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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지하세계' 안전강화 한다…2023년까지 32조원 투자

중앙일보 2019.06.18 12:00
지난해 KT 통신구 화재, 백석역 열 수송관 파열사고 등 노후 기반시설 사고가 잇따르면서 정부가 종합 대책을 내놨다. 열 수송관·통신구 등 지하시설물은 올해 말까지 긴급보수에 돌입해 내년까지 보수·보강을 우선 추진한다. 건설부터 유지관리까지 안전관리 전반을 지원하는 국토 안전관리원(가칭)도 올해 하반기 설립하기로 했다. 2023년까지는 전국단위 지하 공간통합지도가 구축되며 2020년~2023년 32조원(연 8조원) 규모로 기반시설 안전보강을 위한 투자를 집행한다.
 

20년 이상 송유관·통신구가 90% 이상
열수송관, KT화재 계기 안전강화 시급

정부, 기반시설 안전강화 종합대책
국토안전관리원도 올 하반기 설립

정부는 18일 국무회의를 통해 이런 내용의 '지속가능한 기반시설 안전강화 종합대책'을 확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KT 통신구 화재, 백석역 열 수송관 파열사고 등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안전강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이에 노후 기반시설 안전강화 범부처 전담조직이 태스크포스(TF)로 꾸려져 현황파악 및 대책 마련에 나섰다. 
4일 오후 8시 4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 지하 도로에 매설된 지역 열수송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소방대원들이 함몰된 도로로 추락한 승용차를 견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4일 오후 8시 4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 지하 도로에 매설된 지역 열수송관이 터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소방대원들이 함몰된 도로로 추락한 승용차를 견인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TF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반시설은 노후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중대형 SOC(사회간접자본)의 경우 30년 이상 지난 시설의 비율은 저수지(96%)·댐(45%)·철도(37%)·항만(23%)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하시설물 중에서 송유관·통신구 등은 20년 이상 비율이 90%를 웃돌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중대형 SOC의 유지보수비는 건설비 대비 10% 내외이지만 SOC 투자를 일찍 시작한 미국·유럽 등은 유지보수·성능개선에 50% 내외를 사용한다"면서 "향후 우리나라도 유지보수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황은 이런데도 그간 노후화 관리는 부실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송유관은 육안 점검 위주, 열 수송관은 사업자 자체 점검 위주로 안전등급 부여 없이 관리되고 있었다. 통신·전력구는 구조물 노후화에 따라 화재대비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일원화된 관리체계가 없는 데다 노후현황에 대한 이력관리가 부족하고, 통계와 정보화 시스템도 부분적이고 산발적이었다. 
 
이에 정부는 열 수송관·통신구 등 지하시설물은 올해 말까지 긴급보수, 내년까지 보수·보강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열 수송관의 경우, 지열 차가 큰 지역을 중점 관리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전국 310만 세대(지난해 기준)에 열을 공급하고 있는 지역 난방사업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운영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면서 "하절기 집중보수, 동절기 대비 특별점검 등을 거쳐 열 수송관을 안전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통신구는 화재설비 보강(난연케이블로 교체 등)에 KT에서 520억원(2019년~2020년)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밖에 준공 후 20년 이상 된 지하시설물은 정밀안전점검 시행, 안전등급을 부여해 관리하고 특히 사고가 우려되는 지하시설물은 중점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정기점검 빈도를 늘린다. 전력구·통신구 등 소규모 시설도 '시설물안전법'상 관리체계로 편입할 계획이다.
 
안전점검 진단을 부실하게 수행하는 진단업체는 처벌을 강화한다. 부실점검이 잦은 업체는 등록을 취소하고 시정조치 미이행 시 과태료(1000만원 이하)도 부과할 방침이다. 교량 등 주요시설의 안전정보 공개를 확대해 신뢰성을 높일 방침이다. 
  
전문 기관도 설립된다. 정부는 기관별 안전인력을 확충하고 건설부터 유지관리까지 생애주기 전반의 안전관리를 지원하는 국토 안전관리원(가칭)을 올해 하반기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건설안전, 시설물 유지관리, 시설물통합관리시스템 운영, 전문인력 교육 등의 업무를 통합해 종합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기반시설 총 조사를 통해 15종 기반시설의 노후도, 점검·보수 이력 등을 먼저 데이터화(DB)하기로 했다. 지하 공간 통합관리를 위한 전국단위 지하 공간통합지도는 2023년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민간이 관리하는 통신구·전력구·송유관 정보도 통합지도에 포함된다. 이런 노후 SOC 안전 강화를 위해 2020년~2023년 32조원, 연평균 8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범정부 TF 단장인 박선호 국토부 제1차관은 “KT 통신구 화재사고, 백석역 열 수송관 파열사고와 같이 기반시설 노후화에 따른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마련한 종합대책을 조속히 이행하겠다"면서 "노후 기반시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미래 세대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각 부처와 공공·민간기관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화재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국사에서 KT 관계자 등이 복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화재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국사에서 KT 관계자 등이 복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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