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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호텔값도 싸졌는데···폭발하던 일본 여행 꺾였다

중앙일보 2019.06.21 05:00 종합 10면 지면보기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일본 여행이 꺾였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5월 방일 한국인 여행객은 60만34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했다. 올해(1~5월) 들어 4.7% 감소했으며, 전년 대비 월별 증감률은 3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또 최근 1년(2018년 6월~2019년 5월)을 전년(2017년 6월~2018년 5월)과 비교해도 4.5% 줄었다. 
 

2030 “알바비 모아 여행 갔는데
요즘은 일자리 구하기 어려워”
엔고도 영향, 중국·베트남행 늘어

JNTO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국내 경제 사정과 엔화 가치 상승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외부 요인으로는 최근 베트남 여행객이 급증하는 등 시선을 동남에 쪽에 빼앗겼다"고 말했다. 한국여행업협회 관계자는 "2017년 사드로 중국 쪽 수요가 빠지면서 상대적으로 일본 수요가 크게 늘었다가 중국 쪽이 다시 반등한 셈"이라고 말했다.  
 
2000년 이후 일본 여행을 주도한 여행박사 관계자는 "최근 일본 여행 수요는 20~30대가 주도했다. 이들이 여전히 주요 고객이지만, 최근 줄어든 건 사실"이라며 "이들의 가성비 이상의 저렴한 여행을 선호하는데 경제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하락세는 엔화 가치 상승 요인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저비용항공사의 일본 노선 경쟁으로 항공료는 낮아졌다. 또 트립닷컴 등 온라인여행사(OTA)가 동북아 지역에 마케팅을 집중하며 '가성비 좋은 호텔'은 늘었다. 상쇄 요인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줄어든 셈이다.
 
전문가는 일본 여행의 성격에 주목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본은 외식·패션 등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콘텐트가 많아 학생도 알바비 모아 해외여행 가고 싶은 여행지로 손꼽혔다"며 "그러나 경제적으로 그런 상황이 아니다 보니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리가 소비에 영향을 미치듯 여행도 그렇다"며"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알바몬이 지난 4월 '알바' 1078명을 대상으로 '알바비로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설문 조사한 결과 53%가 "해외여행"을 꼽았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최근 잡코리아가 대학생 3160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로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 "배낭여행"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7%를 차지했지만, 실제 계획은 "현실은 알바"라고 답한 사람이 80%를 차지했다.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음식점 등에서 '알바'를 하는 이모(26)씨는 "SNS를 보면 10만원 이하에 일본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는 후기가 넘친다. 그런 걸 자꾸 보다 보면 '나도 한번 가볼까' 생각이 들지만, 다른 비용을 생각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갈수록 알바 구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여행작가 김송희(29) 씨는 "20대 사이에서 '일본은 늘 새롭다'는 인식이 희미해진 듯하다"며 "일본에 열광하던 친구 중에 '싫증'을 내는 이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또 "여전히 일본 물가는 비싸다. 그 비용이면 동남아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또 컨슈머인사이트가 최근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소비행태를 조사한 결과, 가장 먼저 줄일 항목으로 "여행비"를 꼽았다. 김민화 컨슈머인사이트 연구원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경기 악화를 체감한 소비자가 지갑을 닫고 있다"며"가장 먼저 여행비 긴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경기 침체 전 근거리·단시간·절약형 여행이 늘어나는데, 최근 일본 여행 추세가 그런 시그널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상품주기이론에 따라 관광도 도입·성장·성숙·쇠퇴기 단계를 거치는데, 성숙 단계에서 새로운 게 나타나지 않으면 사그라진다"고 말했다.    
 
방일 한국인 여행객 규모는 지난 10여년간 지속해서 늘었다. 잠시 위기도 있었다. 2014년 초 일본 외무상이 "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발언을 한 후 5개월(2~6월) 연속 하락했다. 그러나 이후 줄곧 상승해 지난해엔 753만명이 찾았다. 방일 중국인(838만명) 여행객과 맞먹는 숫자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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