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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못마땅한 택시조합에 타다 면허심사 칼 쥐어준 서울시

중앙일보 2019.06.19 17:31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앞에서 열린 '타다 프리미엄 택시 거부' 항의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이 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앞에서 열린 '타다 프리미엄 택시 거부' 항의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준고급 택시 '타다 프리미엄'의 면허 전환과 요금 체계를 두고 택시조합이 심사를 핑계로 시시콜콜 간섭하면서 이달 내 서비스 개시가 불투명해졌다. 택시조합은 프리미엄 택시 기사 11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왜 지원했는지를 따지며 압박하겠다고 나섰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시는 택시조합의 월권행위를 방관하고 있다. 
 
타다 프리미엄 운영사인 브이씨앤씨(VCNC)는 이달 안에 그랜저·K7 등 고급 차량을 활용해 타다 프리미엄을 출시할 계획이었다.

 
19일 서울시와 서울개인택시조합(택시조합)에 따르면 VCNC는 지난 17일 타다 프리미엄에 지원한 개인택시 기사 11명을 고급택시 면허로 전환하기 위해 관련 서류를 조합에 제출했다. 중형택시 기사는 5년 이상 무사고, 모범택시는 1년 이상 무사고이면 고급택시로 면허를 전환할 수 있다. 
 
택시조합에 신청하는 이유는 서울시가 고급택시 운영 업무의 일부를 조합에 위임했기 때문이다. 운송사업법에 위임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 택시조합에서 택시기사의 자격 요건을 1차로 검토한 뒤 서울시에 일괄 신청한다. 
 
택시조합은 "면허 전환과 요금체계 등을 검토하겠다"면서 "최소한 한달 이상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타다 프리미엄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택지조합에 규제의 칼을 맡긴 꼴이다. 
 
조합은 요금 체계까지 따지고 나섰다. 오영진 서울개인택시조합 방송통신부장은 "현재 운행되는 중형택시, 모범택시, 고급택시 요금은 모두 나름의 체계와 지침에 따라 정해진 것"이라면서 "타다 프리미엄은 '준고급'이라는 형태를 주장하면서 기존 고급택시는 물론 모범택시보다 싼 요금으로 또 택시업계를 교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운행 중인 고급택시는 카카오블랙·우버블랙·리모블랙·삼화택시·탑블랙 등 총 5개 업체의 470여대다. 카카오블랙과 우버블랙은 기본요금 5000원에 거리요금은 71.4m 당 100원, 시간요금은 15초당 100원이다. 리모블랙은 기본요금 8000원, 거리요금  71.4m 당 100원, 시간요금은 20초당 100원이다. 모범택시는 기본요금은 6500원, 거리요금 151m당 200원, 시간요금 36초당 200원이다. 오 부장은 "기본요금은 모범택시가 더 비싸지만, 일정거리를 주행하고 나면 고급택시가 더 비싸다"면서 "요금을 중형택시<모범택시<고급택시 순서로 맞추는 게 업계 불문율이자 정해진 질서"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런데 VCNC는 타다 프리미엄 요금을 모범택시보다 낮게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형택시 요금에 20~30%만 더 내는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여기에 정기 이용 또는 주간 이용 때에는 요금을 할인하는 탄력요금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오 부장은 "고급 차량을 운행하면서 요금은 중형택시 수준으로 받으면 기존 택시들이 다 무너질 것 아니냐"며 "타다 베이직이 렌터카로 불법 택시 영업을 하면서 시장을 교란한 데 이어 타다 프리미엄은 '준고급'이라는 이름을 붙여 요금 체계를 뒤흔들려는 술책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적인 흠결이 없는지 꼼꼼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타다 프리미엄에 지원한 조합원 11명에게 일일이 연락해 의사를 확인할 방침이다. 오 부장은 "고급택시에 조합원이 지원한 사유를 파악하는 것은 조합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VCNC 측은 "고객의 요구에 맞는 최적화된 상품을 공급하는 것이 사업의 본질"이라면서 "기존 고급택시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해 좀더 많은 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운전자에게도 차량 구입비 부담을 낮추자는 게 타다 프리미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다 프리미엄의 출시가 연기되는 부분은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통상적인 면허 전환 검토 기한이 유독 타다 프리미엄에 대해서만 지켜지지 않는다면 조합과 서울시가 타당한 설명을 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타다프리미엄

타다프리미엄

이에 대해 서울시는 "택시조합이 면허 전환을 원하는 조합원의 자격을 1차 검토하고 서울시에 일괄 신청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요금 등에 대한 법적 내용을 따질 권한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급택시 요금은 법상 신고제이기 때문에 타다 프리미엄이 원하는 요금제를 안된다고 규제할 방법은 없다"며 "대신 기존 택시 요금 체계와 지나치게 상충되는 부분이 있다면 서울시에서 조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합에서 타다 프리미엄의 면허 전환 신청 내용을 검토하는 데 최장 10일을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 실무협의를 통해 무리없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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