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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586은 금수저 꼰대" 우상호 "청년들 시대 도전을"

중앙일보 2019.06.20 01:30 종합 8면 지면보기
호모 여의도쿠스 ④·끝  

호모 여의도쿠스가 노화되는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정치권에선 586세대가 세대교체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윗세대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30대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이에 대해 방패막이를 치는 586세대의 대표 정치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각자의 생각을 들어봤다.

 
30대 이준석 최고위원 
이준석(34) 최고위원은 ‘노배지’(원외)이지만 활발한 방송 활동과 정치적 발언 등으로 그 영향력이 적지 않다. 이 최고위원은 두 번의 선거(2016년 총선ㆍ2018년 보궐선거)경력이 있다. 정치 입문 7년 차에 접어든 이 최고위원에게 청년 정치가 실종된 여의도의 문제점과 한계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30대 이준석이 본 586세대
유력 정치인 조력 얻은 금수저들
민주화운동 스펙뿐 능력 물음표

50대 우상호가 본 청년세대
청년 비례대표들 제 역할 못해
험한 지역구서 출마할 각오해야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중앙포토]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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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청년들을 볼 수가 없다. 왜 그런가.
“정당의 청년위원회를 들여다보면 여전히 드라마 ‘야인시대’에 나오는 자유당 청년조직과 흡사하다. 머릿수 채워 ‘으쌰으쌰’ 응원부대 역할을 하거나 돈 많은 유지가 밥을 사는 자리에 동원되는 수준이다. 결국 동네에서 술 많이 마시고 인사 잘하고 말도 안 되는 민원 받아줄수록 경쟁력을 갖는다는 구태만 배울 뿐이다. 그렇다고 특강 몇 번 듣는다고 청년 정치인으로 육성되는 것도 아니다. ”  
  
586 등 기성 정치인들은 청년층이 환경 탓만 할 뿐 도전이 부족하다는데.
“우상호 의원을 비롯해 운동권 세대는 여러 계기로 그룹을 만들어 정치권에 들어왔다. 그때는 운동권이 큰 규모를 이뤘고, 리더와 조직, 지지 그룹이 있었기에 정치인으로 성공하기 유리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 같은 유력 정치인의 조력도 있었다. 반면 취업난에 허덕이는 지금 청년 세대는 그런 걸 공유 지점이 없다. 과외만 해도 생활비와 등록금이 보장됐던 586세대가 청년들에게 과감하게 도전해보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정치적 금수저’의 꼰대질이다.” 
 
왜 586그룹들이 더는 주류가 돼선 안 되는 건가.
”우리나라의 특수상황 속에서 과거에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게 하나의 스펙이 되겠지만 그게 능력을 담보하진 않는다. 노무현 정부에 이어 국가 운영을 두 번째 맡아보는 건데 국정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게 여실히 보인다. 그룹을 조직하고, 헤게모니를 쟁취하는 것에는 특화됐지만, 국제 세계를 보는 시각이나 민생 해결 능력 등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앞으로 인구ㆍ에너지ㆍ연금 등 각종 문제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국회가 노령화된다고 해서 문제가 되나.
”젠더 문제라든지 이슈를 쫓아가지 못하는 모습이 여실하지 않나. 이제는 영남이랑 호남이랑 갈등하는 게 아니라 경제적 계급 분화나 남녀 간의 오해로 갈등을 빚는데 지금 국회는 관성에 젖어있다.”
 
50대 우상호 의원 
우상호(57)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86 운동권 세대를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시위를 주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우 의원을 이인영ㆍ송영길 의원 등과 함께 새천년민주당에 ‘젊은 피’로 영입했다. 당시 38세였다. 3선을 하면서 원내대표, 최고위원, 대변인 등의 이력을 쌓았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젊은 세대는 86세대가 기득권을 놓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기득권 세력이라는 것은 당의 결정권을 쥐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우리는 당 대표가 된 적이 없다. 정치생활 20년 동안 원내대표 한 번 했는데, 그게 기득권인가. 우린 주로 당직을 맡으면서 참모로 일했다. 하지만 당직을 맡으면 오히려 지역구 관리를 못 하기 때문에 희생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86세대 기득권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세대가 계파가 됐다는 지적도 있다.
“86세대가 계파 활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밀어내는 활동을 했다면 그런 지적을 받아들이는데, 우리 그룹이 다른 세대를 밀어낸 적이 없다. 다 같이 모여서 정치한 적도 없다. 정동영계, 손학규계, 정세균계 등 다 다른 계파에 속해 있다.”  
 
젊은 정치인의 국회 진입이 현재 어려운 것은 사실 아닌가.
“당 지도부가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다 보니 과감한 청년 발탁을 피했다. 그러면 비례대표라도 과감하게 발탁해야 하는데, 과거 청년 발탁 사례를 성공적으로 보지 않는 시각이 많다. 장하나ㆍ김광진 전 의원을 청년 비례로 데려왔는데, 청년 세대와 소통하는 게 아니라 자기 관심 있는 활동을 주로 했다. 그런 사람들을 세대 대표 경선을 해서 데려와야 하느냐를 두고 당내 이견이 있었다.”
 
민주당이 전략공천을 최소화한다는데 청년의 원내 진입이 더 어려워지는 것 아닌가.
“김해영(부산 연제, 42) 의원을 봐라. 어려운 지역에 가서 도전했지 않았나. 중앙당에 발탁되길 기다리면서 ‘왜 선배들 안 비켜주나’라고 하는 게 답답하다. 청년답게 떨어질 각오를 하고 폐허를 옥토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지역구로 가는 게 좋은 것 아닌가. 청년 정치인 중에 2~3년 전에 미리 움직이는 사람을 잘 못 봤다. 시대에 도전해야 한다. 나같이 전략공천을 받고 내려온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상향식 공천이 강화되는 마당에 과거형 전략공천만 주장하면서 청년 배려해달라고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유성운·윤성민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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