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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술ㆍ혼술 바람에 안주 간편식이 웃었다

중앙일보 2019.06.23 11:49
 
한 고객이 피콕포차 제품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 이마트]

한 고객이 피콕포차 제품을 고르고 있는 모습. [사진 이마트]

 
#.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박성근(39)씨 집 냉동실엔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먹을 수 있는 막창 구이와 뼈 없는닭발 구이 간편식이 떨어지는 날이 없다. 맞벌이하는 아내의 눈치를 보지 않고 평화로운 ‘혼술’을 위해 그는 매주 본인이 먹을 안줏거리를 미리 쇼핑하는 습관이 생겼다. 박씨는 “계란이나 우유가 떨어지는 날은 있어도 냉동 막창 등 안주 간편식은 쟁여둔다”라며 “주 52시간 근무 등의 영향으로 퇴근이 빨라지면서 집에서 혼술하는 빈도가 늘었다. 그래서 간편식 안주가 필수품이 됐다”고 했다.
 
#. 홈술은 ‘집(home)에서 술을 마신다’, 혼술은 ‘혼자 술을 마신다’는 뜻의 신조어다. 집 밖에서 외식하며 술을 즐겼던 과거와 달리 집에서 편안하게 술을 마시는 사람이 늘면서 생겨난 말이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개인의 여가가 늘어나고, 회식과 같은 기업 문화가 유연해진 데다가 경기 불황으로 인해 저렴하고 실속있는 소비를 하려는 트렌드가 결합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국내 가구 주류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구의 연간 술 구매량은 2017년과 비교해 17% 상승했다. 지난해 국내 가구의 연간 주류 구매액은 한 가구당 8만45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또 가구당 연간 구매량은 전년 대비 13.9% 늘어난 21.5ℓ를 기록했다.
 
이렇게 홈술ㆍ혼술 문화가 확산하면서 안주 간편식 시장도 커지고 있다. 주류 소비 트렌드 변화로 과거 ‘끼니’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가정 간편식(HMR) 시장이 성장 잠재력을 갖춘 ‘안주’로 이동하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이마트 내 안주 간편식(냉동) 매출은 2017년 대비 110% 증가했다.
 
편의점 GS25에서 안주 간편식을 고른 고객이 결제하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편의점 GS25에서 안주 간편식을 고른 고객이 결제하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GS리테일 데이터지원팀이 올 1~5월 GS25의 안주류 매출을 분석한 결과 대표적 술안주인 마른 안주류(마른오징어ㆍ육포 등)의 매출이 전년 동기간 대비 1.2% 증가하는 동안 삼겹살 구이, 껍데기와 같은 안주 간편식 매출은 23.8% 늘었다.  
 
청정원이 2016년 처음 선보인 가정간편식 안주 전문 브랜드 ‘안주야’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판매량 1500만개를 돌파하기도 했다.  
 
안주 간편식 메뉴도 다양해지고 있다. 매콤한 맛의 막창을 비롯해 닭발, 닭근위(모래집), 돼지껍질 볶음 등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친숙하게 접할 수 있던 식재료를 활용한 안주 메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 메뉴는 가정에서 흔히 조리하지 않는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피콕포차가 선 보인 즉석식 안주류인 돼지불막창. [사진 이마트]

피콕포차가 선 보인 즉석식 안주류인 돼지불막창. [사진 이마트]

이마트의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는 지난해 9월 포장마차 인기 안주메뉴를 냉동 간편식으로 재해석한 안주 전문 브랜드 ‘피콕포차’를 론칭했다. 피콕포차가 선보인 훈제막창과 돼지불막창, 소불막창 시리즈는 출시 한 달 만에 6000개가량의 판매고를 올렸다. 
 
GS25는 삼겹살을 집에서 구워 먹을 경우 냄새나 연기, 뒤처리가 쉽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올 1월 나 혼자 삼겹살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와 동시에 안주류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편의점 GS25의 즉석식 안주류 나 혼자 시리즈. [사진 GS리테일]

편의점 GS25의 즉석식 안주류 나 혼자 시리즈. [사진 GS리테일]

 
냉동 간편식은 전자레인지로 데우거나 에어프라이어에 넣어 조리만 하면 식당에서 먹는 것과 비슷한 맛을 낸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요리에 서툰 1~2인 가구는 물론 요리할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가구 등에 두루 인기를 끌고 있다.  
 
전선미 피콕포차 바이어는 “늘어나는 홈술족과 1인 가구의 수요 공략을 위해 퇴근길 한 잔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포장마차 안주 메뉴를 간편식으로 적극 확대 개발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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