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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속에 서는 걸까, 줄 위에 서는 걸까…언어는 문화의 거울

중앙선데이 2019.06.22 00:20 641호 28면 지면보기
김환영의 영어 이야기
문화 관련 표제어 1만개 수록한 『옥스퍼드 영미 문화 가이드』

문화 관련 표제어 1만개 수록한 『옥스퍼드 영미 문화 가이드』

‘문화가 언어요, 언어가 문화다’라는 명제가 있는가 하면, 문화는 읽기·듣기·말하기·쓰기에 대해 5번째 언어 스킬(skill)이라는 주장도 있다.
 

외국어 학습도 ‘아는 만큼’ 보여
문화지식 없이 고급영어 힘들어

문화란 무엇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은 이렇게 정의한다.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 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한다.”
 
문화의 종류는 다양하다. 우선 생활문화가 있다. 예컨대 줄서기 문화가 발달한 미국인들은 앞사람이 줄을 선건지 아닌지 헷갈릴 때 “Are you in line?(줄 서신 건가요)”라고 묻는다. (미국 북동부지역에서는 ‘in’ 대신 ‘on’을 써서 “Are you on line?”이라고 묻는다.)
 
‘정치적 올바름’이 생활문화, 언어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How old are you?(몇 살입니까)”라고 묻는 것은 실례다. 면접 등 어떤 경우에는 불법이다. “What do you do for a living?(직업이 무엇입니까)”라고 묻는 것도 일부 영어권 사람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영어권 사람들이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인적사항이나 감정 노출을 꺼린다.
 
‘인문학적 문화’에 대한 지식도 영어 학습에 필수다. 인문 지식이 부족하면 고급 대화나 독서 자체가 불가능하다. 영국과 미국의 역사·전통·음식·음악·음식 등을 1만 표제어로 다룬 『Oxford Guide to British and American Culture(옥스퍼드 영미 문화 가이드)』(2015)는 영미 문사철 문화를 차원을 사전 형식으로 정리했다.
 
문사철 지식이 부족하면 읽기·듣기에 문제가 생긴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예컨대 나토(NATO) 창설, 한국전쟁 등에 깊이 관여한 애치슨(Dean Acheson, 1893~1971)에 대해 모르면 글이나 말에 애치슨이 등장할 때 궁금해질 수 있다. 애치슨에 대해 ‘전 국무장관(former Secretary of State)’이라고 알려주는 글도 있지만, 많은 경우 독자가 애치슨에 대해 안다고 가정한다.
 
바이런 경(Lord Byron, 1788~1824)에 대해서는 ‘English romantic poet Lord Byron(영국 낭만파 시인 바이런 경)’ ‘the 19th century romantic poet Lord Byron(19세기 낭만파 시인 바이런 경)’이라는 식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런 설명도 없는 경우도 많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영어 등 외국어 학습에도 통용된다. 애치슨이나 바이런을 알아야 할 이유다.
 
김환영 대기자 / 중앙콘텐트랩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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