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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아들 성 바꿔 적고, 의붓아들 죽은 날 “아이들 솜사탕 좋아해” 댓글

중앙일보 2019.06.17 05:00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 [연합뉴스]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 [연합뉴스]

전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7)이 전남편과 낳은 아이의 성(姓)을 현 남편의 아이인 것처럼 속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유정이 현 남편 A씨(38)와의 원활한 가정생활을 위해 전 남편을 부정했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놀이방에 성바꿔 현 남편 아이처럼 기재
의붓아들 숨진 날 “애들이 솜사탕 좋아해”

고씨는 전남편 강모(37)씨를 살해하기 1주일 전인 지난달 18일 전남편과 낳은 아이와 함께 제주도의 한 실내 놀이방을 찾았다. 놀이방의 경우 아이의 이름과 부모 연락처, 입실 시간 등을 기록해야 한다. 고씨는 놀이방 기록지에 아이의 성을 강씨가 아닌 2017년 11월 재혼한 현 남편 A씨 성으로 바꿔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씨가 전 남편과 낳은 아이는 현 남편 호적에 등재되지 않아 강씨 성을 갖고 있었다. 법적으로 재혼한 남편 호적에 아들을 등록하려면 전남편의 동의가 필요하다. 경찰은 고유정이 자신의 친아들을 현 남편의 아들로 보이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2일 0시5분 고유정이 사는 충북 청주 아파트의 입주민 온라인커뮤니티에 고유정이 평소 쓰는 아이디로 쓴 댓글(빨간선)이 기록됐다. [사진 독자제공]

지난 3월 2일 0시5분 고유정이 사는 충북 청주 아파트의 입주민 온라인커뮤니티에 고유정이 평소 쓰는 아이디로 쓴 댓글(빨간선)이 기록됐다. [사진 독자제공]

고씨는 또 의붓아들(4)이 숨진 지난 3월 2일 자신이 사는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에 입주 1주년 기념행사를 제안하는 댓글을 단 것으로 확인됐다. 고씨의 의붓아들은 글이 올라간 10시간 뒤인 같은 달 2일 오전 10시쯤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해당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1주년을 맞아 문화행사와 흡연·층간 소음 관련 표어를 공모한다”는 공지글이 올랐다. 고유정은 2일 오전 0시 5분 여기에 평소 자신이 사용하는 아이디로 댓글을 달았다. 
 
“아파트에 영·유아, 초·중·고 자녀를 두신 분들이 많아 두루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각종 놀이, 체육, 실현 가능한 프로그램 참고하여)과 풍선아트, 페이스 페인팅, 특히 솜사탕 등을 이벤트식으로 넣어서 입주자분들이 참여하는 즐거운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합니다”라며 “바자도 꼭 열렸으면 한다”고 제안한 것이다. 특히 솜사탕 이벤트에 대해 “솜사탕을 직접 만들어 주는 곳 보기 힘들더라고요. 애들이 너무 좋아해서”라고 언급했다.

 
이 온라인커뮤니티는 입주자만 회원에 가입할 수 있다. 고유정이 사용해 온 아이디에는 거주한 동과 호수가 적혀있다. 해당 글을 접한 한 주민은 “고씨 아이디의 댓글이 달린 날짜를 보니 뉴스에 나오는 의붓아들이 죽은 날과 같아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고씨가 댓글을 단 날짜와 의붓아들이 숨진 날이 일치하면서 사고 전후 고씨의 행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씨의 현 남편 A씨는 “고유정이 아들을 죽인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고소장을 지난 13일 제주지검에 제출했다. A씨는 “아들이 제주에서 청주 집으로 오기 전부터 고씨가 감기를 이유로 따로 자겠다고 수차례 이야기를 했던 점이 의심스러웠다”며 “당시 아이가 감기약을 먹을 정도로 감기 증세가 심한 것도 아니었는데 감기약을 먹인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제주도 친가에 살던 아들을 지난 2월 28일 청주 집으로 데려왔다. 하지만 아이는 이틀 뒤인 3월 2일 숨졌다. 소방당국이 출동했을 때 A씨의 아들은 코 주변에서 약간의 혈흔이 보였고 이미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고씨는 경찰에서 “전 남편 주장이 다 맞는 건 아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또 “전남편이 양육비를 매달 보내지 않았고, 아이 문제로 계속 문자를 보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주장한다”고 한다. 이와 달리 전 남편 유족들은 고씨의 주장이 “모두 거짓말”이라며 반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주·제주=최종권·이병준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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