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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까지 검사' 윤석열, 수사권 조정은 일단 로 키

중앙일보 2019.06.17 15:25
윤석열 서울지검장이 17일 오전 검찰총장 지명 이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을 나서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석열 서울지검장이 17일 오전 검찰총장 지명 이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을 나서고 있다. 임현동 기자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8ㆍ사법연수원 23기)의 어깨 위에 놓인 과제는 검찰 개혁이다.

 
현재 검찰 내부에는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다.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온다. 윤 후보자는 이런 내부 조직원들을 최대한 다독이면서 검찰 개혁을 이끌어가야 하는 위치에 있다.

 
뼛속까지 '검찰 사람'…"경찰 수사 꼼꼼히 본다" 
그가 지금까지 검ㆍ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이날 지명 직후에도 검ㆍ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등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차차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검사들 사이에선 ‘검찰주의자’ 윤 후보자가 수사권 조정에 대해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표적 특수통인 윤 후보자는 검찰의 직접 수사에 대한 신념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검사는 “경찰에서 사건이 넘어오면 굉장히 꼼꼼하게 리뷰하는 스타일”이라며 “최근 정보 경찰의 정치 개입 문제에 대해 수사하면서 경찰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졌다는 얘기도 있다”고 말했다.

 
문무일(왼쪽) 검찰총장과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뉴시스]

문무일(왼쪽) 검찰총장과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뉴시스]

 
수사권 조정 방향에 대해선 문무일 현 검찰총장과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문 총장은 국회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걸 전제로 한 법안이다” “형사사법 체계의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공개 석상에서 반발했다. 양복 재킷을 벗어 흔들며 검찰을 정치적으로 흔들려는 세력을 우회 비판하기도 했다.
 
"문무일과 공감…수사권 조정 통과되자 언짢아해"
윤 후보자는 주변 검사들에게 이를 언급하면서 문 총장에 동조하는 의견을 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사는 “문 총장과 사적으로 가까워서 수사권 조정에 대한 생각을 서로 나누기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고, 다른 검사는 “들려오는 얘기로는 최근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에 올라타자 화를 낼 정도로 언짢아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줄곧 문제로 지적돼온 검찰의 특수수사를 줄이는 데 윤 후보자가 검찰 개혁의 방점을 두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 부장검사는 “최근 부장검사들이 참석한 확대간부회의에서 지검장님이 수사의 우선순위를 강조했다”며 “첫째가 공소유지라는 검사 본연의 임무고 둘째가 경찰 수사 지휘, 셋째가 경찰이 보낸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 마지막이 직접수사라는 얘기였다”고 전했다. 이 부장검사는  “특수통이라고 꼭 검찰의 인지 수사에 매달릴 거라는 건 선입견이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 후보자와 친분이 있는 한 변호사는 “지명되자마자 수사권 조정에 반기를 들며 청와대와 날을 세우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전에 어느 정도 청와대와 검찰 개혁에 대한 교감이 이루어졌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윤 후보자의 검찰 개혁 및 공수처 설치에 대해 여야 의원들의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갑룡 경찰청장도 이날 윤 후보자에게 축하를 전하며 “사법개혁에 대해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박사라ㆍ정진호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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