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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손혜원, 공무상 비밀정보로 목포 부동산 산 것 맞다"

중앙일보 2019.06.18 11:36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지난 1월 23일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 후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지난 1월 23일 전남 목포 역사문화거리 박물관 건립 예정지에서 기자회견 후 이동하고 있다. [뉴스1]

'목포 불법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은 손혜원 의원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손 의원에게 제기된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과 조카 명의의 차명 거래 의혹을 모두 사실로 판단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손 의원을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법) 위반,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등기에 관한 법률(부동산명의등기법) 위반으로 18일 불구속 기소했다. 
 
"공직자로서 취득한 비밀 이용해 사적으로 재산상 이득 취해"  
검찰에 따르면 손 의원은 목포시청으로부터 설명받은 보안 자료를 이용해 목포시 도시재생 사업구역에 포함된 약 14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지인과 재단 명의로 매입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손 의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얻게 된 보안 자료를 '부동산 매입'이라는 사적인 용도로 활용했다고 봤다. 손 의원에게 적용된 조항은 부패방지법 제7조 2항인 '공직자의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항목이다. 이에 따르면 공직자는 업무처리 중 알게 된 비밀을 이용해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 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전남 목포시 근대문화역사거리.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목포시 근대문화역사거리. [프리랜서 장정필]

검찰 관계자는 "목포시청 관계자들은 목포시 도시재생 사업에 관심이 있던 손 의원에게 해당 사업 내용을 설명하고 국회의원의 협조를 얻고자 했다"며 "하지만 손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의 협조가 아닌 부동산 투기 등 자신의 사적인 목적을 위해 해당 정보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부패방지법에 따르면 공직자가 업무상 비밀을 이용했을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또 비밀을 이용해 취득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몰수 또는 추징할 수 있다. 
 
"조카 명의로 차명 거래…모든 자금 출처가 손혜원" 
또 검찰은 손 의원이 매입한 14억원 상당의 부동산 중 7200만원어치의 부동산은 조카의 명의를 빌려 '차명 거래'했다고 봤다. 손 의원은 "차명 거래가 사실일 경우 전 재산을 국가에 환원하겠다"며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지난 1월 손혜원 의원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지 전남 목포 창성장에서 관광객이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손혜원 의원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지 전남 목포 창성장에서 관광객이 건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관계자는 "애초에 부동산을 물색한 사람, 부동산 계약을 체결하고 앞으로의 활용 계획 등을 결정한 게 모두 손 의원이라고 판단했다"며 "매매대금, 취·등록세, 부동산 수리 대금 등 모든 자금의 출처가 손 의원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명의등기법 제3조에 따르면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차명 거래를 한 명의신탁자뿐만 아니라 명의수탁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검찰은 목포시 도시재생 사업구역을 지정하는 데 있어 손 의원의 '압력'은 없었다고 판단해 직권남용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도시재생 사업구역 관련 내용에 대해 보고를 받았을 뿐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지정되도록 압력을 가한 것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손 의원은 부동산 투기 의혹 건과 별개로 부친의 독립유공자 선정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해당 건 역시 남부지검에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손 의원 보좌관도 같은 혐의 적용…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도 받아 
한편 검찰은 손 의원과 함께 목포시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한 보안 자료를 얻어 딸과 남편의 명의로 부동산을 매입한 보좌관 A(52)씨도 손 의원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보좌관 A씨는 딸 명의로 7200만원어치의 부동산을, 남편과 지인 명의로 4억4200만원어치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손혜원 의원이 1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뉴스1]

손혜원 의원이 1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전남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했다. [뉴스1]

단 A씨는 남편과 지인에게 부동산을 매입하게 하는 과정에서 보안 자료를 누설한 사실이 확인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도 추가로 적용됐다. 검찰 관계자는 "손 의원은 목포시 도시재생 관련 정보를 알고 주변 사람들에게 부동산을 살 것을 권유하는 정도였지만, 해당 보좌관은 주변인에게 해당 사업 자료 자체를 설명하고 전파했다"며 "이 때문에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가 보좌관에게만 적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직무상 비밀을 누설했을 때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 
 
또 손 의원에게 목포 지역 부동산을 소개한 청소년 쉼터 운영자 B(62)씨는 목포시의 도시재생 사업계획 보안 자료를 절취하고, 그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매입한 사실 등이 확인돼 절도 등의 혐의가 적용돼 불구속 기소됐다.
 
손혜원 의원 "수사 억지스럽다. 재판에서 진실 밝힐 것" 
 
이에 대해 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소 억지스러운 검찰 수사 결과 발표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판을 통해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재판을 통해서 목포에 차명으로 소유한 제 부동산이 밝혀질 경우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며 “지치지 않고 끝까지 당당하게 가겠다. 고맙다”고 전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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