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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법인세 장벽 놔둔 채…‘제조업 세계 4위’ 어떻게

중앙일보 2019.06.20 00:02 경제 3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경기 안산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열린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선포식’에 앞서 핵심기술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경기 안산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열린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선포식’에 앞서 핵심기술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세계 6위 수출을 2030년 세계 4위 수준으로 올리고, 세계 일류 상품 기업을 현재의 2배(573곳→1200곳)로 늘리는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19일 발표했다.
 

“반도체 이후 신산업 못 만들어”
문 대통령 ‘제조업 르네상스’ 선포
기술력 하락, 기업 해외탈출 심각
투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먼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경기 안산시 스마트제조혁신센터에서 열린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정부는 2030년 ‘제조업 세계 4강’을 목표로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을 강력히 추진해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제조업 르네상스는 지난해 말 문 대통령이 ‘뼈아픈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나온 대책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메모리반도체 이후 새로운 산업을 만들지 못해 지난 10년간 10대 주력산업이 변하지 않고 있다”며 “도약이냐 정체냐, 지금 우리 제조업은 중대 갈림길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의 ‘추격형 산업전략’은 더 이상 우리 경제의 해법이 되지 못한다”며 “‘혁신 선도형 산업구조’로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목표는 야심차다. 2030년까지 제조업 부가가치율을 선진국 수준인 30%로 높이고, 신산업·신품목 비중도 16%에서 30%로 확대하며, 대통령이 주재하는 ‘민-관 합동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회의’를 새로 만든다. 문 대통령은 “개별 업종에 최적화된 스마트공장을 개발해 집중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산업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바꾸겠다”며 “이러한 전환을 가능케 하는 핵심이 바로 ‘혁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르네상스 4대 추진전략으로 ▶스마트화·친환경화·융복합화로 제조업 혁신 가속화 ▶미래 신산업 육성 및 기존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산업생태계 전반 혁신 ▶국내 투자에 대한 지원 대폭 강화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제조업 부활을 위한 핵심인 기업 부담 완화, 규제 혁신 등의 구체적 대책이 없어 장밋빛 선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의 부가가치율은 25.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주요국 평균인 30%(2014년 기준)에 못 미친다. 이는 부품·소재·장비의 높은 해외의존도, 기술경쟁력 악화 탓이 크다. 권혁 부산대 교수는 “그간 낮은 인건비와 근로시간의 양에만 의존해왔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신흥국과의 경쟁력 격차가 줄고▶신기술 활용이 어렵고▶미래 수익원 확보가 어렵다(대한상의)는 고민이 나왔다. 여기에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등 세계 흐름과 동떨어진 경제 정책을 펼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일에서는 해외 기업까지 투자에 나서는 중인 반면, 한국은 기업의 탈(脫)코리아가 이어지고 있다.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부 노조가 생산성 향상보다 임금인상을 우선하고 정치권이 출자 규제 및 지배구조에 대한 정책을 불안정하게 운영하니 기업이 투자를 기피하고 축소경영을 한 것”이라 짚었다.
 
과거 스웨덴은 1인당 글로벌 제조기업이 가장 많고 세계 1위 연구·개발 투자국가지만 산업적 성과가 적은 ‘스웨덴 패러독스(역설)’가 있었다. 대기업 의존도가 높고, 중소기업 기술 접근성이 낮다는 점(한국경제연구원)도 우리와 비슷했다. 스웨덴이 변한 건 민간 제안이 정책에 반영되면서다. 대기업은 프로젝트 참여에 제한이 없는 대신, 투자재원의 30∼50%를 내고 연구결과를 사업에 활용해 성과를 냈다. 투자 여력이 적은 중소기업은 산·학·연 프로젝트의 도움으로 ‘과실’을 누렸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는 기업할 환경 만들기부터 고민하는 게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만우 교수는 “법인세율과 사업승계 관련 세금을 낮추고 자금조달의 안정성을 높일 금융개혁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서유진 기자, 위문희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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