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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생명 선택한 미혼모를 지지합니다”

중앙선데이 2019.06.22 00:21 641호 10면 지면보기
미혼모 가정 지원에 100억원을 기부한 애터미 박한길 회장(왼쪽)의 기부금 전달식이 지난 18일 서울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애터미 박한길 회장·도경희 대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연순 사무총장·예종석 회장. [박종근 기자]

미혼모 가정 지원에 100억원을 기부한 애터미 박한길 회장(왼쪽)의 기부금 전달식이 지난 18일 서울 정동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애터미 박한길 회장·도경희 대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김연순 사무총장·예종석 회장. [박종근 기자]

지난 18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에서 중견기업 기부 사상 역대 최고액이 탄생했다. 글로벌 유통기업 애터미가 미혼모를 돕는 데에 써달라며 100억원을 기부한 것. 기부금은 ‘생소맘-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맘(MOM)’이라는 사업으로 미혼모 통합지원에 쓰이게 된다.
 

‘애터미’ 박한길 회장, 아내 도경희씨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억 지원
“중견기업 기부 중 역대 최대 금액”

이날 기부금 전달식에서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미혼모는 소중한 생명을 선택했다는 것 때문에 청년기를 희생하는 커다란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우리가 준비한 ‘생소맘’ 기금은 생명을 선택한 그들에 대한 지지”라고 밝혔다. 또 “그들이 꿈과 목표를 가지고 사회일원으로 성장하는 데 애터미의 기부가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달식에는 아내 도경희씨도 함께 참석했다. 이들 부부가 미혼모 지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년 전 아내 도씨가 미혼모의 어려운 삶을 다룬 기사를 읽고부터다. 부부는 미혼모 생활 지원과 직업교육을 돕기 위해 2017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개인 돈 1억6750만원을 모금회와 미혼모 지원 단체에 기부했다. 박 회장은 “이번 기부도 아내가 강력하게 제안해서 결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2009년 애터미를 창업해 10년 만에 국내외에서 연 매출 1조1000억원 이상을 올리는 기업으로 키웠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을 거치지 않고 판매원들이 직접 소비자에게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직접판매 방식의 유통기업이다. ‘명품 수준의 품질을 지닌 제품을 대형마트 수준의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게 애터미의 기본 전략이다. 해외에서도 성장을 거듭해 현재 미국·일본·캐나다·대만·싱가포르·캄보디아·필리핀·말레이시아·멕시코·태국·인도네시아·호주·러시아 등 13개국에 진출했다.
 
박 회장은 창업 직후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학생에게 사비를 쥐여준 것을 시작해 100만원, 1000만원씩 기부금을 늘려왔다. 지금까지 누적기부금은 107억원에 달한다. 애터미 차원의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해 2014년부터 임직원들이 사랑의 열매 착한 일터 기부프로그램에 가입하고 있으며, 교육사업과 무료 개안수술 등의 나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사랑 나눔 달리기 ‘애터미 런’을 개최해 현장에서 모인 성금 5억원을 저소득 소외계층과 장애인 시설을 지원하는 데 내놓기도 했다.
 
이번 기부금은 사랑의 열매가 기획해 운영 중인 한국형 기부자조언기금(KDAF, Korea Donor Advised Fund) 4호 기금으로 운영된다. 기부자조언기금(DAF)은 현금, 주식 등을 펀드에 맡겨 운용수익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미국 등 기부 선진국에서 활성화됐다. 박 회장은 “당초 재단 설립을 준비했지만 재단 운영비용을 줄여 보다 많은 대상자를 지원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한국형 기부자조언기금에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랑의 열매 기부자조언기금 1호는 ‘배달의 민족’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다.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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