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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둔화 우려, 리디노미네이션 괴담에 “달러 사자”…5월 외화예금 24억 달러↑

중앙일보 2019.06.17 12:00
시중은행 외환 창구에 쌓여있는 미국 달러화. [중앙포토]

시중은행 외환 창구에 쌓여있는 미국 달러화. [중앙포토]

 커지는 경기 둔화 우려 속에 불안한 투자자들이 달러화로 몰려들고 있다.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이 한 달 새 24억1000만 달러 늘어났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며 기업이 달러화를 팔지 않은 데다 경기 불안 등으로 달러를 사려는 개인의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19년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5월말 거주자외화예금은 656억1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24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이다.  
 
 통화별로 따져 가장 많이 늘어난 건 달러화 예금이다. 지난달 21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엔화 예금은 일반기업의 결제자금 지급 등으로 9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유로화 예금과 위안화 예금은 전달보다 각각 1억4000만 달러와 2억9000만 달러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원화 약세 흐름 속에 달러화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돼 일반 기업이 달러를 팔지 않은 데다 개인이 달러화를 사들이며 달러화 예금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달러 강세는 이어지고 있다. 원화가치는 지난달 달러당 1190.9원을 기록하며 4월(달러당 1168.2원)보다 하락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0.4%)를 기록하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괴담’ 등으로 인해 개인들이 달러를 사들인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기업의 외화예금은 17억7000만 달러 늘어났다. 개인이 보유한 외화예금 잔액은 138억8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6억4000만 달러 증가했다.  
 
 시중은행이 달러화예금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선 것도 외화예금 잔액 증가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 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 등으로 고객들 수요가 늘어나며 시중은행이 달러 예금 특판에 나선 영향”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달러예금으로 자금은 더 움직일 전망이다. 불안한 투자자들을 겨냥한 은행들의 유치전도 여전히 치열하다. 
 
 SC제일은행은 28일까지 수시입출금 외화예금인 ‘초이스외화보통예금’에 가입하면 3개월간 연 2.2%의 특별금리를 준다. KEB하나은행의 수시입출금 달러예금인 ‘수퍼플러스’의 경우 신규 가입자가 하루만 돈을 맡겨도 연 1.8%의 금리를 제공한다.
 
 자산가를 중심으로 달러 투자를 위한 적절한 타이밍을 노리고 있다. 박승안 우리은행 TC프리미엄 강남센터장은 “자산가들은 달러 투자로 이미 차익실현을 했지만 달러당 1150원선에서 다시 사려고 한다”며 “대부분 실수요보다 안전자산으로 달러를 보유하고 싶어하는 방어 심리가 크다”고 말했다.
 
 하현옥ㆍ염지현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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