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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수퍼 외교위크’ 시진핑 방북으로 개막…트럼프 "시 주석과 G20에서 확대회담"

중앙일보 2019.06.18 18:17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동북아의 ‘수퍼 외교 위크’가 20~2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으로 시작된다. 시 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후엔 일본 오사카에서 28~29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트윗에서 "시 주석과 매우 좋은 통화를 했다"며 "우리는 일본 G20에서 확대회담을 할 것이고 (정상)회담 전 각국 (협상)팀이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외교전의 서막이다. 
  
G20 전후로도 굵직한 외교 이벤트가 포진해있다. G20 직후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울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회담할 것으로 관측된다. G20 전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방한할 예정이다. 북한측 카운터파트들과 판문점 또는 평양에서 실무접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로써 북ㆍ중 정상회담→비건 대표 방한→G20 미ㆍ중 담판→G20 한·중 정상회담→한ㆍ미 정상회담의 시간표가 만들어졌다.  

 
시간표는 나왔지만 결과 예측은 어렵다. 20~21일 북ㆍ중 정상회담의 결과부터 주목된다. 북ㆍ중은 17일 저녁 8시(한국시간)에 사흘 후 정상회담 사실을 깜짝 합동 발표하며 미국이 주도해 짜놓은 판을 흔들었다. 미국은 일단 반응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백악관은 북한이 올해 내로 러시아(4월)에 이어 중국과도 정상회담을 한 뒤 미국과 움직일 거라는 큰 그림을 그려놓은 뒤 기다리고 있었다”며 “비건 대표가 (지난 12일) ‘북한이 껍질을 깨고 대화를 위해 나오려 하는 것 같다’고 한 발언은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북ㆍ중이 G20 전인 20~21일로 정상회담 일정을 발표하며 공동전선을 분명히 했다. 소식통은 “예상보다 북ㆍ중 회담이 일찍 열리는 건 맞지만 워싱턴이 북ㆍ중과 북ㆍ러 정상회담이 선행될 거라 예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미국에 나쁜 판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발언하는 시진핑, 받아적는 김정은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연합뉴스]

발언하는 시진핑, 받아적는 김정은 [중국중앙(CC)TV 화면 캡처=연합뉴스]

 
미국에 나쁜 판일지 여부는 시 주석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어떤 선물 보따리를 내밀지와 김 위원장으로부터 무엇을 받을지에 달려 있다. 시 주석의 선물이 미국ㆍ유엔의 대북 제재 구도에 균열을 내는 수준일지가 관건이다. 중국 지도자는 방북 때마다 혈맹관계를 과시할 수 있는 선물을 안겨왔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대북 제재로 북한의 돈줄이 마르고 있는 상황에서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재정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심기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에 나선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테이블에 놓인 의제는 
화웨이·관세 등의 기존 갈등요소에다 북한까지 추가됐다. 북한 변수가 등장하기 전부터 미ㆍ중 양측은 G20을 본무대로 상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시 주석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 결과를 상세히 밝히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레버리지로 쓸 거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많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시 주석의 방북으로 북한은 미ㆍ중 갈등의 또 다른 전선으로 등장했다”며 “북핵 외교 무대를 독차지 하고 싶은 미국이 중국이라는 껄끄러운 새 변수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 갈등

미중 무역 갈등

 
G20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담판 결과는 한국에도 직접적 영향을 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보따리에 담길 내용은 G20 미ㆍ중 정상회담 결과와도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현재로선 G20 직후가 유력해 보인다. G20에서 미ㆍ중 정상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정부에 중국 견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압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화웨이 분쟁부터 미국의 인도ㆍ태평양전략에 이르기까지, 미국 정부는 분야 별로 수위의 차이만 있을 뿐 한국에 동맹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요청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직접 직설적으로 관련 요구를 할 가능성을 놓고 외교안보 라인은 긴장 상태다.  
 
지난해 9월 25일 유엔총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미국 뉴욕 파커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25일 유엔총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미국 뉴욕 파커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G20은 한국 정부에 또 다른 이유로 껄끄럽다. 개최국인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어서다. 일본의 외교 소식통은 본지에 “한국 정부로부터 한ㆍ일 정상회담을 희망한다는 요청은 받았다”면서도 “아직 개최 여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 일각에서 만찬 중 약식으로 진행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이에 대해서도 이 소식통은 “소설이다.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 역시 18일 기자들에게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G20과 같은 대형 정상외교 행사에서 개최 10일 전까지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도훈(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도훈(왼쪽)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동북아 수퍼 외교 위크에선 정상 레벨뿐 아니라 실무진도 분주하다. 스티븐 비건 대표는 18~21일 워싱턴에서, 다음주엔 서울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난다. 비건 대표가 다음주 방한을 계기로 북한 측과 실무접촉을 할지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도 15일(현지시간) 스웨덴 국빈 방문 중 스테판 뢰벤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ㆍ미 간의 구체적 협상 진전을 위해서는 사전에 실무협상이 먼저 열릴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해 실무 접촉을 촉구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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