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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기소에 한마디도 안해···탈당때와 180도 바뀐 민주당

중앙일보 2019.06.18 17:31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손혜원 의원은 지난 1월 20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탈당 기자회견에는 당시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동석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 의원이 홍 원내대표의 어깨를 만지며 위로하던 장면. [뉴시스]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손혜원 의원은 지난 1월 20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탈당 기자회견에는 당시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가 동석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 의원이 홍 원내대표의 어깨를 만지며 위로하던 장면.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부패방지법과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18일, 여야의 반응은 극명하게 나뉘었다.
 
민주당은 이날 하루 손 의원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당 공식회의에서는 물론이고, 대변인 논평 한 줄 안 나왔다. 한 대변인은 “우리 당 소속 인물도 아닌데, 굳이 언급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검찰의 불구속 기소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판을 통해 목포에 차명으로 소유한 제 부동산이 밝혀질 경우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는 “오늘 기소 내용을 보면 조카 손소영 소유의 부동산 3건은 차명이 아니고 조카 손장훈 소유의 창성장만 차명이라고 되어 있다. 다소 억지스러운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일단 검찰의 기소 결정이 난만큼 재판을 통해 당당히 진실을 밝히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여론은 좋지 않다. “야당 의원이면 구속됐을 것” 등의 반응도 나왔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손 의원의 부동산 차명 구매 의혹이 범죄 사실로 인정됐다. 손 의원에게 부동산을 소개해준 사람이 목포시의 보안자료를 절취했다거나, 손 의원의 보좌관이 해당 자료 내용을 누설했다는 등의 내용은 처음 드러난 혐의다. 손 의원을 둘러싼 민주당의 분위기에 대해 한 핵심 관계자는 “당장 ‘핫’한 이슈가 아니고, 꾸준히 논란이 돼온 것도 아니라서 대체로 관심이 없다. 이제는 당적이 있는 민주당 사람도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월 20일, 손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할 때와는 180도 바뀐 풍경이다. 당시 당의 이인자인 원내대표이자 친문 핵심 중 한 명인 홍영표 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에 함께해 논란이 됐다. 당시 홍 원내대표는 “당으로서는 탈당을 만류했지만, 손 의원이 탈당 의지를 강력하게 밝혔다”고 두둔했다.
 
이 때문에 검찰의 불구속 기소를 기점으로 민주당이 손 의원 ‘손절매’에 나선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때마침 지난달 말, 민주당의 지역위원장 공모에 손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는 정청래 전 의원이 단독으로 지원했다. 최종 결정만 남았을 뿐, 사실상 마포을의 민주당 주자는 정 전 의원으로 굳어진 상태다.
 
손 의원은 정치권에 화려하게 등장한 지 4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그는 소주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 다수의 히트작을 작명한 홍보ㆍ디자인 전문가였고 문재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홍보위원장으로 발탁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입당 후엔 새정치민주연합이던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꿨고, 그가 세운 다수의 홍보 전략이 히트하면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정치권에 발을 내디딘 지 1년도 안 돼 치러진 2016년 4월 20대 총선에서 마포을에 전략 공천된 뒤 넉넉하게 당선됐다. 이후에도 야당 의원을 향해 “닥치세요”라고 하는 등 거침없는 행보로 지지자들은 그를 ‘손 고모’나 ‘국민 고모’라고 부르며 열광했다.
 
하지만 당 의원들에게 그는 ‘불가근불가원’의 존재라는 평가를 받았다. 익명을 원한 수도권의 한 의원은 “맡은 임무는 신속하고 선 굵게 처리해냈지만, 그 과정에서 주변이나 변수를 꼼꼼하게 챙기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가까이 지내기엔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거리를 두는 것도 다른 의미로 부담스러운 존재였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날 선 논평을 쏟아냈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그동안 보여 왔던 뻔뻔한 변명과 오만한 자세에 대해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야당의 국정조사 요구를 기어이 막아주는 등 손 의원 비호에 앞장섰던 민주당은 더 이상 영부인의 친구라는 이유로 눈치나 보지 말고 즉시 국정조사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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