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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본인 납북자 가족에 “반드시 승리할 것” 편지

중앙일보 2019.06.17 00:03 종합 10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일본인 납북자 아리모토 게이코의 부친인 아리모토 아키히로에게 보낸 친필 편지. [사진=NH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일본인 납북자 아리모토 게이코의 부친인 아리모토 아키히로에게 보낸 친필 편지. [사진=NHK]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가족에게 자필 편지를 보냈다고 산케이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는 15일 납북자 아리모토 게이코(有本惠子·실종 당시 23세)의 부친인 아리모토 아키히로(明弘·90)에게 전달됐다. 아리모토 게이코는 영국 유학 중이던 1983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북한 요원들에게 납치됐으며 13명의 일본인 납북자 중 한 명이다. 북한은 그가 88년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본 측은 그의 생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편지(영어)에서 “아키히로, 당신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만나서 반가웠다”라고 적었다. 아키히로가 속한 납치피해자 가족회는 2017년 11월과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과 두 차례 면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편지를 두고, 전문가들은 “북·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뜻”이라고 분석한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다뤄 달라고 요청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 국가 중 유일하게 북한과 정상회담을 하지 못한 일본이 북·일 정상회담 성사뿐만 아니라 납북자 문제가 회담 의제에 오를 수 있도록 미국을 통한 대북 압박에 나선 것이란 얘기다. 최근 아베 총리가 “아무런 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한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북한에 전달한 내용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납치피해자 가족회와 만나 “납치 문제는 항상 내 머릿속에 있다. 되도록 북·미 정상회담에서 제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타니 히데시(三谷秀史) 전 일본 내각조사실 정보관(국가정보원장 격)은 지난달 중앙일보와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두 차례)에서 일본인 납치자 문제 해결 메시지를 세 차례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김 위원장이 일본과의 정상회담에 임한다면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내 북·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북한은 생존 일본인 납북자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일본은 추가 납북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숙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외전략연구실장은 “아베 총리는 납치자 문제 해결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며 “양측 주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북한 내 일본인 생사가 확인된다면 쉽게 풀릴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일본인 납치자 문제 진전은 아베 총리의 정치적 성과로 이어져 다음 달 참의원 선거(21일)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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