 사업 대부분이 예타 면제 사업에 포함됐다.
 
민주당은 지자체와 예산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예산정책협의회도 지난 2월 전국 중 경남에서 가장 먼저 열었다. 이해찬 당 대표는 “공공기관 이전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면 각 시도와 협의해 판단하겠다”며 “지역 인재 채용 등에서 부산이 우수한 것으로 나왔는데 이런 사례를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 때문에 공공기관 이전 발표가 PK를 위한 여권의 정책의 클라이맥스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은 총선 전에 발표될 것이 유력한데, 당 내에서 “PK로 금융 공공기관을 이전해야 한다”는 발언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결과 대국민 보고회'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김정호 국회의원(앞줄 왼쪽부터) 등 참석자들이 구호제창을 하고 있다.[사진 부산시]

지난달 27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결과 대국민 보고회'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김정호 국회의원(앞줄 왼쪽부터) 등 참석자들이 구호제창을 하고 있다.[사진 부산시]

 
여권의 ‘PK 편애’ 전략을 펴는 것은 민주당의 전략 지역인 PK의 민심이 최근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해 6월 14일 PK의 민주당 지지율은 55%로 자유한국당(20%)을 압도적으로 앞섰다. 하지만 가장 최근 조사인 지난 18~20일 조사에선 민주당 34%, 한국당 28%로 격차가 좁혀졌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PK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현재 PK의 우리 당 의석수인 10석을 지키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볼 정도로 PK 상황이 우리 당에 유리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선 선거 전략상 한국당세가 강한 TK보단 PK에 더 힘을 쏟는 게 효과적이라고 보는 분위기도 있다.
 
하지만 여권의 이런 전략은 여당 내에서도 반발을 부르고 있다.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신공항 관련 새로운 합의에 대해 “합의 안 된 채로 국책사업을 밀어붙이면 그 갈등은 누가 감당하나. 여기(TK)는 다 포기해도 되냐”며 불만을 털어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와 당의 PK 관련 행보가 너무 부각되다 니 다른 지역은 그 역효과로 소외된다는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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