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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격 10분전 멈춘 트럼프, 볼턴 겨냥 “전쟁광들 역겹다”

중앙일보 2019.06.23 14:11
"24일 대규모 추가 제재…군사옵션 항상 테이블 위에" 경고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3일 백악관에서 군 지도부와 회의 모습.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오른쪽)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가안보회의(NSC) 주요 멤버 가운데 경질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인사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3일 백악관에서 군 지도부와 회의 모습.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오른쪽)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국가안보회의(NSC) 주요 멤버 가운데 경질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인사다.[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이란을 보복 공격할 경우 150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보고에 대해 “조지프 던포드 합참의장이 했다”고 공개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이란이 미군 무인정찰기를 격추한 데 대해 보복을 지시했다가 막판에 취소했다. 당시 미국이 보복 공격을 하면 150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를 받고 나서였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선 “나는 중동ㆍ이라크전에 대한 태도에 매우 반대했다”고 했다. 또 강경파들을 향해 사석에서 “이 사람들은 우리를 전쟁으로 몰아넣길 원하는 데 정말 역겹다”고 비난하기도 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상대로 24일 대규모 추가 제재를 예고하며 “군사옵션은 항상 테이블 위에 있다”고 경고하는 동시에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며 협상을 제안했다.

"던포드가 150명 사망 보고, 휼륭한 장군,
볼턴 분명한 매파, 난 중동·이라크전 반대"
"이란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핵 협상 제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캠프 데이비드 별장을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0일 이란의 미군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A) 격추에 대한 미국의 보복 공격에 앞서 150명 사망 추정치를 보고한 사람이 던포드 합참의장이라며 “그와 장시간 대화를 나눴고 그는 훌륭한 신사”라고 칭찬했다. 그가 공격을 반대하는 편에 섰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며 “그는 일을 아주 잘하고 있고 멋진 남자이며 훌륭한 장군”이라고 거듭 말했다.
볼턴 보좌관에 대해선 “그는 매파이고 대개 강경한 입장”이라며 “나에겐 균형을 맞추는 반대편 사람들이 있고 궁극적으로 내가 결정을 내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의 중동ㆍ이라크전에 대한 태도에 아주 반대했고 내가 옳았다는 게 입증됐지만, 그것엔 영원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기자회견 도중 새라 샌더스 대변인 뒤에서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겨 있다.[AP=연합뉴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기자회견 도중 새라 샌더스 대변인 뒤에서 고개를 숙인 채 생각에 잠겨 있다.[AP=연합뉴스]

볼턴 등 강경파가 즉각 대이란 보복 공격을 주장한 가운데 던포드 합참의장이 이란의 무인기 격추에 이란 측에 150명 사망을 초래하는 보복 공격은 “비례적이지 않다”고 반대하자 결국 공격 10분 전 트럼프가 공격 중단 결정을 내렸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공격을 중단한 이유를 설명한 것처럼 이날도 “모두 나를 전쟁광이라고 했다가 지금은 비둘기라고 하지만 둘 다 아니다”며 “나는 상식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인 드론 격추에 우리는 150명을 죽이는 구상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했다. “나도 뉴욕에 훌륭한 이란인 친구들이 아주 많다”며 “절대 필요한 일이 아니라면 누구든 150명을 죽이고 싶진 않다”고 덧붙였다.
"더 이상 전쟁 필요치 않아" 재선 악영향 우려도 
WSJ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자신의 측근들과 사적 대화에서 공격 취소에 관해 설명하며 행정부 내 강경파를 겨냥해 “이 사람들은 우리를 전쟁으로 몰아가길 원한다”며 “정말 역겹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우리에겐 더 이상의 전쟁이 필요하지 않다”고 단언하기도 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대당 1억3000만 달러(약 1500억원)인 글로벌 호크를 격추한 데 대해 아까워하면서도 “비용 손실보다는 잠재적 사상자의 숫자가 미국의 유권자들에 반향이 더 클 것”이라고 했다고도 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을 만나서는 “이란 지도부가 나쁘게 행동한다면, 아주, 아주 끔찍한 날(a very, very bad day)이 올 것”이라며 “군사 옵션은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항상 테이블 위에 있다”라고도 경고도 했다.
그는 캠프 데이비드에 도착한 뒤 트위터에도 “이란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며 “끔찍한 오바마 계획에선 단 몇 년 만에 핵에 도달했을 것이며, 기존 검증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월요일(24일) 중대한 대이란 추가 제재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 언론들은 추가 제재는 이란의 미사일 프로그램과 중동지역 테러조직에 대한 돈줄을 차단하는 금융제재가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이란 지도부를 향해 “나는 조만간 이란의 제재를 해제하는 날이 오고, 그들이 다시 생산적이고 번영된 나라가 되길 고대한다”며 협상도 제안했다. “우리는 핵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며 “그들이 원하기만 하면 매우 빨리 합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대선 슬로건을 인용하면서 “이란이 다시 부유하고 번영한 나라가 되길 원한다면 ‘이란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Let’s make Iran great again)”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트위터에 글로벌호크의 전체 이동 경로와 격추지점(이란 영해)을 표시한 지도를 공개하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란이 허위 정보를 흘린다"며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美 사이버 보복, 유조선 공격 이란 정보조직 전산망 마비  
한편 미국과 이란이 지난주 사이버 공격을 주고받았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미 사이버사령부(USCC)는 이란의 무인기 격추 다음 날 21일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이란 정보조직에 대한 사이버 보복 공격을 벌였다고 뉴욕타임스ㆍCNN 등은 보도했다. 이번 공격은 지난 13일 오만 앞바다에서 노르웨이ㆍ일본의 유조선 두 척을 공격하는 데 관여한 이란 정보조직의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대한 공격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번 공격은 지난해 중간선거 직후 러시아 인터넷연구소의 전산망을 다운시켰던 것처럼 이란 정보조직의 전산망을 잠시 오프라인 상태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란도 지난주 미국의 에너지 부문 민간 기업들과 정부 기관을 상대로 자료와 금전 절도와 물론 전산망 마비를 노린 사이버 해킹공격을 벌였다며 미 국토안보부가 경보를 발령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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