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오신약 기업 제넥신, 유전자 가위 툴젠 안았다

중앙일보 2019.06.20 00:02 경제 5면 지면보기
김진수 서울대 교수(左), 성영철 포항공대 교수(右)

김진수 서울대 교수(左), 성영철 포항공대 교수(右)

유전자가위 분야 세계적 석학 김진수 서울대 교수와 면역치료 분야의 권위자 성영철 포항공대 교수가 손을 잡았다.
 
코스닥 상장기업 제넥신은 19일 오전 유전자교정 제품 및 서비스 사업 등을 하는 코넥스 상장사 툴젠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툴젠도 같은 시각 같은 내용을 공시했다. 합병기일은 8월 31일이다.
 
공시에 따르면 제넥신이 존속회사로 남고 피합병회사 툴젠은 흡수합병 후 해산된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좀 다르다. 제넥신과 툴젠의 합병비율이 1대 1.2062866이다. 피합병 후 해산되는 툴젠의 주식가치를 제넥신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제3시장인 코넥스에 올라와 있는 툴젠은 8만1900원, 코스닥 상장사인 6만6500원이다. 존속법인 상호도 툴젠 이름을 앞세운 ‘툴제넥신(ToolGenexine)’이 될 예정이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제넥신은 면역 항암제와 유전자 기반 백신을 개발하는 신약 개발기업이다. 현재 면역항암제 ‘하이루킨-7’과 자궁경부암 및 자궁경부전암 치료에 활용하는 유전자 기반 백신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툴젠은 제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원천기술을 보유한 유전자교정 기업이다. 유전자가위는 DNA 등 세포 내 유전정보를 자르고 붙여 선택적으로 교정하는 기법을 뜻한다. 유전자교정 기술을 바탕으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유전자가위 분야의 세계적 석학 김진수 교수가 최대주주로 있는 툴젠이 왜 독자 상장을 마다하고 피인수 합병이란 길을 택했을까. 툴젠이 당분간 독자적으로 상장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진수 교수는 그간 연구비 횡령과 특허 시비 등의 의혹에 시달려왔다. 이 때문에 툴젠의 코스닥 상장 요건을 갖추기 어려워졌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 교수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그간 툴젠은 세계 최고의 유전자편집 기술을 보유하고도 자본 조달이 안돼 연구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유전자기반 백신 등 면역치료 분야를 연구개발하는 제넥신은 상장기업이라 자금조달도 수월하고 양사의 기술이 서로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어 합병의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서유석 제넥신 대표는 “이번에 도입하는 유전자가위 기술을 적용한 제품의 임상을 진행하겠다”며 “두 회사의 기술 융합, R&D 역량 통합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합병법인은 각각 보유하고 있는 원천기술을 활용해 면역항암제, 유전자 기반 백신, 유전자교정 분야의 시너지를 창출하고 새로운 면역유전자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연구개발(R&D) 전략위원회를 이사회 직속으로 설치해 R&D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R&D 전략위원회는 미래 신기술창출, 차세대 파이프라인 구축, 신규사업 기획 등을 담당한다.
 
두 기업은 모두 독보적인 원천기술 보유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고 있다. 제넥신은 1999년 설립, 2009년 코스닥에 상장됐지만, 지난해 129억원 매출에 3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툴젠 역시 1999년 설립된 후 2014년 코넥스에 올라왔지만, 지난해 11억5600만원의 매출에 80억여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조준성 툴젠 경영전략실장은 “툴젠과 제넥신 모두 아직은 연구개발 투자와 특허 출원에 집중하느라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번 M&A를 계기로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면 장단기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