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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보며 해봤다" 방송해도 성범죄 아니다…감스트 처벌 불가능?

중앙일보 2019.06.21 11:42
유명 BJ 감스트. [일간스포츠]

유명 BJ 감스트. [일간스포츠]

 
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에서 다른 여성 BJ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된 BJ 감스트(본명 김인직)·외질혜(전지혜)·NS남순(박현우)가 아프리카TV로부터 '방송정지 3일' 처분을 받았다. 
 
4만 명이 동시 시청하는 가운데 공연히 성희롱을 했음에도 아프리카TV 이용 규정 중 가장 가벼운 제재를 받자 '솜방망이' 징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들은 법적으로는 처벌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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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BJ 감스트, 외질혜, NS남순. [사진 아프리카TV]

왼쪽부터 BJ 감스트, 외질혜, NS남순. [사진 아프리카TV]

감스트·외질혜·NS남순, 성범죄로는 처벌 못 해 
 
이들이 '성범죄'로는 처벌받을 수 없다는 것이 법조계 인사들의 공통 의견이다. 현행법상 성희롱은 성범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광삼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쓰이는 용어와 법률적 용어는 다르다"라며 "성희롱은 형법에 없기 때문에 법적 정의에 의하면 성희롱은 성범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명장 설현천 변호사도 "성범죄 관련 범죄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명예훼손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한 경우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명예훼손죄)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광삼 변호사는 형법상 명예훼손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감스트 등은 'OO BJ를 보며 XXX(자위 행위)를 해봤냐'고 묻고 '해봤다고 답하는 등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사실 적시 또는 비방할 목적이 인정되지 않으면 명예훼손이 적용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자신과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준 경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에는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는 특례법이기 때문에 형법에 적용된 죄에 한해 가중 처벌을 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감스트 등에게 명예훼손이 인정되지 않으면 특례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프랑스, 길거리 추파 던지는 '캣콜링'도 처벌 
이번 논란이 일어난 후 BJ 감스트와 외질혜가 사과 방송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이번 논란이 일어난 후 BJ 감스트와 외질혜가 사과 방송을 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한편 이번 성희롱 논란을 계기로 '언어 성희롱'도 성범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해외에서는 이미 언어 성희롱을 법적으로 처벌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프랑스 법원은 파리 근교를 달리던 버스 안에서 여성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한 30대 남성에게 300유로(약 39만원) 벌금형을 선고했다. 당시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 남성은 사건 한 달 전 시행된 길거리 성희롱(캣콜링) 처벌법의 첫 적용 사례가 됐다. 캣콜링은 공공장소에서 여성에게 휘파람을 불거나 추파를 던지는 등의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방송이 방송법의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방송법은 방송사업자가 시청자에게 심한 불편을 주거나 공익을 해칠 경우 방송사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공적 책임을 규정한다. 그러나 인터넷방송 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에 해당해 방송사업자와 달리 사업자 신고 외에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는다.
 
지상파까지 진출한 BJ…영향력 감안한 조치 필요
[사진 SNS 캡처]

[사진 SNS 캡처]

 
최근 인터넷방송을 통해 1인 방송을 하는 인기 BJ들은 100만 명 단위의 구독자를 보유하면서 대중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감스트(133만)·외질혜(81만)·NS남순(71만)의 구독자를 합치면 300만명에 이른다. 이들은 자극적인 콘텐트로 구독자를 늘려왔다. 지난 4월부터는 ‘나락즈’라는 이름으로 합동 방송을 하고 있다.
 
특히 축구 해설로 유명해진 감스트는 인터넷 방송에서 얻은 인기를 통해 2018년 2월 K리그 홍보대사에 위촉되기도 했다. 지상파 방송에 진출해 MBC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 게임 축구경기 해설도 맡았다.
 
하지만 감스트는 개인 방송 중 시청자에게 "너 정신병자야"라고 말하고 축구선수 김병지에 대해 "XX새끼"라는 발언해 사과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 논란이 빚어져도 아프리카TV의 조처는 일시적인 방송정지에 그쳤다.
 
[아프리카TV]

[아프리카TV]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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