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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자사고 지정 취소 제동?…교육부 어떤 선택도 반발 거셀 듯

중앙일보 2019.06.21 19:44
상산고등학교의 자립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날인 20일 전북 전주시 전라북도교육청 입구에 '지키자 상산!'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시스]

상산고등학교의 자립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결과 발표날인 20일 전북 전주시 전라북도교육청 입구에 '지키자 상산!'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시스]

자사고인 상산고·안산동산고가 교육당국의 재지정평가에서 기준점수에 미달해 지정취소 절차를 진행 중인 가운데, 청와대가 교육부의 결정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가 최종적으로 교육감 결정에 동의해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이 현실화될 경우 청와대가 ‘부동의’ 권한을 행사하도록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교육부가 상산고의 지정취소를 협의하는 과정에서 ‘부동의’(不同意) 권한을 행사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교육부가 청와대 의견을 수용하면 상산고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자사고의 지정취소 최종 권한은 교육부에 있다”며 “교육부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심의해 동의 여부 권한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21일 오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받은 전북 전주 상산고등학교 정문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받은 전북 전주 상산고등학교 정문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데는 전북교육청의 재지정 평가가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게 영향을 끼쳤다. 전북교육청은 상산고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다른 시도교육청보다 재지정 합격선을 10점 더 높게 설정했다. 상산고는 재지정평가에서 최종 79.61점을 받았는데, 이 점수는 전북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점수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다른 지역에서 70점 받은 자사고는 유지되는데 상산고는 그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도 자사고 지위를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또 전북교육청의 사회통합전형 기준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김대중 정부에서 자립형사립고로 출범한 상산고·민사고·현대청운고·포항제철고·광양제철고는 사회통합전형이 의무사항이 아니다. 상산고는 2008년부터 자발적으로 3%씩을 선발해왔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이 평가를 앞두고 10% 기준을 적용해 최대 14점까지 감점받을 수 있게 했다는 게 학교 측 주장이다.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금호초에서 교육부 학교시설 복합화 우수사례 현장 방문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교시설 복합화 활성화 방안'간담회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오전 서울 중구 금호초에서 교육부 학교시설 복합화 우수사례 현장 방문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교시설 복합화 활성화 방안'간담회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도교육청의 재지정평가가 마무리된 상산고와 안산동산고의 운명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손에 달려 있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교육감이 5년마다 자사고를 평가해 기준 점수에 미달하면 일반고로 전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최종적으로 교육부 장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재 상황에서는 교육부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교육부 장관이 청와대 권고에 따라 교육감의 지정취소 결정에 동의하지 않으면 상산고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된다. 이럴 경우 자사고 폐지를 추진하는 진보성향 교육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또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자사고 폐지’ 정책도 동력을 잃게 된다.
 
반면 유은혜 장관이 전북교육청의 결정에 동의하면 자사고 측과 소송전이 불거질 수 있다. 
현재 자사고들은 지정 취소될 경우 행정소송 등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전북교육청의 평가는 형평성, 공정성, 적법성 모두 어긋나기 때문에 이를 전면 거부한다”며 “교육부도 같은 결정을 내린다면 행정소송과 가처분신청 등 가능한 법적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초 평가결과가 나오는 서울지역 자사고들도 “수용할 수 없는 결과 나오면 즉각 가처분 신청 및 행정소송, 평가 과정에 대한 감사원 감사 요청하겠다”고 예고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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