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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 무인정찰기 격추···트럼프 "이란이 큰 실수했다"

중앙일보 2019.06.20 20:18
이란 혁명수비대는 20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영공에서 미군의 정찰용 무인기(드론)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 달 새 호르무즈 해협 부근의 오만해에서 유조선 피격 사건이 두 차례 발생한 데 이어 이날 드론 격추사건으로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긴장이 한층 고조할 전망이다. 미국 드론 격추 소식에 국제 유가도 3% 이상 급등했다.
 

이란 "우리 영공 침범했다" 주장
美 "국제 공역 비행했을 뿐" 반박
트럼프 "이란이 큰 실수했다"
유조선 피격 이어 중동 긴장 고조
국제 유가도 3% 급등

미국의 고고도 정찰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  [사진 노스럽 그루먼]

미국의 고고도 정찰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 [사진 노스럽 그루먼]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州) 쿠흐모바라크 지방의 영공을 침입해 간첩 활동을 하던 미군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를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 파괴했다"며 "미군 드론은 식별 장치를 모두 끄고 처음부터 비밀리에 비행했다"라며 "이는 국제적 항공법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혁명수비대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은 "미국 드론 격추는 우리의 국경이 '한계선'이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명확히 전달한 것이다"라며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 않지만 조국 방어를 위해 완전 준비태세를 갖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도 "이란의 국경을 침범하는 모든 행위를 규탄한다"라며 "이같은 도발적인 불법행위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미군은 이란의 입장을 공식 반박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20일 미 드론 'RQ-4 글로벌 호크'에 대한 이란의 격추가 행해진 곳은 이란 영공이 아니라 국제 공역이라면서 "도발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격당한 것"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미 플로리다주 탬파 소재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이 해상 정찰 무인 비행체가 "호르무즈 해협 위의 국제 영공에서 작전 중 이란의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에 의해 격추됐다"고 말했다.

 
이어 성명은 "이 항공기가 이란 영토 위에 있었다는 이란의 보고는 사실이 아닌 거짓"이라면서  "이것은 국제 공역에서의 미 정찰 자산에 대한 도발되지 않은 공격"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비슷한 시간 트위터에 “이란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반박했다.
 
지난 13일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에 대해서도 미국과 이란은 서로를 배후로 지목한 바 있다. 당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피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지만 이란은 미국이 벌인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해군 소속 선박이 지난 13일 오만해에서 공격을 받아 불이 난 유조선에 접근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 해군 소속 선박이 지난 13일 오만해에서 공격을 받아 불이 난 유조선에 접근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번 드론의 격추 지점이 군사 충돌이 가장 우려되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이라는 점에서 미국 역시 이란군의 동향을 탐지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적극적으로 감시 활동을 하고 있다는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달 초 미국이 항공모함 전단과 폭격기 편대를 걸프 지역에 조기 배치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첨예해졌지만 그간 양측은 위력 시위 성격의 훈련과 구두 위협에 그쳤다.
 
미군 드론이 이날 이란 영공을 침범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유조선 공격 주체를 이란으로 지목한 뒤 양국의 군사력이 직접 충돌한 셈이어서 향후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앞서 유조선 2척 피격 사건이 벌어진 지난 13일 이란 측이 미국의 MQ-9 드론을 향해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격추하지는 못했다고 CNN 방송이 전한 바 있다.

 
이란은 2017년 7월 자체 개발한 방공 미사일 '사이야드-3'를 대량 생산해 실전 배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란군에 따르면 이 미사일의 작전 반경은 120㎞이며, 27㎞ 고도의 드론, 크루즈미사일, 헬리콥터 등 비행체를 타격할 수 있다.

 
이란은 2011년 12월 아프가니스탄과 가까운 동부 국경지대 카슈미르를 정탐하던 미군 드론 'RQ-170 센티넬' 1기를 격추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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