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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 중 3곳, 이자낼 돈도 못 벌었다…8년만에 최대

중앙일보 2019.06.20 11:44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기업과 관련 지난해 기업 10곳 중 3곳은 돈을 벌어 이자도 못 갚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상황이 가장 나쁜 셈이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9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 1미만인 기업은 32.1%였다. 전년도보다 2.4%포인트 상승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0년 이후 최대다. 
 
 3년째 이자비용을 내지 못해 퇴출 상황에 몰린 한계기업, 이른바 ‘좀비 기업’도 14.1%나 됐다. 지난해 외부감사 공시 대상 기업 2만1213개를 분석한 결과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되고 차입비용이 오르면서 이자보상배율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7%, 매출액영업이익률은 7.0%로 전년도 보다 각각 4.7%포인트와 0.4%포인트 낮아졌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기업이 돈을 빌려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보는 지표다. 이 수치가 낮아지는 건 수익성은 떨어지고 기업의 체질(건전성)은 악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기업이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조사대상 전체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5.9로 전년도(6.3)보다 하락했다. 대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7.5, 중소기업은 2.5로 격차는 컸다.  
 
 이자보상배율에서 드러나는 더 걱정스러운 부분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전기전자 업종의 쏠림 현상이다. 전지전자업종을 제외하면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3.9로 뚝 떨어진다. 2015년(3.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업종별로는 조선(54.9%)ㆍ자동차(37.8%)ㆍ숙박음식(57.7%)ㆍ부동산(42.7%) 기업 중에 돈을 벌어도 이자를 갚지 못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이미 미ㆍ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에 충격이 미치고 있다. 그로 인해 매출이 줄 경우 기업이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은 더 떨어지게 된다.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한은은 매출액이 지난해 대비 평균 3% 감소한 것으로 가정했다. 주력 수출업종 기업의 매출은 6%, 여타 기업은 1% 줄어드는 상황을 상정했다. 미ㆍ중 무역분쟁이 최악으로 치달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예상하기 위해서다.
 
 이런 가정에 따라 분석한 결과 지난해 5.9였던 이자보상배율은 5.1로 더 낮아졌다. 대기업은 7.5에서 6.6으로, 중소기업은 2.5에서 2.2로 각각 하락했다.
 
 지난해 기준 이자보상배율 1미만인 기업이 32.1%에서 37.5%로 늘어날 수 있었다. 이들 기업에 대한 여신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32.1%에서 38.6%로 올라간다.  
 
 한국은행은 ”기업 신용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대손충당금 적립확대와 자본 확충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수출업종 기업의 경우 향후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만큼, 경영상황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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