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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주범이라는 석포제련소, 주민들은 조업정지 반대…왜

중앙일보 2019.06.21 06:00
지난 19일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에서 석포제련소 직원과 주민들이 집회를 열어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처분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진 석포제련소 노조]

지난 19일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에서 석포제련소 직원과 주민들이 집회를 열어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처분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진 석포제련소 노조]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는 국내 최대 아연 제련소인 영풍석포제련소가 있다. 환경단체에서 "낙동강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며 "인근 주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곳이다. 하지만 정작 석포면 주민들은 "우리는 건강하니 석포제련소를 매도하지 말라"고 외친다. 이유가 무엇일까.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 조업정지 4개월 위기에
봉화군 석포면 주민들 영풍석포제련소 지키기 나서
주민들 "석포제련소로 먹고 살아, 폐수 유출 없어"

경북 봉화군 석포면 인근 주민 500여 명은 지난 19일 경북 안동시 경북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를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석포제련소는 최근 물환경보전법 등 위반으로 경북도에서 조업정지 처분 4개월을 예고 받았다. 제련소 측은 4개월 조업정지를 하면 전후 준비 기간 등을 포함해 실질적으로는 1년 정도 공장 가동이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  
 
강철희 영풍석포제련소 노조 위원장은 “석포제련소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눈과 귀를 통해 폐수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는 걸 증언할 수 있다”며 “석포제련소가 환경법이 없던 시대인 1970년대 건설돼 오랜 시간 운영되다 보니 지금의 환경법 기준에 부합되지 않는 사항이 생기는데 시간을 가지고 해결할 기회를 줘야지 무조건 조업정지 처분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석포면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조업정지를 반대하는 이유는 생계 탓이다. 지난해 기준 석포면 인구 2215명 중 37.7%(836명)가 석포제련소와 협력 업체 등에 종사하고 있다. 인근 음식점 등 석포제련소와 관련된 업체가 30개가 넘는다. 석포초등학교 전교생 166명 중 제련소 근로자 자녀가 127명으로 77%에 달한다. 주민들은 “석포면 주민과 인근의 강원도 태백 시민들은 석포제련소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조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면 생존권에 위협을 받게 된다”고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도 경북 봉화군 석포면 주민들이 "석포제련소는 석포면의 생계와 삶의 터전"이라며 환경단체의 비난에 맞섰다. 봉화=백경서 기자

지난해 8월에도 경북 봉화군 석포면 주민들이 "석포제련소는 석포면의 생계와 삶의 터전"이라며 환경단체의 비난에 맞섰다. 봉화=백경서 기자

반면 환경단체는 “계속 봐주기 식이면 끝이 없다”며 “조업정지 처분을 내리거나 아예 공장 문을 닫도록 하는 등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4월 환경부 기동단속반의 조사 결과 석포제련소 공장 내 바닥으로 폐수가 유출됐거나 허가받지 않은 관정(우물) 52곳을 이용한 사항이 드러났다. 환경부는 물환경보전법 위반 등으로 경북도에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고 경북도는 조업정지 4개월 처분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대구환경운동연합 측은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석포제련소의 불법행위로 1300만명의 식수가 오염되고 있다”며 “석포제련소를 대상으로 통합환경조사를 시행해 제련소의 불법시설에 대해 낱낱이 그 죄목을 밝힐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주민들의 생계문제 등에 대해서는 “국민의 건강이 우선”이라며 “생계 문제는 석포제련소를 폐쇄하고 난 뒤 관광지 개발 등 부가적으로 의논을 해 나가면 된다”고 덧붙였다. 
 
주민들과 환경단체의 갈등은 오는 7월 초쯤 경북도에서 청문회가 열릴 때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청문회 후 조업정지 여부가 결정된다. 제련소 측은 청문회에서 “환경법에 따라 수질오염 방지시설을 적정하게 운영했다”고 소명할 계획이다. 또 조업정지의 기술적 어려움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 등에 대해서도 밝힐 계획이다.  
 
석포제련소 관계자는 “폐수가 외부로 나간 적이 없고, 관정의 경우 지하수를 공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한 시설이 아니라 오염물질이 바닥에 스며들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오염수를 뽑아내는 수질오염 사고 방지시설”이라며 “조업정지 처분을 할 경우 1조4000억원의 손해가 생기는 데다 수소가스 폭발 등 2차 환경사고 위험도 있다”고 설명했다.  
 
봉화=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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