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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피고인 된 재판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려

중앙일보 2019.06.21 17:16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사단법인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가 법원 출석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사단법인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가 법원 출석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25 전쟁 당시 북한으로 끌려가 강제 노역을 하고 탈북한 국내 국군포로 2명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민사 소송이 소 제기 3년 만에 처음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부장 김도현)은 6·25 전쟁 때 국군포로로 잡혀 가 북한에서 강제 노역을 당한 노모(90)씨와 한모(85)씨 2명이 김정은 위원장을 상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고 강제노동을 하는 인권을 유린당했다”며 낸 소송의 첫 변론준비기일을 21일 열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5층 조정실에서 열린 변론준비기일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변론준비기일에는 변론에 앞서 소송 당사자들이 재판을 시작하기 전에 청구취지나 변론방향, 쟁점을 정리한다. 재판장은 이날 변호사에게 재판에 필요한 쟁점을 더욱 연구해오라고 주문하면서 15분 만에 끝났다. 구체적인 쟁점 등은 민감한 사안이라 외부로 알리지 말 것을 당부했다. 다음 재판은 8월 23일 오후 3시에 열릴 예정이다.   
 
6·25 때 북한으로 끌려가 강제 노역을 하고 탈북한 국내 국군포로(오른쪽)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및 김정은 상대로 손배소 1회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6·25 때 북한으로 끌려가 강제 노역을 하고 탈북한 국내 국군포로(오른쪽)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및 김정은 상대로 손배소 1회 변론준비기일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노씨와 한씨는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북한군에 잡혀 포로가 됐다. 이들은 1953년 정전(停戰) 뒤에도 한국으로 송환되지 못했다. 1953년부터 3년간 북한 내무성 건설대 1709 부대 소속으로 평안남도 강동군의 탄광에서 일했다. 노씨는 2001년에, 한씨는 2000년에 탈북했다.
  
2016년 10월 노씨와 한씨는 해당 기간 일하며 받지 못한 임금과 육체적·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등 3억 3697만원 상당의 소송을 제기했다. 박선영 동국대 교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단법인 물망초 국군포로송환위원회를 통해서다.
 
소송은 소장 전달 문제로 2년 8개월 동안 열리지 못했다. 소장이 피고인 김 위원장 등에 전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변호인단이 지난 3월 법원의 공시송달이라는 제도를 이용하면서 재판이 시작됐다. 공시송달이란 소송 사실을 법원 홈페이지에 알리고 두 달이 지나면 소장이 피고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재판을 시작하는 제도를 말한다.
 
소송을 대리하는 김현 변호사(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재판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쟁범죄에 대한 민사적 배상 책임을 최초로 묻는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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