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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지금이 갈아탈 때…고정 VS 변동금리 선택은?

중앙일보 2019.06.23 10:00
은행권 혼합형(5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달 들어 크게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갈아탈까 말까. 고민된다면 세가지를 따져봐야 한다. 금리차이, 중도상환수수료, 그리고 남은 대출 기간이다. [뉴스1]

은행권 혼합형(5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달 들어 크게 떨어졌다. 주택담보대출, 갈아탈까 말까. 고민된다면 세가지를 따져봐야 한다. 금리차이, 중도상환수수료, 그리고 남은 대출 기간이다. [뉴스1]

 
금리 인상에서 금리 인하로. 금융시장이 급격한 유턴을 진행 중이다. 금융소비자는 ‘빚테크’ 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시기다. 특히 연 3%대 고정금리로 이미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계산기를 빨리 두드려 봐야 한다. 은행권 고정금리 대출 금리는 이미 3년 전 역대 최저수준에 근접했다. 대출자 유형별로 대출 전략을 알아봤다. 
 
1년 전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면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조건 갈아타는 게 이익이다. 1년 전 국민은행의 혼합형(5년 고정, 이후 변동) 최저금리는 3.66%. 지금(최저 2.48%)과 비교해 1.18%포인트나 차이 난다.  
 
3억원을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분할로 대출받은 경우를 예로 들자. 2018년 6월 혼합형 최저금리로 대출을 받은 사람은 3.66% 고정금리가 유지되는 초기 5년간 내야 할 이자 총액이 5227만원에 달한다(매월 원리금 137만원 상환). 그가 1년 만에 2.48%짜리 혼합형으로 갈아탄다면(새 대출 만기 29년) 초기 5년 이자비용은 1449만원 줄어든 3778만원이 된다(2~5년 차 월 원리금 상환액 119만원). 연평균 483만원 이익인 셈이다. 중도상환수수료(294만원)와 추가 부대비용(20만원 안팎)이 들지만, 충분히 갈아탈 만 하다.   
 
혼합형을 2년 뒤 조기 상환할 계획이라면
양재혁 KEB하나은행 강남파이낸스 PB 센터지점 부장은 “대출 갈아타기를 결정할 때 세 가지를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바로 금리 차이, 중도상환수수료, 대출 잔존 기간이다.  
 
드물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조기 상환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대출을 금세 갚을 거면 굳이 중도상환수수료를 물면서까지 갈아탈 필요 없다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금리 차이가 1%포인트가 넘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위와 똑같은 조건으로 1년 전 대출받은 사람이 만약 만기(30년)를 다 채우지 않고 3년 만에 갚는 경우를 따져보자. 만 3년이 지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아예 없다. 따라서 기존 대출을 유지하고 3년 치 이자(총 3203만원)를 내고 대출을 갚는 방법이 있다.  
 
만약 이번에 2.48% 혼합형으로 갈아탄 뒤, 2년 뒤에 중도상환을 한다면? 갈아탈 때와 마지막 갚을 때, 두 번이나 중도상환수수료를 물어야 하지만 (부대비용 포함 약 450만원 소요) 이자비용 감소분이 779만원이다. 이 정도면 번거롭더라도 은행을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다.
 
2년 전 3%대 초반 고정금리 대출자라면
2017년 6월 중순 국민은행 혼합형 최저금리는 3.2%였다. 2년 전 대출자(3억원,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분할상환)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물더라도 대출을 갈아타는 게 현명할까. 금리 차이 0.72%포인트, 중도상환수수료 149만원. 이런 조건에선 ‘무조건’ 갈아타는 게 유리하진 않다. 관건은 남은 대출 기간이다.
 
장기간 대출을 유지할 생각이라면 갈아타는 것이 정답이다. 3.2%짜리 혼합형 대출자는 초기 5년(고정금리 기간)간 총 4553만원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월 원리금 상환액 130만원). 그가 2년 만에 2.48%짜리로 갈아탄다면 초기 5년 부담 이자는 3944만원(3~5년 차 월 상환액 119만원)으로 609만원 줄어든다. 당장 부대비용(중도상환수수료 등)이 160만원 이상 든다고 해도 길게 보면 이익이다.
 
다만 2년 전 대출자는 자신의 담보인정비율(LTV)이 얼마인지 따져봐야 한다. 2017년 8·2 부동산 대책으로 투기지역의 담보인정비율 상한이 60%에서 40%로 떨어졌다. 만약 기존 대출 LTV가 높았다면, 갈아탈 때 생각만큼 대출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물론 2년 사이 집값이 크게 뛰었다면 규제 강화 영향이 없을 수 있다. 예컨대 2년 전 5억 원짜리 집을 담보로 3억원(LTV 60%)을 대출받았는데, 그 사이 집값이 7억5000만원으로 뛰었다면 대출한도는 여전히 3억원(LTV 40%)이다.
 
똑같이 2년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도, 1년 뒤에 조기 상환할 계획이라면 갈아타지 말고 기존 대출을 유지하는 게 더 낫다. 갈아타서 아낄 수 있는 이자비용이 206만원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기존 변동금리 대출자나 신규 대출자라면
지금까지 기존 고정금리 대출자의 사례를 살펴봤다. 변동금리 대출은 1년 전에도 은행권 최저금리가 2%대 후반(농협은행 2.79%)이었다. 1년간 코픽스가 0.03%포인트 올랐지만(신규 취급액 기준) 여전히 2%대 양호한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변동금리가 떨어질 것을 고려하면 굳이 중도상환수수료를 내면서까지 갈아탈 이유가 없다. 
 
신규대출자나 갈아타는 대출자 모두 고정금리(혼합형)냐, 변동금리냐는 선택은 남아있다. 그동안은 ‘금리 인하기=변동금리’가 공식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4~0.5%포인트나 싼 이례적 역전현상이 벌어져서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2차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이 올 8월과 내년 상반기, 2차례 기준금리를 내릴 거라는 게 대체적 의견”이라며 “내년 말까지 3차례 인하 가능성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정 vs. 변동 시뮬레이션해보니
이를 반영해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대출의 이자비용을 예상해봤다(3억원, 30년 만기, 원리금 균등분할상환). 한은이 올 8월과 내년 4월 기준금리를 0.25%씩 2차례 내리고 그게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에 모두 반영되는 시나리오다. 20일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를 기준으로 삼았다. 고정금리가 2.48%(국민·농협은행), 변동금리가 2.83%(농협은행)로 0.35%포인트 차이다.  
 
그 결과 앞으로 1, 2년간 이자비용만 따지면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고정금리형이 더 유리했다. 1년 치 이자비용은 67만원, 2년으로 늘려도 24만원 고정금리형이 더 낮았다. 그런데 3년으로 잡으면 상황이 역전된다. 변동금리형 대출이 총 이자비용 면에서 소폭(18만원)이나마 유리했다.
 
물론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10년 이상, 30년까지 장기로 빌리는 돈이다. 내년 이후 금리정책은 누구도 자신 있게 내다볼 수 없다. 앞으로 초저금리 시대가 얼마나 장기간 이어질지, 투자자 본인이 예측하고 선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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